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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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달달한 첫 로맨스 '키다리 아저씨'
고아원에 있는 제일 큰 언니 제루샤 애벗에게 어느 날 엄청난 사건이 벌어진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후원자가 그녀의 글을 읽고는 재능을 발견했다며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대주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단, 조건이 있다. 한 달에 한 번 편지를 써야 하고, 후원자가 누구인...
2019.11.2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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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들과 아들들
습관처럼 채널을 돌리는데 비슷한 그림이 연속해 나온다. 리모컨이 고장났나 싶어 자세히 들여다보니 화려한 이미지의 팩션 사극(역사적인 사실과 허구를 섞은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편성 제안서가 여러 채널에 돌아다녀서인지 서로 대응하느라 가끔 유사 장르가 동시에 방영되는데,...
2019.11.2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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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올 풍성한 우리의 무대를 위해
다양한 공연 무대예술이 그렇듯, 오페라 역시 한 작품을 올리기 위해 많은 예산과 시간 그리고 무대를 함께 만드는 사람들의 호흡과 땀방울이 필요하다. 공연을 무대에 올리기 1년 전부터 연출가, 지휘자, 주·조역 성악가들과 오케스트라를 섭외한다. 시각적 표현을...
2019.11.0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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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삶 살았던 혁신가 잡스처럼…
8년 전 10월, 미친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고 믿었던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나자 전 세계 모든 젊은이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그의 이름을 내건 책이 앞다퉈 출간됐고, 할리우드에서는 그를 주인공으로 한 전기 영화가 2년의 간격을 두고 두 편이 제작되기까지 했다. ...
2019.10.3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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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인생 결정하는 파란 구슬, 빨간 구슬
TV 프로 ‘전설의 고향’ 등에서 급박한 순간, 구슬을 던지면 펑! 하면서 문제가 해결되는 거 많이 보셨지요? 그런 신묘한 구슬 비슷한 얘기 한 번 하겠습니다. 화가는 아침에 눈을 뜨면 하루 동안 쓸 일상생활용 파란 구슬 5개와 예술용 빨간 구슬 ...
2019.10.2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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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사랑에 대한 질문 '이토록 보통의'
어린 시절, 공상과학 만화 속 세상인 2020년은 온갖 새로운 것들로 가득한 미래였다. 비록 캡슐 하나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통닭에서 피자까지 수만 가지 요리를 만드는 미래 식량이 나오진 않았지만 4차 산업혁명은 그야말로 상전벽해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인공지능(AI)...
2019.10.1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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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道)를 아십니까?
병원 예약에 늦어 경보 선수처럼 걷는데 누군가 “인상이 좋다”며 말을 건다. 개그 프로그램의 단골 메뉴인 ‘도를 아십니까’ 실사판이다. 요즘도 있나 싶어 돌아보니 눈빛이 형형한 중년 여성이 “조상님 은덕으로 자손이 ...
2019.10.0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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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표와 쉼표
악기를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음악가들이 항상 접해야 하는 것이 악보다. 악보엔 정말 많은 정보와 지시문이 오선지 위로 빼곡하게 기보돼 있다. 음의 높낮이와 길이를 표시하는 각각의 음표가 다양한 모양으로 배열돼 있는가 하면, 음의 리듬과 템포를 지시하는 여러 숫자가 ...
2019.09.1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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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극장가는 '민심의 거울'
‘추석엔 코미디 영화’란 공식이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2000년대 초반 ‘가문의 영광’ 시리즈가 매년 추석 시즌에 개봉해 관객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그때, 추석엔 코미디 영화가 아니면 명함을 내밀기 쉽지 않았다. 5편까지 제작...
2019.08.2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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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좋았지만 지금은 더 좋다
시인묵객(詩人墨客)이라고 한 번쯤은 들어보셨지요? 아, 화인가객(畵人歌客)이라고 해야 하나요? 바로 접니다. 나이는 음… 사실 수백 살이 넘습니다만 넘어갈게요. 그때 조선시대엔 배부르진 않았어도 하고 싶은 거 아쉽지 않게 다 하며 살았습니다. 경치 좋은 곳...
2019.08.2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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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기업 참여한 브로드웨이 무비컬 '물랑 루즈!'
요즘 세계 공연가를 뜨겁게 달구는 것은 단연 ‘무비컬’이다. ‘영화가 원작인 뮤지컬’이란 뜻이다. 아무리 특수효과로 치장했더라도 영화는 엄연히 영상물이다. 태생적으로 2차원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무대는 다르다. 시간과 공간...
2019.07.2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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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하는 법
꽤 오래전 이야기다. 미국 유학시절, 학교 내 오페라 극장의 무대감독을 맡은 적이 있다. 모든 극장은 공연을 위해 무대감독을 두는데 그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다른 장르의 무대감독도 그렇지만, 오페라 무대감독은 더 많은 능력을 필요로 한다. 이를테면 오페라 악보를 볼...
2019.07.1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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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영화로 또 한번 변주한 디즈니 '라이온 킹'
1994년 극장용 2차원(2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디즈니의 ‘라이온 킹’은 처음엔 ‘과연 되겠나’ 싶은, 눈총받던 작품이었다. ‘라이온 킹’ 이전까지 디즈니는 우화나 동화 같은 원전이 있는 이야기를 애...
2019.07.1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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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속 시골살이 예찬
매일 아침 집을 나서며 북한산을 바라본다. 보현봉부터 문수봉, 승가봉, 비봉, 향로봉을 거쳐 족두리봉에 이르는 남쪽 연봉이 고스란히 보이는 북한산을 아침마다 볼 수 있는 건 여간한 안복(眼福)이 아니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에 빠져 언젠가 서...
2019.07.0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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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풍 트렌드로 재미 더한 무비컬 '웨딩 싱어'
로맨틱 코미디 하면 떠오르는 흥행 콘텐츠가 있다.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 같은 것들이다. 남녀 주인공의 사랑 얘기를 알콩달콩 이어가며...
2019.06.2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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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삶처럼, 흐르는 시냇물처럼
요즘도 그렇게 교육을 받는지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음악시간에 배운 것 중 가장 또렷하게 기억나는 것은 ‘음악의 아버지’는 바흐, ‘음악의 어머니’는 헨델이라는 것이다. 헨델은 남자인데 왜 어머니여야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두...
2019.06.2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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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간 곁에서 웃고 울게 한 '토이 스토리'
2010년 ‘토이 스토리 3’의 엔딩을 보면서 “아, 한 시대를 풍미한 이야기가 이렇게 끝이 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더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없다고, 낮은 지수의 상상력을 발휘해버린 것이다. 그러나 기쁘게도 필자의 예상은 빗...
2019.06.1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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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과 멀어져 가는 미술 전시회
매주 수요일 저녁이면 서울 인사동은 특별히 북적인다. 거의 모든 화랑에서 저마다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작품들로 1주일간의 전시회를 시작한다. 개막행사를 하고 뒤풀이를 해 주변 식당들이 동시에 시끌벅적해지는 것이다. 가히 ‘전시회의 홍수’ 속에 살고...
2019.06.0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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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막 올린 '웃는 남자'
앞을 못 보는 가냘픈 여인 데아가 그윈플렌의 품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자 공연장은 삽시간에 정적에 빠져들었다. 이내 곳곳에서 흐느낌과 울음이 터져 나왔다. 일본어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웃는 남자’의 객석 광경이다. 지난해 처음 우리나라에서 제작돼...
2019.05.3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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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과 기대
1749년, 노년의 작곡가 게오르그 프리드리히 헨델은 ‘테오도라’라는 오라토리오(성서적인 내용을 기본으로 하는 줄거리는 있지만, 연기는 하지 않는 성악곡)를 작곡한다. 그는 요한 세바스찬 바흐, 도메니코 스카를라티와 함께 바로크 시대 최고 작곡가로...
2019.05.1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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