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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 있는 아침

    • 별이 빛나는 밤

      별의 소용돌이가 밤하늘을 수놓았다. 호수에도 별의 궤적이 비쳐 세상은 별빛으로 가득 차게 됐다.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같은 이 장면은 중국 윈난성 취징시 녠후(念湖)의 하늘을 긴 노출로 촬영한 사진이다. 별은 마치 생명체처럼 반짝이지만 지구의 생물들과 달리 소멸하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은 별을 보며 그 무한성에 매료된다. 또한 별은 화려한 것들이 잠든 밤...

      2020.11.25 17:22

    • 누군가를 업어준다는 것은

      한 사람이 누군가를 업고 있는 모습이 흐릿하게 보인다. 색을 칠한 뒤 손으로 문지른 그림처럼 보이지만 사진이다. 사진가 천경우의 ‘무게(The Weight)’ 연작 가운데 하나로 한 사람이 다른 인물을 업고 오랜 시간 서 있는 모습을 긴 노출로 촬...

      2020.11.18 17:27

       누군가를 업어준다는 것은
    • 지리산 가는 길

      구름이 산 밑으로 내려왔다. 두 그루 나무는 산과 구름을 배경으로 다정하게 나란히 서 있다. 물을 댄 논에 지상의 풍경이 비치니, 현실과 비현실이 아늑하게 공존하는 세상이 펼쳐졌다. 사진가 임채욱이 지리산 둘레길을 따라가다 경남 하동 평사리에서 촬영한 것으로 &lsqu...

      2020.11.11 17:34

       지리산 가는 길
    • 사람을 품어주는 나무

      할머니와 손자가 두 팔을 벌려 거대한 나무를 안아주고 있다. 나무 전체를 감싸려면 적어도 스무 명 정도가 손을 이어 잡아야 할 것 같다. 저술가이자 사진기자인 김남덕 씨가 강원 원주 반계리에서 담은 은행나무인데, 수령이 800~1000년 정도로 추정된다. 이 나무는 성...

      2020.10.28 17:18

       사람을 품어주는 나무
    • 우포 늪이 마음을 연 순간

      새벽의 우포늪이 푸르름에 휩싸였다. 안개에 싸인 수풀이 고요한 물에 비치니, 실제 세상과 수면 위 그림자가 만나 한 폭의 추상이 됐다. 기온, 습도, 바람, 구름 등 수많은 자연의 요소들이 극히 짧은 순간 이뤄낸 이 꿈결 같은 풍경은 경남 창녕군 우포늪을 카메라에 담아...

      2020.10.21 17:48

       우포 늪이 마음을 연 순간
    • 인수봉, 꽃을 피우다

      산봉우리 아래 철쭉이 꽃을 피웠다. 불그레한 하늘과 봉우리의 짙은 실루엣, 밝게 빛나는 꽃잎이 강렬한 대비를 이뤘다. 사진가 전민조의 사진전 ‘인수봉 얼굴’ 작품 가운데 하나로, 작가가 지난봄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인수봉을 배경으로 조명을 사용해 ...

      2020.10.14 17:49

       인수봉, 꽃을 피우다
    • 푸른 사슴의 빛나는 눈동자

      푸른빛의 사슴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눈 주위엔 하트 모양이 새겨져 있고 머리에는 꽃과 새가 앉아 있다. 그 위로 나비들도 날아다닌다. 사진을 이용한 디지털 드로잉 작업을 20여 년간 이어온 사진가 고상우의 사진전 ‘이볼루션(Evolut...

      2020.10.07 17:28

       푸른 사슴의 빛나는 눈동자
    • 거리에서 찾은 희망의 얼굴

      세 소녀가 거리에서 놀고 있다. 한 아이는 물구나무를 섰고 두 아이는 허리에 손을 올렸다. 건물의 벽은 깨지고 부식됐지만 아이들의 절묘한 자세와 해맑은 표정은 보는 이를 미소 짓게 한다. 이 사진은 미국의 지젤 듀프레즈가 쿠바 아바나 거리에서 찍은 것으로 ‘...

      2020.09.23 17:46

       거리에서 찾은 희망의 얼굴
    • 비밀의 공간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궁전이 불을 밝혔다. 어둠이 내리기 직전, 하늘은 보랏빛으로 물들었고, 궁은 화려하게 빛난다. 그런데 가운데 건물이 이상하다. 천장과 기둥 등 내부의 모습이 드러나 있다. 실내 모습을 인쇄한 차단막으로 건물을 가려 놓아서 그렇다. 사진가 한성필이 ...

      2020.09.16 17:47

       비밀의 공간
    • '풍경사색'

      대나무숲 속, 회색빛 줄기와 짙은 마디가 추상을 이뤘다. 줄기와 마디는 면과 직선이 되어 패턴과 같은 형상을 보여준다. 대나무와 숲을 담은 사진들로 한국적 미학을 드러내 온 사진가 김대수의 ‘대나무’ 시리즈 중 하나로 12일부터 열리는 &lsquo...

      2020.09.09 17:19

       '풍경사색'
    • '블루'에 젖어들다

      방파제 위에 푸른 하늘이 펼쳐졌다. 시원한 하늘을 배경으로 나무 테이블과 화분이 다정하게 자리 잡았다. 사진가 박형호가 푸른빛의 자연을 담은 ‘블루(Blue)에 젖다’ 연작의 하나다. 보통 사진가들은 주제의식을 표현하거나 특정한 사물을 주인공으로 ...

      2020.09.02 17:14

       '블루'에 젖어들다
    • 미켈란젤로의 검지

      사람의 검지손가락이 과자에 철사를 꽂아 만든 작은 인형의 손으로 향했다. 가만 보니 익숙한 장면이다. 미켈란젤로의 명화 ‘아담의 창조’를 패러디한 것으로 미국 사진가 테리 보더의 ‘미켈란젤로의 검지’란 작품이다. 한국에서 &l...

      2020.08.26 17:02

       미켈란젤로의 검지
    • 아이스케이크에 올라탄 기분

      시민들이 영국 런던 시내 한복판에 설치된 녹아내리는 아이스케이크를 형상화한 조각상 주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한 어머니는 조형물 위에 올라가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는 딸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이 조형물들은 최근 조성된 ‘여름 테마 조각전’의 공공미술작품이다. 과거와 달리 더운 여름을 겪고 있는 영국의 기후변화를 흥미롭게 표현했다. 공공미술이란 개념은 ...

      2020.08.19 17:45

    • 세상을 춤추게 하다

      붉은 천이 펄럭인다. 살짝 열린 창문을 통해 실내에서 허공으로 날아오른 진홍의 천은 살아있는 것처럼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다.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방 안, 짙은 구름과 저녁놀이 뒤섞인 창밖의 풍경 그리고 붉은 천이 어울려 신비한 기운을 뿜어내는 이 장면은 사진가 정하뉘...

      2020.08.12 17:23

       세상을 춤추게 하다
    • 공중전화기에 담긴 인생

      미국 뉴욕 시내의 한 공중전화 부스에 수화기가 매달려 있다. 하이힐을 신은 여성과 자동차가 뒤편으로 지나간다. 축 처진 수화기와 그림자는 어느 누군가의 애달픈 사연을 보여주는 것처럼 처량하다. 하지만 세련된 구두와 승용차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무심히 자신이 갈 길을 가...

      2020.08.05 16:58

       공중전화기에 담긴 인생
    • 세월이 흘러 우리에게 남은 것은

      모든 것이 희미하다. 붉은 건축물, 하늘과 대지의 경계가 불분명하다. 붓으로 그린 유화처럼 보이지만 사진가 이재용의 연작 ‘기억의 시선: 정미소’의 하나다. 시골의 한 정미소를 오랜 시간 다른 각도에서 수백 번 촬영한 뒤 하나의 프레임으로 합친 것...

      2020.07.29 17:12

       세월이 흘러 우리에게 남은 것은
    • 관객이 작가다

      한 어린이가 대형 모니터 앞에서 두 팔을 벌리고 서 있다. 화면에는 꽃과 나비 등을 형상화한 환상적 이미지가 펼쳐져 있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첨단 뉴미디어아트 갤러리인 ‘아텍하우스(Artechouse)’에 전시된 ‘하나미: 비욘드 더 블룸스’란 작품이다.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유코 시미즈의 작...

      2020.07.22 17:48

    • 혜성이 나타났다

      혜성 하나가 벨라루스 민스크의 교회 지붕 너머로 나타났다. 다른 별보다 수십 배 밝은 빛의 혜성이 긴 꼬리를 흔들며 밤하늘을 가로지르고 있다. 이 혜성의 이름은 ‘C/2020 F3’인데, 지난 3월 이것을 처음 발견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 탐사 위성의 이름을 따서 ‘니오와이즈’라고도 부른다. 니오와이즈 혜성은...

      2020.07.15 17:25

    • 헝가리 의사가 담은 1908년의 대한제국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사람들과 기모노 차림의 행인들이 뒤섞여 길을 걷고 있다. 거리 양쪽으로 늘어선 일본풍 가옥엔 일식 주점들이 들어서 있다. 전봇대와 커다란 소나무가 어색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 이 옛 풍경은 1908년 헝가리 의사 보조끼 데죠가 부산을 담은 것이다....

      2020.07.08 17:22

       헝가리 의사가 담은 1908년의 대한제국
    • 사랑과 집착 사이에서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당당한 자세로 방 한가운데 서 있다. 벽에는 금빛 하트가 그려져 있고 그 앞엔 황금색 나무가 자라고 있다. 곱게 치장한 두 여성은 엎드려 한 입 베어 문 사과를 바라보고 있고, 그 옆에는 순백의 옷을 입은 남성이 누군가의 손등에 입을 맞추고 있...

      2020.07.01 17:56

       사랑과 집착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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