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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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년들이 다시 루쉰을 읽기 시작한 이유
젊은 남자가 대낮부터 술집을 찾아옵니다. 최고급 맞춤정장을 입었죠. 너덜너덜하게 낡아버리긴 했지만요. 키가 훤칠하고 얼굴이 창백한 이 남자는 명문대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았어요. 하지만 변변한 직업이 없죠. 할 줄 아는 거라곤 글을 읽는 것 뿐. 외상으로 낮술을 마시고 ...
2023.04.2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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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장여자로 급제하고 동성혼…조선시대 소설에 담긴 욕망
오는 8일은 ‘국제 여성의날’이다.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 데서 유래했다. 빵과 장미는 각각 생존권과 참정권을 의미했다.매년 이맘때면 서점에선 여...
2023.03.0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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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 너는 내가 반드시"…헌책에 남겨진 붉은 글씨
깨져서 더 귀한 취급을 받는 도자기가 있습니다. 이름하여 ‘긴쓰기’. 일본어로 ‘황금으로 이어 붙인다’는 뜻입...
2023.03.0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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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논 살인범조차 놓지 못한…'중2병' 소년의 이야기
'사춘기(思春期)'.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봄을 생각하는 시기'라는 뜻이죠. 식물이 언 땅을 깨고 새 싹을 틔우려고 진통을 ...
2023.02.2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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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 기르며 봄 기다리던 이태준 "사랑은 잔인하기도 한 것"
지난 4일은 절기상 봄을 알리는 입춘(立春)이었다. 사람마다 겨울을 나고 봄을 기다리는 방식은 다르다.근대 소설가 이태준은 겨울마다 수선화 뿌리를 사다 방안에 두고 기르며 봄을 기다렸다. 어느 밤 문갑 위 수선화를 바라보던 그는 꽃에게는 고향(땅)을 떠나 외딴 방에서 ...
2023.02.0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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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회장도 놀란 '책의 보고'…"내가 못한 일을 자네가 해줬군"
어느 날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나고 대한민국 모든 행정기관이 마비됩니다. 이럴 때 당신은 하필 소설가입니다. 세상에 이름을 알리지도 못했죠. 서울 용산의 지하 벙커에서 유엔 심사관에게 사정을 해봅니다. 다른 나라로 피난 갈 수 있게 해달라고. 심사관은 말합니다. &l...
2023.02.0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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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굴'에 들어가자 모험이 시작됐다
계묘년, 토끼의 해를 맞아 토끼를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경우가 늘어나더니 마침내 토끼굴까지 등장했다.“한동안 잊었던 인플레이션, 경험한 적 없는 장기 저성장 등 토끼굴에 빠져 기존 방식과 전략이 통하지 않는 이상한 나라로 끌려들어 가는 형국이다.&rdqu...
2023.01.2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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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의 유래를 아시나요?
민족 대명절 설이다. 설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說)이 있다. 그중 하나는 일연이 쓴 <삼국유사>에서 설의 기원을 찾는다.신라 21대 비처왕(소지왕) 때의 일이다. 왕은 어느 날 까마귀를 따라갔다가 편지 하나를 손에 넣는다. 편지 겉에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l...
2023.01.2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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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이 물었다 "사랑은 비극인가요"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말을 들으면 흔히 뮤지컬부터 떠올린다. 영국의 천재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노래를 짓고 오는 3월 배우 조승우가 국내 무대에 오른다는 바로 그 뮤지컬 말이다. 그런데 이 작품의 원작이 가스통 르루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
2023.01.1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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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입니까
2023년을 맞은 지 벌써 1주일이 됐다. 이 정도면 작년 말 세운 ‘새해 결심’의 초반 성적표를 매기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매일 아침 출근 전 헬스장 가기, 퇴근 후 독서…. 잉크도 마르지 않은 ‘2023년 올해의 목표&r...
2023.01.0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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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각자 자신의 소설을 쓴다
“혹시 신춘문예 당선자에게 통보 갔나요? 피가 마르네요….”12월이 되면 문화부에는 이런 전화가 몇 통씩 걸려 온다. 신춘문예는 주요 일간지가 수십 년간 이어온 신인 작가 발굴 제도다.찬 바람이 불 때쯤 공고를 내고, 한 달 정도의 심...
2022.12.3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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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를 믿지 않는 당신에게
산타클로스는 없다. 아이들 선물값은 엄마 아빠가 치러야 한다. 하필 올해 크리스마스는 원래 쉬는 일요일. 춥기만 한 겨울날이다.‘크리스마스의 기적’을 말하는 동화에 시큰둥해져 버린 어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레프 톨스...
2022.12.2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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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초월한 문제작…"이 책이 '원조 야설'로 보이시나요?"
사람 마음 참 이상하죠. 왜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질까요?예술가들도 마찬가지예요. 금기는 예술의 훌륭한 재료입니다. 신의 엄포에도 기어이 에덴동산의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과...
2022.12.1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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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무엇을 위해 청새치와 싸웠나
“살아온 모든 삶을 몽땅 쏟아 낚싯줄을 당긴다!”이 강렬한 문장은 LG아트센터 서울 개관 페스티벌에서 9~10일 소리꾼 이자람이 선보인 판소리극 ‘노인과 바다’의 한 대목이다.이자람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를...
2022.12.0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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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광' 마릴린 먼로가 닳도록 읽은 시집
“철학에 미친 독서광.”아이돌 그룹 ‘(여자)아이들’의 신곡 ‘Nxde(누드)’는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를 이렇게 묘사한다. ‘금발 미녀의 전형’ ‘백치미의 상징’...
2022.11.1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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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에게 영혼도 팔겠다는 이들에게
독일이 발칵 뒤집혔다. 지난달 바이에른주(州)정부가 고등학교 독일어 교과과정을 개편하면서 필독서 항목을 없앴기 때문이다.필독서라고 해봐야 달랑 한 권.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였다. 결국 <파우스트>를 억지로 읽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였다.주정부는 &ld...
2022.09.2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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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 잃은 영국은 셰익스피어 읊었다
“천사들의 노래 들으며 안식처로 가소서(Flights of angels sing thee to thy rest).”영국의 새 국왕인 찰스 3세는 지난 3일 버킹엄궁에서 진행한 첫 TV 대국민 연설을 이 문장으로 마쳤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 엘리자베...
2022.09.1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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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작은 아씨들' 중 누구인가요
“<작은 아씨들>은 소녀들에겐 영혼의 책이다. 소녀들은 누구나 자신이 네 자매 중 누구인지 생각하며 성장한다. 이 자매들을 현대 한국으로 데리고 와 보고 싶었다.”3일부터 tvN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작은 아씨들’(사진) 극본...
2022.09.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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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恨의 판소리' 수묵화처럼 그린 소설
‘한(恨)’은 영어로 뭐라 번역할까. 외신이나 해외 연구서는 ‘Han’이라고 적는다. 분노, 슬픔, 후회, 애정… 여러 감정이 뒤섞인, 응어리진 마음을 표현할 다른 단어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한국인의 한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작품이 이청준의 소설 다. 20...
2022.08.2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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