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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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카츠 '붓꽃', 단순·산뜻한 거장의 꽃 그림
분홍색 배경에 노란 꽃이 피어 있다. 대충 그린 듯한 화려한 색상의 꽃 그림이지만 결코 촌스럽지 않다. 오히려 현대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 점이 놀랍다.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화가 알렉스 카츠(94)의 ‘Iris(붓꽃)’다.카츠는 과감한 색상과 ...
2021.12.1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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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호퍼 '바닷가의 방'…바닷가 방에 담은 고독
활짝 열린 방문 너머 또 다른 방이 있어야 할 자리에 검푸른 대양이 넘실댄다. 바깥의 햇빛이 그대로 내리쬐는 방은 부자연스럽게 밝아 조명이 켜진 텅 빈 무대처럼 어색하고 외로운 느낌을 준다. 황량한 방과 벽 뒤 거실 풍경에서는 인간의 흔적을 찾을 수 없고, 바다에서도 ...
2021.12.0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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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눈 내린 파리근교 풍경…알프레드 시슬레 '루브시엔느의 눈'
영국 출신의 인상파 화가 알프레드 시슬레(1839~1899)는 겨울 풍경을 즐겨 그렸다. 풍경화 작업에 천착하던 그에게 눈이 품고 있는 다채로운 흰 빛과 겨울 햇빛 특유의 고독한 분위기는 더없이 매력적인 소재였다.시슬레가 1870년 그린 ‘루브시엔느의 눈&r...
2021.11.2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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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 담아 그려낸 다섯 살 공주…벨라스케스 '흰옷의 어린 공주 마르가리타 테레사'
바로크 거장 디에고 벨라스케스(1599~1660)는 24세 때 스페인 왕실의 궁정화가로 발탁돼 세상을 떠날 때까지 펠리페 4세와 가족들을 그렸다. 펠리페 4세는 오직 벨라스케스에게만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게 할 정도로 그를 신뢰했고, 화가 역시 자신의 재능을 알아본 왕에...
2021.11.1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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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와 낙엽에 담아낸 인생…존 에버렛 밀레이 '가을 낙엽'
스산한 가을 저녁,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하늘을 배경으로 네 명의 소녀가 마당에서 끌어모은 낙엽을 태우고 있다. 청순하고 아름다운 소녀들의 모습과 무덤을 연상시키는 낙엽 더미가 타들어가는 장면이 인상적인 대비를 이룬다.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화가 존 에버렛 밀레이...
2021.11.1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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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파리, 낭만이 흐른다
비 오는 프랑스 파리 8구역을 파리지앵들이 거닐고 있다. 물에 젖어 반들거리는 거리의 포석(鋪石)에서는 축축한 공기가, 긴 코트 안에 조끼를 받쳐 입은 남성과 모피 안감이 들어간 코트를 입은 여성의 차림새에서는 쌀쌀한 기온이 느껴진다. 한줄기 비가 내리는 표현조차 없지...
2021.11.0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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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색채들의 차분한 조화…유영국 '설산'
산을 덮은 흰 눈 사이로 겨울 나무의 비취색이 은은한 빛을 발한다. 시리도록 푸른 겨울 하늘과 설산의 흰빛, 다양한 명도의 초록색, 남색과 노란색 등 여러 색채가 차분한 조화를 이룬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유영국 화백(1916~2002)이 1973년에 그린 &ls...
2021.11.0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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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하면서도 포근한 계절…'겨울의 다보스. 눈 속의 다보스'
겨울은 이중적이다. 날카로운 바람과 잿빛 하늘은 황량함을, 수북이 쌓인 눈은 포근함을 느끼게 한다. 독일 표현주의 화가 에른스트 루트비히 키르히너(1880~1938)의 ‘겨울의 다보스. 눈 속의 다보스’(1923)는 이런 겨울의 이중성을 잘 표현한...
2021.10.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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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뽐내는 찬란한 빛…모네 '아르장퇴유의 가을 인상'
햇살이 부서지는 가을날, 붉고 노랗게 물든 나뭇잎들이 볕을 받아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다. 푸른 강물에는 나무를 비롯해 하늘과 구름, 마을과 성당의 모습 등 주변 풍경이 어렴풋이 비쳐 보인다. 깊어가는 가을 풍광도, 그 색감을 그대로 품은 수면도 곧 사라질 아름다움이라 ...
2021.10.1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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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히 드러낸 가을의 풍요…반 고흐 '프로방스의 추수'
황금빛으로 물든 밀밭에서 가을걷이에 분주한 농부 위로 따가운 가을볕이 내리쬔다. 하늘은 더없이 청명하고, 맑고 서늘한 공기를 통해 보는 만물은 평소보다 더 선명한 빛을 발하는 듯하다. 건초 더미와 밀밭, 야트막한 산들과 푸른 하늘의 강렬한 색채 대비가 가을의 풍요로움을...
2021.10.0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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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 가득 펼쳐진 보리밭…이숙자 '푸른 보리벌-냉이 꽃다지'
들판 가득 싱그러운 보리밭이 펼쳐져 있다. 바람에 흔들리며 몸을 비비는 이삭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어디선가 한 줄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듯하다. 정교하게 묘사된 보리알과 이삭 수염이 강한 생명력을 뿜어내고, 그 앞에 핀 작은 냉이꽃과 꽃다지꽃들은 소박한 아름다움을...
2021.09.1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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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물감으로 빚은 고궁의 美…안석준 '근정전'
펜과 수채화 물감으로 묘사한 경복궁 근정전의 풍경 뒤로 수묵으로 그린 북악산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다. 근정전의 기왓장과 박석(바닥돌)의 배치, 한복을 차려입고 함께 걷는 남녀 등 작은 부분까지 세밀하게 그려져 있지만 답답한 느낌 없이 산뜻하다. 수채화 물감의 맑은 빛...
2021.08.3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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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쳐나올 듯한 말들의 생동감…김기창 '군마도'
한국 근현대미술의 거장 운보 김기창(1913~2001)이 1955년 그린 가로 4.08m, 세로 2.05m의 대작 ‘군마도’는 작가의 최고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화면에는 원을 그리듯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리는 말 여섯 마리의 동세가 역동적으로 ...
2021.08.2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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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과 金이 그린 독도…이철규 '독도무진도'
수묵으로 그린 독도가 바다에 떠 있다. 절제된 표현으로 그린 소박한 바위섬에서 짙은 한국적 미감이 느껴진다. 반면 수면에 비친 독도의 모습은 순금박으로 표현돼 있다. 화려함과 부를 상징하는 소재인 금이 수묵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상반된 두 소재가 만나 절묘한...
2021.08.1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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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특유의 情이 그대로…서세옥 '춤추는 두 사람'
두 사람이 어깨동무를 하고 춤을 추는 모습이 몇 개의 검은 선으로 화폭에 그려져 있다. 극히 단순화된 모양인데도 농묵과 갈필을 넘나드는 강렬한 표현에서 인간의 생명력과 움직임, 한국 특유의 정(情)이 그대로 느껴진다. 지난해 타계한 수묵추상의 거장 산정(山丁) 서세옥 ...
2021.08.0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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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 '작품'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였던 유영국 화백(1916~2002)은 한평생 산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옮겼다. 왜 산을 줄기차게 그리느냐는 물음에 유 화백은 이렇게 답했다. “산에는 뭐든지 있다. 봉우리의 삼각형, 능선의 곡선, 원근의 단면, 다채로운 색…...
2021.08.0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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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통에 그려낸 고향 풍경…장욱진 '나룻배'
황소, 가방을 멘 소년, 닭을 안고 있는 여인, 자전거와 함께 있는 소년, 뱃사공…. 장터에 다녀오는 사람들과 짐을 가득 실은 나룻배가 강나루에 정박해 있다. 기다란 배를 타고 있는 이들이 일렬로 서서 정면을 보고 있는 모습이 일견 어색할 수 있지만, 화사...
2021.07.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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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일상 그린 '조선의 고갱'…이인성 '풍경'
이인성(1912~1950)은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이다.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전무후무한 9회 연속 수상(1929~1937년)을 기록한 그를 당시 사람들은 ‘조선(한국)의 고갱’이라고 불렀다. 풍부한 색채와 육감적인 구성에서 드러나는...
2021.07.1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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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생활 속에서 나온다"…도상봉 '포도, 항아리가 있는 정물'
독립운동가이자 서양화 1세대 작가인 도천(陶泉) 도상봉 화백(1902~1977)은 강직한 성품의 소유자였다. 1919년 서울 보성중학교 3학년 때 3·1운동에 가담했다 체포돼 6개월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화가가 된 뒤 새로운 화풍을 시도하기보다는 고전적...
2021.07.1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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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사랑한 소년의 얼굴…게인즈버러 '파란 옷을 입은 소년'
‘파란 옷을 입은 소년(Blue Boy)’은 18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인 토머스 게인즈버러(1727~1788)의 대표작이다. 친구의 아들을 가벼운 필치로 그려낸 이 그림은 소년의 활달한 성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자세와 표정, 섬...
2021.07.0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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