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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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장 위에 내놓는 스페셜티 커피의 원조...연남동 '커피 리브레'
레트로나 빈티지 같은 수식어로 설명할 수 없는 곳이었다. 본래 이불 가게였던 공간에 한약 장과 주어온 자개 상을 둔 것이 전부였고, 그 이름의 유래가 되었던 영화 ‘나쵸 리브레’의 대사를 따라 “커피에 대한 열정과 거지 같은 재능”으로 만든 일종의 커피 공방이자 카페였...
2023.09.2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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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커피는 싸구려?…그 편견에 도전장 던진 '라까프 팝업스토어'
뉴요커에게 교외에 있는 할인 체인 ‘타깃’은 2000년 초까지 별 매력이 없었다. 1분1초를 쪼개 바쁘게 사는 메트로폴리탄에게 고속도로를 달려 이 지루한 장소에 쇼핑하러 갈 이유는 크게 없었다. 2002년 11월. 타깃은 맨해튼 첼시 부두의 바지선에 92개 할인 품목을...
2023.08.2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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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커피는 싸구려? '라까프 팝업'이 보여준 새로운 미래
뉴요커들에게 교외의 할인 체인 ‘타깃(Target)’은 좀처럼 구미가 당기는 장소가 아니었다. 전략적인 측면에서 타깃에게 맨해튼의 비싼 임대료는 감당할 만한 것이 아니기도 했다. 하지만 2002년 11월 타깃은 맨해튼에 크리스마스 마켓을 열겠다는 과감한 선택을 했고, ...
2023.08.2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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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 하나에 웃음, 벽돌 하나에 추억…제주도 간 물개커피, 백록회관 살리다
‘백록회관’은 성산일출봉을 마주 본 대로변에 지평선을 따라 낮고 넓게 지어졌다. 붉은 벽돌과 바다를 닮은 푸르른 기와를 얹은 지붕은 이 건물이 지어진 1992년도에는 흔하게 볼 수 있던 주택을 닮았다. 1970년대부터 서울을 비롯한 여느 도시의 골목에는 이처럼 붉은 벽...
2023.07.2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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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 들어갔는데 가정집 거실과 같은 느낌이라면
현대의 상업 공간에서 쾌적한 온도와 습도는 일종의 서비스와 다름없다. 그러니 무더운 날에는 이따금 유난히도 푹신하고 가지런하게 정돈된 침대 위, 어느 먼 휴양 도시의 호텔 객실에서 보내는 휴가를 꿈꾼다. 하지만 객실에서의 편안함은 집에서의 아늑함과는 조금 다르다. 그곳...
2023.07.2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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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간 물개커피 '프릳츠'…파란 기와 백록회관을 다시 짓다
‘백록 회관’은 성산일출봉을 마주 본 대로변에 지평선을 따라 낮고 넓게 지어졌다. 붉은 벽돌과 바다를 닮은 푸르른 기와를 얹은 지붕은 이 건물이 지어진 1992년도에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주택들을 닮았다. 1970년대부터 서울을 비롯한 여느 도시의 골목에는 이처럼 붉은...
2023.07.0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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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을지로 지하 지켰다…시골 할머니 집처럼 푸근한 카페
쿠릉쿠릉 쿠르릉 요란한 소리를 내며 전동차가 지날 때마다 커피잔이 잔 받침에 부딪혀 달그르르 소리를 낸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요란하게 흔들리니 이따금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규칙적으로 테이블과 잔을 흔드는 이 소리가 공간을 채우는 가장 큰 물리적 요소...
2023.06.1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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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달리는 소리가 BGM…30년 을지로 지하 지킨 '시티커피'
쿠릉쿠릉 쿠르릉, 요란한 소리를 내며 전동차가 지날 때마다 커피잔이 잔 받침에 부딪혀 달그르르 소리를 낸다. 바닥부터 천정까지 요란하게 흔들리니 이따금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규칙적으로 테이블과 잔을 흔드는 소리가 이 공간을 채우는 가장 큰 물리적 요...
2023.06.0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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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도 없는 아담한 카페…남매 사장님이 축 처진 어깨를 토닥토닥
누구나 그곳이 청무우 밭인 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달빛에 반짝이는 것은 무밭이 아니라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였다. 어깨를 부딪치며 서로의 갈 곳만 바라보는 고단한 출근길에, 친절하지 않은 수많은 이들과 마주하며 해결해야 하는 숙제 같은 업무에 날개는 금방 물결에 절어...
2023.05.2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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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젖은 직장인에 '청무우 밭' 같은, 공릉동 비스킷플로어
누구나 그곳이 청무우 밭인 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달빛에 반짝이는 것은 무밭이 아닌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였다. 어깨를 부딪치며 서로의 갈 곳 만을 바라보는 고단한 출근길에, 친절하지 않은 수많은 이들과 마주하며 해결해야 하는 숙제 같은 업무에 날개는 금방 물결에 절...
2023.05.1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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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책방·바다香 품은 커피…속초에서 발견한 일상 속 위안
꽃봉오리도 간지러울 만큼 햇살이 따뜻하니 옷차림은 가벼워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십 개의 터널을 지나 바닷가에 이르자 그곳은 아직 겨울의 끝자락이었다. 김영건 동아서점 대표의 에세이 <우리는 책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가 떠올랐다. ‘속초에는 3월에 ...
2023.04.2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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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없이 쏟아지는 햇살…나무사이로 흐르는 '사계의 커피향'
빔 벤더스가 현대무용가 피나 바우슈를 추모하며 제작한 영화 ‘피나’는 ‘사계 행진(Seasonal March)’으로 시작한다. 각양각색의 옷을 입은 무용수들은 얕은 언덕을 오르면서 반복적인 동작을 취하는데, 잔디가 돋아나는 봄...
2023.03.0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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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대는 문틈에서 흘러나오던 음악과 커피향…꽤나 근사한 곳이었지"
매끄러운 스마트폰 위에 엄지손가락을 올려 빠르게 휘젓는다. 누구도 강요하거나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눈과 귀를 사로잡는 짧은 영상을 넘기는 일에 모두가 익숙해졌다. 지하철을 한가득 채운 사람들은 나만을 위해 선택한 음악으로 귀를 막고 고개를 숙인 채 목적지로 향한다. 기술...
2023.02.0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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