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권의 호모글로벌리스
-
국제관계의 우연과 필연
프랑스 사상가 파스칼은 수상록 <팡세>에서 이렇게 말했다.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세계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그의 생각은 이렇다. 그녀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안토니우스가 사랑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안토니우스&mi...
2019.08.26 17:34
-
'우리'와 '나'
한국처럼 ‘우리’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 사회도 드물다. 우리나라, 우리 가족, 우리 아빠, 우리 친구, 우리 회사…. 언젠가 미국에 사는 한 동포 아주머니가 ‘우리 남편(our husband)’이라고 했다가 &...
2019.07.22 17:29
-
동물에게도 법적 권리가 있을까?
동물권에 관한 역사적 판결이 2014년에 내려졌다. 아르헨티나 항소법원이 오랑우탄 산드라에게 신체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판결한 것이다. 법원은 산드라가 불법적으로 자유를 박탈당한 ‘비인간 인격체(non-human person)’로서 기본적 ...
2019.07.08 17:43
-
글로벌 시대의 사과Ⅱ
사람은 실수하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대처방식이다.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면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사과는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자신의 체면과 위신이 깎인다고 생각한다. 둘째, 사과는 책임을 수반한다. 마지막으로 지위와 권력을 잃을지 모른다는 ...
2019.06.17 17:25
-
글로벌 시대의 사과 I
필자가 회의차 일본 도쿄를 방문했을 때 일이다. 시내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우리 일행을 응대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던 웨이터가 그만 접시를 깨뜨리고 말았다. 그때였다. 식당 안의 모든 종업원이 90도에 가까운 배꼽인사를 하며 한목소리로 외쳤다. “...
2019.06.03 17:09
-
세계의 공항
1983년 프랑스 니스공항. 할아버지와 함께 여행 중이던 일곱 살 소년 마크 헤인스는 제임스 본드로 활약하던 영화배우 로저 무어를 만났다. 헤인스 할아버지의 사인 요청을 받은 무어는 비행기 표 뒷면에 사인을 해줬는데 사인한 이름은 제임스 본드가 아니라 로저 무어였다. ...
2019.05.20 17:41
-
입헌군주제의 미래
군주제가 화제다. 2013년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의 평화적 왕위 계승, 2014년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의 펠리페 6세에 대한 양위에 이어 지난 1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와 4일 와치랄롱꼰(라마 10세) 태국 국왕의 대관식에 세계인의 관심이 쏠렸다. 군...
2019.05.06 16:41
-
해외 여행과 팁 문화
당신이 미국 뉴욕 맨해튼의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연인과 함께 저녁식사를 한다고 하자. 200달러의 계산서가 나왔다면 팁은 얼마를 줘야 할까. 10달러? 20달러? 40달러? 자린고비라는 말을 듣지 않으면서도 지나치게 많은 팁을 주지 않으려면? 이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2019.04.15 18:12
-
말 좀 하고 삽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금융회사 찰스슈와브의 최고경영자(CEO)인 월트 베팅거. 그는 대학 시절 우등생이었다. 졸업시험 전까지 학점 평균이 A+였다. A+ 만점으로 졸업하겠다고 다짐한 그는 ‘경영 전략’ 과목의 졸업시험도 충실하게 준비했다....
2019.03.25 18:20
-
생애 마지막 말
사람들은 죽음을 목전에 두고 무슨 말을 남길까? 누구든지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면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치열했던 삶을 되돌아보고 회한, 아쉬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 남겨두고 떠나야만 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 등…. 루트비히 판 베토벤이 죽기 전...
2019.03.11 17:37
-
정상회담의 明과 暗
1959년 7월 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무역박람회. 미국 전시관 내 주방에서 리처드 닉슨 부통령과 니키타 흐루쇼프 서기장이 체제 논쟁을 벌였다. 흐루쇼프는 미국 의회에서 갓 통과된 ‘공산주의의 포로가 된 국가 결의(Captive Nations Reso...
2019.02.25 18:45
-
北마케도니아 國名 분쟁과 외교
‘마케도니아의 왕’ 알렉산더. 그리스·페르시아·인도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한 불세출의 영웅 또는 희대의 대량 학살자,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 문화를 융합해 헬레니즘 문화를 탄생시킨 주인공. 그가 건설한 알렉산드리아(&lsq...
2019.02.11 18:41
-
'호모 헌드레드 시대'의 청춘
베르나르 퐁트넬은 프랑스 계몽주의 사상가이자 작가다. 그는 17세기와 18세기에 걸쳐 100세까지 사는 장수를 누렸다. 어느 날 같은 연배의 친구가 푸념했다. “아무래도 죽음이 우리를 잊은 것 같아.” 퐁트넬이 즉시 대꾸했다. “쉿! 쉿...
2019.01.21 17:21
-
이미지가 국가경쟁력이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두 번째 부인 폼페이아가 간통을 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카이사르는 조사해 보지도 않고 그녀와 이혼했다. 이혼 사유를 묻자 그가 대답했다. “카이사르의 아내는 추호도 의심을 받아서는 안 된다.” 로마를 호령했던 그도 자신의 이미지...
2019.01.07 18:16
-
대화의 거리
필자가 해양 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했던 때의 일이다. 휴식시간에 영국 대표와 토론을 하게 됐다. 그런데 필자가 그에게 다가설 때마다 그는 뒤로 물러나는 것이었다. 반드시 약간의 거리를 유지하려는 것 같았다. 정확한 이유를 알게 된 것은 다른 영국인 친구의 설명을 듣고 나...
2018.11.26 17:10
-
미스터 그리고 미스, 미시즈, 미즈
필자가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했을 때다. 한 중년 여성의 이름표에 ‘Dora Cameron’이라고 적혀 있었다. 순간 필자는 당황했다. 이분을 ‘미스’로 불러야 하나, ‘미시즈’로 불러야 하나...
2018.11.12 18:37
-
아부의 처세술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 별장으로 돌아와 말했다. “오늘 126을 쳤소.” 헨리 키신저 보좌관이 알랑거렸다. “각하, 골프 실력이 날로 향상되고 있습니다.” 닉슨이 대꾸했다. “골프가 아니라 볼링을 ...
2018.10.29 19:15
-
엘 클라시코, 영원한 맞수의 대결
프로축구에서 같은 지역을 연고로 하는 라이벌끼리의 경기를 더비(derby)라고 한다. 마드리드 더비로는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가 있고, 바르셀로나 더비로 FC 바르셀로나와 에스파뇰이 있다. 지역을 넘어 스페인 전국 단위의 더비로는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가 ...
2018.10.15 18:58
-
언어의 경연장 유엔 총회
매년 9월 셋째 주 화요일 미국 뉴욕에서 개회하는 유엔 총회에서는 세계 각국의 고위 대표가 연설을 한다. 보통 100명 이상의 국가 대표가 연설하므로 가히 언어의 경연장이라고 할 만하다. 많은 대표가 연설하므로 대표당 시간은 15분으로 제한된다. 제한 시간을 넘긴다고 ...
2018.09.10 18:48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