오세훈·조규성 둘 다 안 뽑은 점도 '황의조 고립' 자초
[올림픽] 황의조만으로는 역부족…끝까지 아쉬움 남긴 '손흥민 카드'
특별취재단 = 황의조(보르도) 혼자서 올림픽 무대에서 최전방을 모두 책임지는 건 힘든 일이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31일 일본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8강전에서 멕시코에 3-6으로 대패해 빈손으로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김학범 감독의 수제자이자 현재 한국 축구 최고의 스트라이커인 와일드카드 황의조는 후반 46분 뒤늦게 만회골을 넣을 때까지 전방에 고립됐다.

황의조는 앞서 조별리그 마지막 온두라스전에서만 3골을 넣었다.

이 중 1골만 필드골이었고 나머지는 페널티킥으로 올렸다.

[올림픽] 황의조만으로는 역부족…끝까지 아쉬움 남긴 '손흥민 카드'
그래도 해트트릭을 한 그가 토너먼트에서는 골 감각을 회복할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이 나왔지만, 승부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1득점을 올렸을 뿐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골 폭풍을 일으키며 금메달 획득에 앞장서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시안게임 때는 그의 옆에 손흥민(토트넘)이 있었다.

손흥민이 수비를 끌고 다니면 빈 곳을 황의조가 공략해 득점했다.

두 선수는 A대표팀에서도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김학범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이들 '황금손' 듀오를 가동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황의조는 일찌감치 소속팀과 협의를 마쳐 도쿄행이 가능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최종명단 발표가 있기 전날에야 토트넘으로부터 허락을 받아냈다고 김 감독에게 알렸다.

[올림픽] 황의조만으로는 역부족…끝까지 아쉬움 남긴 '손흥민 카드'
이미 '손흥민 없는 방향'으로 최종명단 구상을 마쳐가던 김 감독은 결국 '부상 우려'를 이유로 들며 손흥민을 뽑지 않았다.

아시안게임보다 수준이 높은 올림픽 무대에서 손흥민 없이 최전방에 선 황의조는 고립됐다.

소속팀에서 한 시즌을 꼬박 소화하고 합류해 체력이 100%가 아니었던 점은 황의조의 발을 느리게 했다.

하지만 황의조 말고는 최전방을 책임질 확실한 자원이 없어 김 감독은 공격 전술에 큰 변화를 주지 못했다.

결과론일 수도 있지만, 올림픽 본선행 '일등공신'이었던 24세 이하 스트라이커 오세훈(울산)과 조규성(상무)을 둘 다 내친 김 감독의 선택이 매우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