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문화를 잇는 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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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을 쥔 자가 살아 있는 인간이므로 총구는 늘 흔들렸다"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 이토 히로부미는 자신이 생의 종착역에 도착한 것을 몰랐고, 안중근은 이토의 얼굴을 몰랐다. 그날 아침, 안중근은 움직이는 표적을 따라 걸으며 삶과 죽음, 성공과 실패의 불확실성 사이에서 조준선을 정렬하고 또 정렬했을 것이다. 집...
2022.08.1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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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독일에 희망 준 신호등 남자 '암펠만'
여행하다 보면 ‘비로소 이 도시에 왔구나’ 하고 느끼게 하는 것들이 있다. 독일 베를린에선 신호등 캐릭터인 ‘암펠만’이 그렇다. 암펠만은 신호등을 뜻하는 독일어 ‘암펠(Ampel)’과 사람을 의미하는 &l...
2022.08.1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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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가 되는 고통 - 김소연
왜 하필 벌레는여기를 갉아 먹었을까요나뭇잎 하나를 주워 들고 네가질문을 만든다나뭇잎 구멍에 눈을 대고나는 하늘을 바라본다나뭇잎 한 장에서 격투의 내력이 읽힌다벌레에겐 그게 긍지였겠지거긴 나뭇잎의 궁지였으니까서로의 흉터에서 사는 우리처럼그래서 우리는 아침마다화분에 물을 ...
2022.08.0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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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91m·세로 9m 이르는 거대그림, 디지털로 만든다
어떤 명작은 너무 커서 그 매력을 느끼기 쉽지 않다.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가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그린 ‘천지창조’(가로 40m, 세로 13m), 전남 구례 화엄사에 있는 조선시대 불화 ‘화엄사영산회괘불탱’(가로 8m,...
2022.08.0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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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시선이 향한 곳은?…東獨 사진가 아르노 피셔
투피스와 코트를 매끈하게 차려입은 두 여성이 진지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인물들의 표정, 그들 사이로 보이는 비행기, 바닥에 놓인 가방 그리고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 등이 설명하기 어려운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이 장면은 동독의 사진가 아르노 피셔가 1968년...
2022.08.0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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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을 찾는 사람은 아마추어이고, 우리는 그냥 일어나서 일을 하러 간다"
‘한 남자가 늙고 병들어 죽는 이야기’라고 해도 무방할 <에브리맨>의 주인공은 끝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는 느낌에 시달릴 무렵 노인을 위한 그림교실을 연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데 좋은 영감이 떠올랐느니 하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제자들에게 어떤 화가가...
2022.08.0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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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된 60세 건축가…르코르뷔지에의 롱샹 성당
근대 건축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랑스 건축가 르코르뷔지에(1887~1965). 그는 “집은 살기 위한 기계”라고 말했다. 철저하게 기능주의와 합리주의를 외쳤다. 젊은 시절의 르코르뷔지에는 네모반듯한 콘크리트 덩어리를 필로티로 살짝 띄운 건물, 여러 ...
2022.08.0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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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150주년 스크랴빈…피아노 소나타 3번
러시아 작곡가 알렉산드르 스크랴빈(1872~1915)은 젊은 시절 ‘러시아의 쇼팽’이라고 불릴 만큼 쇼팽 스타일의 낭만적인 피아노 소품을 많이 썼다. 피아노 소나타는 평생에 걸쳐 작곡했다. 뛰어난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던 그는 스무 살이던 1892년에...
2022.08.0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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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댈 수 없는 마음 - 여세실(1997~)
천장은 모두 스테인드글라스로 되어있다조각나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창문마다 색색의 빛이 투과되고 있다아름다움은 공포심과 마찬가지로 주도면밀하다는 걸신부가 잔을 들어올린다 축성을 한다믿음에 틈을 비집고문예지 ‘현대시학’(2022년 1·2월호...
2022.08.0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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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7개의 작은 정사각형…격자의 집합에 담은 세계
지난 25일 해외 유력 미술 전문지들은 일제히 인터넷판 머리기사로 “뉴욕 미술계의 거인이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그는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제니퍼 바틀릿(1941~2022).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1970~1980년대 미...
2022.07.3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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