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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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 이야기에 공감합니다
자연, 예술 중 어느 쪽이 더 큰 위로를 줄까이름난 한 명리 전문가는 결국 인간이 위로를 받을 대상은 자연뿐이라고 말했다. 틈나는 대로 대공원 숲길을 거쳐 퇴근하고, 나름 이른 나이(?)부터 각종 자락길과 둘레길에서 나 홀로 산책을 다닌 사람...
2024.07.1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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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코끼리가 나오는 소설? 심지어 판타지 로맨스?
과천 동물원 둘레길은 내가 사랑하는 길이다. ‘동물원’ ‘둘레’ ‘길’ 단어 하나하나를 따로 떼어놓아도 사랑스럽다. 울창한 숲길은 도심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으로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히&n...
2024.07.1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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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비 내리는 시골에서 책을 읽으면 온갖 음악 들려옵니다
내게는 장마철이 독서의 계절이다. 비 내리는 저녁, 시골 마을이라 더 그렇겠지만 빗소리 외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밤벌레도 길고양이도 감쪽같이 사라진다. 그런 적막감 속에서 책을 읽으니 글이 잘 들어온다. 주로 읽는 책은 고전문학으로, 오래전에 한 번...
2024.07.1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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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여왕의 귀환… "당신이 얘기를 들어줬다면 죽지 않았겠지"
여름휴가를 떠나는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을 발견했다. 정해연의 <용의자들>. 제목처럼 한 여고생의 살인 사건을 둘러싼 용의자들의 이야기다. 누가 범인일까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점점 더 충격적인 사건들이 읽는 이를 기다리고 있다.나는 분명 무엇도 급할 것 ...
2024.07.0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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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고독과 식민주의의 슬픔-한국을 일으킨 토지개혁에 대하여
<백년의 고독>은 역사적 의미가 강한 소설이다. 식민지 종주국들의 지배와 억압으로 점철된 콜롬비아의 비극적인 역사를 역설적으로 ‘좋은 날’이란 뜻인 ‘부엔디아’ 가문의 6대에 걸친 이야기로 묘사하고 있다. 오랫동안 스페인의 지...
2024.07.0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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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범한 여자가 꿈에서 깨어나는 이야기 혹은 아직도 꿈을 못 버린 이야기
박완서(朴婉緖, 1931~2011) 선생은 40세 때인 1970년에 문단에 나왔으니 인생 80년 중 딱 절반을 작가로서 살았다. ‘완서’라는 이름과는 달리 ‘순한 실마리’보다는 ‘얽히고설킨’ 매듭을 푸느라...
2024.07.0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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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있을 때 장미 봉오리를 거두라!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밤이었고, 함박눈이 쏟아졌다. 얼마나 큰 그리움이기에 함박눈은 저리도 쉬지 않고 내리는가? 나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풍랑이 이는 먼 바다와 먼 곳을 스치는 삭풍의 가느다란 기척뿐, 나를 둘러싼 사위는 어둠의 절벽이다. 내가 우주를 상상하는 존재라는 게 믿을 수가 없...
2024.07.0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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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는 월선이 비단옷 입는 것도 싫었다, 기생집 온 것 아니다며
▶▶▶(토지, 첫번째 이야기) 봉순네는 짐승 같은 직감으로 귀녀의 임신 사실을 알아채지모든 소설이 그렇듯 사랑 얘기가 빠질 수 없다. 주인공 서희의 사랑 못지않게 절절한 것이 용이와 월선의 사랑이다. 용이라는 인물은 존엄성을 허물지 않는 대장부이지만 신분차이로...
2024.06.1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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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이 악귀에 씌였어, 어쩌지
회사에 다니면서 정말 싫은 사람을 안 만나본 사람이 있을까? 그 사람이 바로 내 상사라면? 사실 이런 사연은 흔하디흔하다. 10여 년 전 막내이던 시절에 나를 괴롭히는 사람 때문에 통근 버스 안에서 울던 날들이 있었다. 당시 회사에는 점심을 혼자 먹는 사람이 드물었는데...
2024.06.1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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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부디 먼 곳으로 떠나라!
여름은 수국, 능소화, 장미꽃, 배롱나무꽃, 달리아, 꽃양귀비, 낮달맞이꽃, 땅비싸리, 우단동자꽃 같은 꽃들을 데리고 온다. 수국은 희고, 능소화와 배롱나무꽃은 붉다. 꽃들의 방향은 종일 데워진 공기 속에 녹아든다. 누군가 초여름 저녁 공기를 들이켜며 커다란 개를 끌고...
2024.06.0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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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과에 대한 반응은 두 가지… 깔깔 웃거나, 한없이 심각
김사과를 꼬박 따라 읽은 지 어느덧 10년이 넘어가지만 나는 김사과를 생각하면 여전히 심각해진다. 간혹 좋은 소설이나 시, 영화를 만나면 난 이 작품의 모든 문장을 이해할 수 있다, 고 곧장 말하게 된다 (물론 진심이지만). 그러나 내게 김사과는 모든 문장을 이해에 앞...
2024.06.0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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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를 보았다…"직장 상사가 지금 악귀에 씌었어, 어쩌지"
회사 다니면서 정말 싫은 사람을 안 만나본 사람이 있을까? 그 사람이 바로 내 상사라면? 사실 이런 사연은 흔하디흔하다. 10여 년 전 막내이던 시절에 나를 괴롭히는 사람 때문에 통근 버스 안에서 울던 날들이 있었다. 당시 회사에는 점심을 혼자 먹는 사람이 드물었는데 ...
2024.06.0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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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 외친 어느 서정시인의 시선집
김지하(金芝河) 시인이 2022년 5월 8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시인의 본명은 김영일(金英一), 주로 지하에서 활동한다는 뜻을 담아 필명을 ‘지하’로 지었다고 한다. 필명에 걸맞게 시인은 1970년대 독재정권에 맹렬하게 저항한 지식인이었다....
2024.05.2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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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몸이 무거워 울고 싶을 때” 읽고 싶은 詩
“시가 민들레처럼 나타나 모든 이를 형제자매로 만들어주지.” 언젠가 당신이 한 말씀이 떠올라 회사 화단에 핀 민들레를 매일 들여다보았다. 노란 잎이 투명해지며 하늘로 날아가던 날 “그래, 민들레 홀씨처럼 가벼워져야겠다. 기도조차...
2024.05.2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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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일하고 밥을 먹는 존재다
무명의 문학청년으로 무위도식하던 젊은 날 내 꿈은 평생 일하지 않고 사는 것이었다. 책을 쌓아놓고 종일 빈둥거리는 것, 평생 완벽하게 노동의 면제를 받는 삶, 그게 내 버킷리스트였다. 이따위 철없고 한심한 망상에 빠져 시립도서관을 드나들며 책을 뒤적이다가 결혼을 하고 ...
2024.05.2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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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가정집 평면도 같은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소름이…
내년 1월이면 이사를 간다. 새로운 집이 될 평면도를 내려다보며 우리는 지칠 줄도 모르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큰 방과 작은 방이 있는데, 작은 방은 무슨 용도로 쓰면 좋을까? 서재? 옷방? 큰 방에는 침대를 둬야 할까, 두지 말아야 할까? 침대 대신 바닥에 이불을 ...
2024.05.2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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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엔 '시대착오' 여성들이 살았다
지난해 국립현대무용단의 공연 ‘여자야 여자야’를 보다가 문득 혼자 울었다. 무대 위 스크린에 나혜석, 김명순, 지하련, 강경애, 주세죽 등의 이름이 하나씩 떠오르며 마치 초혼처럼 공연자가 이들을 호명하던 순간이었다. 일제강점기 신식 교육을 받고 양...
2024.05.1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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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국의 청년들 모였던 카카듀, 시대를 움직이는 시대착오자들
지난해 국립현대무용단의 공연 〈여자야 여자야〉를 보다가 문득 혼자 울었다. 무대 위 스크린에 ‘나혜석’, ‘김명순’, ‘지하련’, ‘강경애’, ‘주세죽’ 등의 이...
2024.05.0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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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순네는 짐승 같은 직감으로 귀녀의 임신 사실을 알아채지
“남의 종이 되기도 싫지만 남의 주인도 되고 싶지 않다”던 박경리 선생님은 꼭 한번 만나뵙고 대화해보고 싶은 분이었다. 긴 소설이 끝나갈 때면 몹시 서운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아껴 읽게 되고, 1권부터 다시 곱씹어 본다. 결국 21권째 ...
2024.05.0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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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치밀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고 먼 곳을 바라봤다
2015년의 어느 날을 기억한다. 군대에서 휴가를 나왔었고, 막 출간된 한 문학상의 수상작품집을 사든 채 버스에 앉아 읽고 있었다. 서울역을 지나던 중이었을까, 어두운 하늘 아래로 높은 건물들이 노란빛을 뿜어내며 고적하고 호젓한 야경을 완성하고 있었다.그 풍경을 기억하...
2024.04.2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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