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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 칼럼

    • ‘일상의 단면’ 꿰뚫는 시인의 산문…“좋던 것도 잃고, 싫던 것도 잊는다”

      나에게는 시인들이 산문을 특별히 잘 쓴다, 라는 어떤 선입관이 있다. 학부 시절 현대 시 수업을 들을 때 “시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신 교수님이 계셨는데, 시집들을 편집하면서 생의 어떤 순간을 포착하고 상대적으로 짧은 단어...

      2024.09.09 14:25

      ‘일상의 단면’ 꿰뚫는 시인의 산문…“좋던 것도 잃고, 싫던 것도 잊는다”
    • 가을의 기척을 먼저 알아차리는 기쁨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새벽에 깨자마자 ‘가을이다!’라는 낮은 외침이 입에서 터져 나온다. 온몸으로 체감되는 가을의 기운이 역력하다. 불과 며칠 전 속옷이 땀에 젖은 채 깨어나 망연히 앉아 있던 새벽과는 이마에 닿는 공기가 완연하게 달라진 거다. 여름이 갑자기 끝나버려 ...

      2024.09.03 17:21

      가을의 기척을 먼저 알아차리는 기쁨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 유럽이 발명한 시계…중국은 왜 500년 늦었나 [고두현의 문화살롱]

      700여 년 전인 1309년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 세계 최초의 기계식 시계가 이곳 산테우스토르조 교회에 설치됐다. 사람들은 처음 보는 거대한 기계 앞에서 탄성을 연발했다. 그전까지는 해시계와 물시계밖에 없었으니 그럴 만했다. 이웃 도시에서 온 구경꾼들도 입을 다물지 ...

      2024.08.27 17:23

      유럽이 발명한 시계…중국은 왜 500년 늦었나 [고두현의 문화살롱]
    • 풍족함에 다다랐음에도 우리는 왜 노동을 그치지 않는가 [탐나는 책]

      고전적인 정전 위주의 접근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한 시대에 발표된 모든 소설을 통계적으로 분석해 도살장으로서의 문학장을 환기한 ‘멀리서 읽기distant reading’로 널리 알려진 프랑코 모레티를 나는 교양소설에 대한 진지한 분석인 <세상의 이치...

      2024.08.26 14:23

      풍족함에 다다랐음에도 우리는 왜 노동을 그치지 않는가 [탐나는 책]
    • 시는 내게 어떻게 왔던가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새 시집 나오고 몇 달이 지나자 시집 출간의 기쁨과 설렘이 가라앉는다. ‘꿈속에서 우는 사람’이란 제목은 애초부터 정해진 게 아니었다. 처음 제목은 ‘두부’였다. 누군가 나보다 먼저 제목에 쓴 사람이 있어 그 제목을 철회하고 ...

      2024.08.20 17:15

      시는 내게 어떻게 왔던가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제자리에 앉게 되는 날을 기다리며

      여러 계층에서 제자리에 앉지 못하고 서성거리는 사람들을 위하여참으로 혼란스러운 시절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극과 극이 대립하는 혼돈의 시절이다. 빈부의 격차를 넘어 지식과 정보의 격차도 심각한 지경으로 치닫고 있는 예측 불가의 시절이다. 이런 때에 이미 오래전 시대를...

      2024.08.19 09:27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제자리에 앉게 되는 날을 기다리며
    • 염상섭은 '나혜석의 연애와 결혼'으로 동아일보에 소설을 썼다

      ▶[나혜석 편 ①] 나혜석의 자화상, 한국 최초 여성화가의 초상에 담긴 근대의 흔적들나혜석은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는 재주가 있었다고 해요. 소학교 다닐 때부터 무엇을 보면 그리고 싶어 했고, 반에서 제일 도화를 잘한다는 선생님의 칭찬을 받기도 했던 것이 화가가 된 동기...

      2024.08.13 11:09

      염상섭은 '나혜석의 연애와 결혼'으로 동아일보에 소설을 썼다
    • 죽는 날까지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소망한 덴마크 왕자, 햄릿

      이곳에 기고한 칼럼 중 세 편이 체홉의 작품이었다. 그의 희곡은 지금도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공연되고 있을 텐데 여기 체홉보다도 더 많이 공연되는 희곡이 있다. 짐작하다시피 바로 셰익스피어이다. 세계 문학 사상 가장 위대한 극작가이자 영국 문화의 자존심인 셰익스피어의 작...

      2024.08.10 21:45

      죽는 날까지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소망한 덴마크 왕자, 햄릿
    • 징소리가 들린다, 잃어버린 고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처럼

      수몰된 고향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갈등과 비애를 처절하게 그린 연작소설집작가 문순태(文淳太, 1941~ ) 선생은 전라남도 담양 출신으로 1973년 <현대문학> 신인상 모집에 단편 '백제의 미소'가 당선되어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농촌의 ...

      2024.07.21 16:03

      징소리가 들린다, 잃어버린 고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처럼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 이야기에 공감합니다

      자연, 예술 중 어느 쪽이 더 큰 위로를 줄까이름난 한 명리 전문가는 결국 인간이 위로를 받을 대상은 자연뿐이라고 말했다. 틈나는 대로 대공원 숲길을 거쳐 퇴근하고, 나름 이른 나이(?)부터 각종 자락길과 둘레길에서 나 홀로 산책을 다닌 사람...

      2024.07.19 10:02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 이야기에 공감합니다
    • 말하는 코끼리가 나오는 소설? 심지어 판타지 로맨스?

      과천 동물원 둘레길은 내가 사랑하는 길이다. ‘동물원’ ‘둘레’ ‘길’ 단어 하나하나를 따로 떼어놓아도 사랑스럽다. 울창한 숲길은 도심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으로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히&n...

      2024.07.18 14:48

      말하는 코끼리가 나오는 소설? 심지어 판타지 로맨스?
    • 장마철 비 내리는 시골에서 책을 읽으면 온갖 음악 들려옵니다

      내게는 장마철이 독서의 계절이다. 비 내리는 저녁, 시골 마을이라 더 그렇겠지만 빗소리 외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밤벌레도 길고양이도 감쪽같이 사라진다. 그런 적막감 속에서 책을 읽으니 글이 잘 들어온다. 주로 읽는 책은 고전문학으로, 오래전에 한 번...

      2024.07.17 10:44

      장마철 비 내리는 시골에서 책을 읽으면 온갖 음악 들려옵니다
    • 스릴러 여왕의 귀환… "당신이 얘기를 들어줬다면 죽지 않았겠지"

      여름휴가를 떠나는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을 발견했다. 정해연의 <용의자들>. 제목처럼 한 여고생의 살인 사건을 둘러싼 용의자들의 이야기다. 누가 범인일까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점점 더 충격적인 사건들이 읽는 이를 기다리고 있다.나는 분명 무엇도 급할 것 ...

      2024.07.08 11:04

      스릴러 여왕의 귀환… "당신이 얘기를 들어줬다면 죽지 않았겠지"
    • 백년의 고독과 식민주의의 슬픔-한국을 일으킨 토지개혁에 대하여

      <백년의 고독>은 역사적 의미가 강한 소설이다. 식민지 종주국들의 지배와 억압으로 점철된 콜롬비아의 비극적인 역사를 역설적으로 ‘좋은 날’이란 뜻인 ‘부엔디아’ 가문의 6대에 걸친 이야기로 묘사하고 있다. 오랫동안 스페인의 지...

      2024.07.07 17:48

      백년의 고독과 식민주의의 슬픔-한국을 일으킨 토지개혁에 대하여
    • 한 평범한 여자가 꿈에서 깨어나는 이야기 혹은 아직도 꿈을 못 버린 이야기

      박완서(朴婉緖, 1931~2011) 선생은 40세 때인 1970년에 문단에 나왔으니 인생 80년 중 딱 절반을 작가로서 살았다. ‘완서’라는 이름과는 달리 ‘순한 실마리’보다는 ‘얽히고설킨’ 매듭을 푸느라...

      2024.07.04 09:44

      한 평범한 여자가 꿈에서 깨어나는 이야기 혹은 아직도 꿈을 못 버린 이야기
    • 시간이 있을 때 장미 봉오리를 거두라!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밤이었고, 함박눈이 쏟아졌다. 얼마나 큰 그리움이기에 함박눈은 저리도 쉬지 않고 내리는가? 나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풍랑이 이는 먼 바다와 먼 곳을 스치는 삭풍의 가느다란 기척뿐, 나를 둘러싼 사위는 어둠의 절벽이다. 내가 우주를 상상하는 존재라는 게 믿을 수가 없...

      2024.07.02 17:13

      시간이 있을 때 장미 봉오리를 거두라!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 용이는 월선이 비단옷 입는 것도 싫었다, 기생집 온 것 아니다며

      ▶▶▶(토지, 첫번째 이야기) 봉순네는 짐승 같은 직감으로 귀녀의 임신 사실을 알아채지모든 소설이 그렇듯 사랑 얘기가 빠질 수 없다. 주인공 서희의 사랑 못지않게 절절한 것이 용이와 월선의 사랑이다. 용이라는 인물은 존엄성을 허물지 않는 대장부이지만 신분차이로...

      2024.06.18 17:08

      용이는 월선이 비단옷 입는 것도 싫었다, 기생집 온 것 아니다며
    • 팀장님이 악귀에 씌였어, 어쩌지

      회사에 다니면서 정말 싫은 사람을 안 만나본 사람이 있을까? 그 사람이 바로 내 상사라면? 사실 이런 사연은 흔하디흔하다. 10여 년 전 막내이던 시절에 나를 괴롭히는 사람 때문에 통근 버스 안에서 울던 날들이 있었다. 당시 회사에는 점심을 혼자 먹는 사람이 드물었는데...

      2024.06.14 18:58

       팀장님이 악귀에 씌였어, 어쩌지
    • 여름엔 부디 먼 곳으로 떠나라!

      여름은 수국, 능소화, 장미꽃, 배롱나무꽃, 달리아, 꽃양귀비, 낮달맞이꽃, 땅비싸리, 우단동자꽃 같은 꽃들을 데리고 온다. 수국은 희고, 능소화와 배롱나무꽃은 붉다. 꽃들의 방향은 종일 데워진 공기 속에 녹아든다. 누군가 초여름 저녁 공기를 들이켜며 커다란 개를 끌고...

      2024.06.04 18:01

       여름엔 부디 먼 곳으로 떠나라!
    • 김사과에 대한 반응은 두 가지… 깔깔 웃거나, 한없이 심각

      김사과를 꼬박 따라 읽은 지 어느덧 10년이 넘어가지만 나는 김사과를 생각하면 여전히 심각해진다. 간혹 좋은 소설이나 시, 영화를 만나면 난 이 작품의 모든 문장을 이해할 수 있다, 고 곧장 말하게 된다 (물론 진심이지만). 그러나 내게 김사과는 모든 문장을 이해에 앞...

      2024.06.04 10:48

      김사과에 대한 반응은 두 가지… 깔깔 웃거나, 한없이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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