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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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던 정상의 자리에 올라가기까지, 수 많은 과정 중 찰나의 순간을 담다
어렸을 적 같이 발레를 배우고 파트너를 하며 대학 동기로 생활했던 세은이.세계 최고 발레단 중 하나인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 에투알(Etoile)까지 승급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에투알 클래식”에서 주최한 에투알 갈라 프로그램에서 세은이를...
2024.11.0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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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마비의 시간, 말처럼 뛰는 파드슈발과 마네주
천고마비(天高馬肥).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계절, 가을이 왔다. 과거 중국에서 천고마비는 공포심과 우려를 드러내는 사자성어였다고 한다. 가을이면 말이 살찌고 수확으로 물자가 풍부해져서 흉노족이 내려와 약탈을 자행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뉘앙스는 조금 다르지만, ...
2024.10.1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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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 개막식때 시청 지붕위 발레리노가 선보인 기술, 탕 리에
화제가 됐던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에서 발레 애호가들 사이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무용수 기욤 디오프(Guillaume Diop, 2000~)가 파리 시청의 지붕 위에서 홀로 춤을 추는 장면이었다. 단순히 발레 무용수이기 때문이 아니라...
2024.09.0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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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와인에 테루아가, 발레엔 땅의 기운 받는 '아 테르'가 있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여름은 포도가 익어가는 계절. 시인 이육사(1904∼1944)가 포도알 안에 독립투사로서의 전설과 꿈을 담은 것처럼, ...
2024.08.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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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원을 그려보는 거야, 여름의 초록 공기를 가르며
계절은 온도계의 숫자보다 코끝에 닿는 공기로 먼저 느끼게 된다. 추운 겨울을 지나 봄이 올 때 따뜻한 기운이 바람에 실려 오듯이, 여름이 시작되는 지금, 새들과 벌레들의 노래가 공기를 타고 창가로 날아온다. 발레는 ‘공기’와 관련이 깊다. 공기의 ...
2024.07.0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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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와 발레 사이에 꽃이 있다, 낭만적 결말은 아니더라도
“준세이, 약속해 줄래? 나의 서른 살 생일은 피렌체 두오모에서.” “그래, 약속해.”-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중에서일본의 작가 에쿠니 가오리(江國香織)와 츠지 히토나리(辻仁成)가 함께 집필해서 1999년에 출간한 소설 ...
2024.05.3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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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은 화해와 평화를 남기고 별나라로 떠났겠지
뜬금없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은 베토벤의 어떤 교향곡도 푸치니의 어떤 오페라 아리아도 아니다. 기차를 타고 이동할 때나 운전할 때나 그리고 하루의 일정들을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꼭 들으며 흥얼거리는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이다. 나와 가까운 ...
2024.05.0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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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잔인하게 비틀거렸다, 마치 '그랑 파 디브레스'처럼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영국 시인 T.S.엘리엇 (T.S.Eliot, 1888~1965)의 대표작 ‘황무지 (The Waste Land)’의 시...
2024.04.3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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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을 만나기전, 가장 긴장되고 설레는 무대 뒤에서의 시간들
무대를 준비하는 시간, 관객을 만나기 전 가장 긴장되며 설레는 시간들짧게는 몇개월 길게는 몇 년 동안 무대를 준비하고 언제나 따라오는 부상에 몸 역시 성하지 않다.무대에 올라가는 일이 무용수들에겐 일상과 같지만 무대에서 느끼는 감정은 관객들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2024.04.2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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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와 꽃망울처럼 활짝, 소테(Sauté)
"3월은 정원에서 가장 바쁜 달, 봄 맞을 준비를 해야 하는 달이다. 그렇게 애써 공들여 해 놓았는데 살을 에이는 꽃샘추위가 와서 애를 끓인다"- 카렐 차페크 <정원가의 열두 달> 3월 중에서카렐 차페크처럼 정원을 가꾸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알고 있다. 달력으로 ...
2024.04.0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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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발레가 뭐라고, 아줌마 아저씨도 콩쿠르에 나오나
직책이 대학의 교수이다보니 무용 콩쿠르 심사 제안을 심심치 않게 받는데 특별히 일정이 겹치지만 않으면 요청을 받아들이는 편이다. 심사석에&nbs...
2024.03.2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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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 점프 '그랑 제떼'는 보통 몇번 미끄러진 다음에야 온다
오고 있던 봄이 눈길 위에 미끄러졌다. 2월 말, 서울에서는 58년 만에 폭설이 내렸고, 강릉에는 70센티미터의 눈이 쌓였다. 쌓인 눈 속에서 이제 기지개를 켜려던 새싹이 잔뜩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우리는 이 눈이 봄을 기다리는 하얀 소식인 걸 알고 있다. ...
2024.02.2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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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발레 선생님이 눈인사를 하고 나가는 나를 불러세웠다
"우린 손흥민의 시대에 살고있다","우린 손흥민 보유국이다"이와 같은 말들에 전혀 거부감 없는 소위 '국뽕'이라 불리는 감정에 취해&nbs...
2024.02.2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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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의 2월은 왈츠의 시간... '춤의 샛별들'보러 3천만원 티켓도 매진!
매년 2월이면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극장(Wiener Staatsoper)에서는 ‘유럽 사교계의 꽃’이라고도 불리는 왈츠(Waltz) 무도회, 빈 오페라 볼(Vienna Opera Ball)이 열린다.1935년부터 시작된 이 무도회는 ...
2024.01.3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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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매몰차게 거절했던 남자가 찾아왔다, 무릎을 꿇고 사랑한다고 했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결심이다”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때가 있었다. 사랑이라는 소품은, 감정이라는 연기로 완성될 수 있다고 믿으며…. 분명 이러한 생각에는 누군가의(특히 어르신)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사회적 배경이 깔려 있다.&nbs...
2024.01.2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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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의 아름다움을 완성시키는 느림의 미학, '아다지오'
전보(電報, telegraphy)가 사라졌다. 태어난 지 138년 만이다. 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도, 자녀를 낳았다는 소식도, 고시에 합격했다는 소식도, 사람들은 전보의 몇 자를 놓고 울고 웃었다.한때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했던 전보가 세월의 흐름에 속도를...
2023.12.2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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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돈키호테'의 여주인공은 오만 감정을 부채로 표현한다
아이들이 다툰다. 태양이 언제 우리 가까이 있는 지를 놓고. 한 아이는 해의 크기가 아침에 뜰 때 가장 크고 낮에는 작다는 이유로 아침에 해가 우리 가까이 있다고 주장한다. 다른 아이는 아침에는 춥고 낮에는 더우니, 낮에 해가 더 가까이 있다며 한다. ...
2023.12.1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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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게임계 메시' 페이커의 멘털훈련과 닮은 이 발레동작
얼마 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처음으로 e스포츠 대회의 거리 응원전이 열렸다. 매년 수억 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일명 ‘롤드컵’이라고도 불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을 초대형 전광판으로 중계한 것이다. 그 덕분일까.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작년에...
2023.12.0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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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의 레전드 '페이커'의 멘탈훈련, 발레의 이 동작과 똑같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처음으로 e스포츠 대회의 거리 응원전이 열렸다. 매년 수억 명의 관중들을 동원하며 일명 ‘롤드컵’이라고도 불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을 초대형 전광판으로 중계한 것이다. 그 덕분일까.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작년에 ...
2023.11.2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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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에 불 붙지 않게 자르라"...짧은 발레 스커트 탄생 비화
사람은 어느 시기에나 죽지 않을 만큼 힘든 고민거리가 있다. 그런 상황에선 그 일만 생각하면,너무나 힘든 나머지 죽어버리는게 낫겠다고 생각할 정도가 된다. 19세기 전반 유럽에서 낭만주의 발레가 유행할 때 발레리나들은 무릎까지 오는 발레 스커트를 입었다(길고 여러 겹으...
2023.11.0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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