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지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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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
설날 아침 큰댁에 차례를 지내러 갔다. 초등학교 4학년 때다.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 걸음으로 30분 걸리는 새벽길을 걸었다. 꽁꽁 얼어붙은 저수지를 지날 때다. 멈춰 선 아버지가 지팡이로 가리키며 “숨구멍이 저기 있었구나”라고 했다. 저수지 산 쪽...
2022.11.2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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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답을 바라고 한 일은 선행이 아니라 거래다
아버지 애창곡은 배호의 ‘안개 낀 장충단공원’이었다. 29세에 요절한 그가 절규하듯 불렀다. 그 노래를 아버지가 부르는 걸 몇 번 들었다. 전상을 입어 다리를 절단한 아버지는 절망 속에서 오랜 병원 생활을 견뎌내는 중에 억척스레 노래 공부를 했다....
2022.10.2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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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게 아니면 네 다리로 걸어라
학교 운동장에서 줄달음치다 철봉에 이마를 부딪쳐 뒤로 넘어졌다. 초등학교 3학년 때다. 이마에서 뜨끈한 게 얼굴을 타고 흘렀다. 바로 일어서긴 했지만, 친구들이 소리쳤다. 피범벅이 된 내 얼굴을 보고서다. 덩치 큰 친구가 나를 업고 집으로 내달렸다. 그제야 통증이 밀려...
2022.10.1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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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담보하는 집중력은 간절함에서 나온다
아버지가 콩기름 병마개를 발명했다. 기름을 따를 때 찔끔 흘러내리는 건 아까워서라기보다 손에 묻으니 짜증 나서다. 어머니가 기름을 부을 적마다 손을 몇 번씩이나 닦아내는 걸 본 아버지가 병마개를 고쳐주려고 나섰다. 알코올램프를 사다 플라스틱에 열을 가해 손으로 만져가며...
2022.10.0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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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지간, 이생진
부자지간 이생진 아버지 범선 팔아 발동선 사이요 얘 그것 싫다 부산해 싫다 아버지 배 팔아 자동차 사이요 얘 그것 싫다 육지놈 보기 싫어 그것 싫다 아버지 배 팔아 어머니 사이요 그래 뭍에 가거든 어미 하나 사자 [태헌의 한역(漢譯)] 父子之間(부자지간) 父邪今賣帆船買...
2020.06.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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