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현의 그리스 비극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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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무릅쓴 안티고네의 선택…'이성'을 뛰어넘는 '인간다움'
인류는 오랫동안 우주 작동의 원칙, 자연의 섭리 그리고 인간 본성의 궁극적인 비밀을 탐구해왔다. 많은 문명과 문화는 이것을 ‘진리(眞理)’라고 불렀고 진리에 도달하는 방법을 크게 두 가지로 표현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진리를 밝혀내기 위한 두 가지...
2018.11.0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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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령 어기고 폴리네이케스 매장…反문명적인 권력에 도전하다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은 어떤 점에서 다른 동물들과 다르고, 사물과 다른가. 고대 히브리인은 인간을 ‘아담(adam)’으로 불렀다. ‘아담’이란 단어는 고대 히브리어로 ‘붉은 흙’이라는 의미다. 토기장이는...
2018.10.26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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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권력에 앞서는 양심…안티고네 "비열하게 죽고 싶진 않아"
개인의 숙고를 통해 자신의 고유한 생각을 표현할 수 없을 때, 그 개인들은 자신의 불안감을 ‘대중(大衆)’이라는 거대한 가면에 씌워 힘을 규합하고 팽창한다. 깊은 생각을 연습하지 않고 육신의 편안함과 자극에 탐닉하는 대중의 힘을 정확하게 파악한 독...
2018.10.1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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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원칙을 따르는 안티고네…민주주의는 각성한 개인에서 탄생
옛 소련에서 가난한 홀어머니의 아들로 태어난 평범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1945년 포병부대에 근무하며 한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스탈린에 대해 은유적인 용어를 사용해 비꼬았다. 그는 스탈린을 ‘가장(家長)’을 의미하는 러시아어 ‘코즈야...
2018.10.1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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布告로 도시문명 지키려는 크레온…저항하는 '개인' 안티고네
누구나 개인(個人)으로 불리진 않는다.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고유성을 지녀야 개인이다. 자신의 고유성이 없다면, 그 인간은 대중(大衆) 혹은 대중의 일부일 뿐이다. 미디어와 정보기술(IT)이 주도하는 문명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는 매일 같은 뉴스와 이미지를 보고...
2018.10.05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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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애·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안티고네… '국가권력·법'과 충돌
나는 누구인가? 무엇이 1인칭인 ‘나’를 2인칭인 ‘너’와 불특정 다수인 3인칭 ‘그(녀)’로부터 구분하는가? 나는 우연히 태어난 한국이란 국가의 국민이다. 국가, 도시, 가문과 같은 공동체는 자신들을 다...
2018.09.2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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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적인 인내로 감당한 운명… 희생을 통해 희망을 보여주다
누가 영웅인가. 남들과 비교해 월등한 능력을 지닌, 반은 신이며 반은 인간인 ‘반신반인(半神半人)’이 영웅인가? 아니면,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재난과 불행을 맞이해 영웅적인 극복을 보여준 사람인가? 인...
2018.09.2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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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기울여 다양한 목소리 들어… 그리스 비극축제는 민주주의 연습
문명은 도시와 문자의 조화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도시는 개인이 혈연과 지연을 넘어서는 타인들과 동거하며 타협하는 장소다. 문자는 상대방 심지어는 자신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만든 공동의 상징체계다. 그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소통의 도구로 사용...
2018.09.0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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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된 두 소녀를 구하라"… 폭력에 대항하는 용기 보여준 테세우스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무엇이 다른가. 우리는 그 다른 무엇을 ‘문화(文化)’라고 부른다. 문화란 향기 나며 유유자적하는 한 그루 나무를 가꾸는 과정이다. 누군가 오래전에 토양에 맞는 품종을 골라 씨앗을 정성스럽게 심고, 김을 매고 거름을 줬다. 그...
2018.08.3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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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부와 다름을 수용하는 관용… 민주도시 아테네를 지탱하는 '뿌리'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나의 눈길을 끌고 숨을 멎게 할 만큼 매력을 발산하는 대상의 기준은 무엇인가. 인류 모두에게 적용되는 아름다움의 기준이 존재하는가? 내가 속한 공동체가 ‘아름답다’고 정의하고, ‘그렇다’고 교육받아 온 ...
2018.08.2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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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노스 주민들, 대화를 통해 오이디푸스의 고통을 이해하다
루이스 캐럴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눈물로 가득한 연못’이란 장면이 등장한다. 앨리스는 잠시 잠이 들어 깊은 구덩이에 빠졌는데 출구를 찾지 못해 한참 운다. 앨리스는 몸 크기가 작아져, 자신이 흘린 눈물이 만든 연못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2018.08.17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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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민주주의 뿌리는 다름을 수용하는 '자비'와 '경청'하는 마음
오이디푸스는 인간이 상상할 수는 있지만 도덕적·관습적으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터부를 지닌 인간이다. 그는 운명의 소용돌이에서 자신도 모른 채 생부인 테베 왕 라이오스를 살해하고, 생모인 이오카스테와 결혼해 네 명의 자녀를 뒀다. 두 아들 에테오클레스와 ...
2018.08.1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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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륜아' 오이디푸스 받아들인 아테네… 용서와 관용을 보이다
소포클레스의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는 그가 사망한 해인 기원전 406년 완성됐다. 기원전 401년 아테네 비극 경연인 디오니시아 축제에서 초연됐다. 이 작품은 《오이디푸스 왕》 《안티고네》와 함께 소포클레스의 ‘3대 테베비극’으로 불린다.오이디푸...
2018.07.2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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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장님이 된 오이디푸스…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다
나는 자유로운가? ‘자유(自由)’는 타인의 임의적인 의지와는 상관없는, 독립적인 어떤 것이다. 자유는 타인을 통해 내 생각과 말, 행위가 영향을 받고 결정되는 ‘속박(束縛)’과 대조된다. 노예는 타인의 의지대로 행동한다. 그러...
2018.07.2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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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베 왕위를 가져다 준 '막대기'는 도덕과 천륜을 부순 '무기'였다
유인원이었던 인간이 인간이라는 정체성을 획득한 시기는 약 350만 년 전이다. 오늘날 동아프리카에 거주하던 일부 유인원이 네 발로 걷는 짐승에서 시작해 두 발로 걷는, 소위 ‘이족보행’하는 유인원으로 진화했다. ‘호모 에렉투스(homo ...
2018.07.1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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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의 원인 오이디푸스… 마침내 저주받은 운명과 마주치다
인간은 운명의 꼭두각시인가? 아니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자인가. 인간에게 운명이 있다면 그 운명은 신, 자연, 혹은 공동체와 같은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것인가? 아니면 자신이 알게 모르게 만든 습관인가. 기원전 6세기 소아시아에서 활동한 철학자 헤라클리토스는...
2018.07.0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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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의 창조적 활력과 지적인 모험… 오이디푸스는 그 상징
아테네인들은 역병(疫病)에 익숙하다. 역병은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그 존재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역병은 전염돼 죽어 가는 사람들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기 때문이다. 《오이디푸스 왕》이 초연된 기원전 429년은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전쟁인 펠레폰네소스전쟁(기원전...
2018.06.2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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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베를 덮친 역병… 원인은 도시를 '오염'시킨 살인자에 있었다
기원전 5세기 아테네는 취약(脆弱)했다. 아테네는 그 안에 다양한 인종들과 민족들이 모여 살면서 가족이나 친족 단위 중심의 공동체에서는 상상하지도 못한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그런 갈등은 인류 최초의 민주주의 공동체를 건설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 이 걸림돌은 길가에...
2018.06.2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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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본성의 인간들… 도시에서 질서와 조화를 교육받고 길러졌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 왕》은 이렇게 시작한다. “까마득한 옛 카드모스로부터 새롭게 양육된 내 자녀들이여!” 오이디푸스가 테베 궁전 중앙에 놓인 제단에 모여 있는 사제들에게 건넨 말이다. 소포클레스는 다른 위대한 작가들이 그랬듯이, 첫구절에...
2018.06.1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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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에서 문명으로 가는 길… 오이디푸스의 희생이 요구됐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은 인간의 이중적인 본성에 관한 가장 탁월한 작품이다. 기원전 429년, 아테네 시민 1만7000여 명이 아크로폴리스에 있는 ‘디오니소스 엘류쎄레우스(Dionysus Eleuthereus·디오니소스 해방자)&rsquo...
2018.06.08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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