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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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드윈 위의 정물
목조 구조물 위에 화병 하나가 놓여 있다. 세월의 흔적이 짙은 유리병엔 시든 꽃 한 다발이 담겨 있다. 아주 평범한 일상의 장면인데, 쓸쓸함이 묻어난다. 이 작품은 사진가 박미정의 ‘볼드윈 위의 정물’ 연작 가운데 하나다. 볼드윈은 한때 인기 있었...
2019.09.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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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재와 허상의 경계에 서서
한 여성이 고층빌딩의 옥상 담 위에 불안하게 서 있다. 한 발로 지탱한 그의 몸은 추락과 지탱의 경계선상에서 비틀거리고 있다. 이 아찔한 장면은 사진가 안준의 ‘자화상(self-portrait)’ 연작의 하나다. 안씨는 미국 유학 시절 뉴욕의 고층...
2019.09.1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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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눈빛
곱게 기른 머리에 깨끗한 피부를 가진 소녀가 강렬한 눈빛으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소녀의 단정한 차림, 암석으로 꾸민 벽, 고급스런 초록 소파, 목걸이 끝에 달린 십자가 그리고 우유잔 등 인물을 둘러싼 환경은 부유하고 포근하다. 그런데 모든 것을 다 갖춘 듯 보이는 ...
2019.09.0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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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바꾼 소녀의 눈빛
한 소녀가 연필을 잡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크고 반짝이는 소녀의 눈은 교실의 모든 것을 빨아들일 것처럼 수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 사진은 중국 사진가 셰하이룽의 ‘학교’ 시리즈의 하나로,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중국이 사랑한 5인의 ...
2019.08.2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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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주로 간다
짙은 색 정장 차림의 사람 머리 부분이 금빛 나선형으로 휘돌고 있다. 사람의 몸과 천체의 모습을 이어 놓은 이 이미지는 사진가 사타(思他)의 ‘펄서 유니버스 아이 29-36’이다. 초현실주의 그림처럼 보이지만 여러 장의 사진을 합성한 것으로, 회화...
2019.08.2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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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스키
한 남성이 스키복을 갖춰 입고 잔디 위에서 몸을 풀고 있다. 스위스 마르바흐에서 열린 ‘잔디 스키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선수다. 자유 연습 시간을 활용해 가볍게 스트레칭하며 몸을 풀고 있다. 이 대회엔 10개국 8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지난 13일 개막해 오는 18일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여 최종 우승자를 정한다. 잔디 스키는 ...
2019.08.1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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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
풍성하고 긴 갈색 머릿결의 여인이 고개를 돌리고 있다. 얼굴은 안 보이고, 희고 갸름한 턱과 목선 그리고 상체의 일부만 드러나 있다. 이 사진은 독일 사진가 카타리나 마이어가 사람들의 뒷모습을 찍은 연작 사진 ‘세앙스’의 하나로 ‘201...
2019.08.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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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담아낸 추상의 세계
캡슐 형태의 물체들이 방사선 모양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중앙의 붉은색을 띤 캡슐들은 밖으로 나가면서 다채로운 색으로 변한다. 영락없이 추상주의 회화처럼 보이는 이 작품은 사진가 김승환 씨의 필(pill) 시리즈의 하나인데, 사진을 촬영한 과정이 독특하다. 작가는 색소를...
2019.08.0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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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 내려온 '와인의 요정'
날개를 단 여인이 공중에서 내려와 포도 넝쿨로 장식된 집 앞에서 한 소녀의 손을 잡고 있다. 스위스 브베에서 지난 18일 시작한 와인 축제 ‘페트 데 비뉴롱(Fete des Vignerons)’ 개막식의 한 장면이다. 25일간 열리는 이 축제는 스위스 최초의 유네스코 무형문화재이기도 하다. 이 행사의 기원은 18세기 후반 스위스 와인 ...
2019.07.3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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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최초의 정지 동작 사진
미국 스탠퍼드대 설립자인 릴런드 스탠퍼드는 1872년 어느 날 말이 달릴 때 말발굽이 동시에 땅바닥에서 떨어진다, 아니다를 놓고 지인들과 논쟁을 벌이다가 큰돈을 건 내기를 하게 됐다. 스탠퍼드는 유명 사진가 에드워드 마이브리지에게 자금을 대줄 테니 달리는 말의 사진을 ...
2019.07.2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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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 행복한 바다를 위하여
거대한 고래 조형물 두 개가 최근 헝가리 의회 의사당 앞에 세워졌다. 고래들이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에서 솟아오르는 모습을 묘사한 것으로, 헝가리 그린피스 회원들이 일회용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사용 금지를 촉구하기 위해 만들었다. 세계 자연기금(WWF)에 따르면, 1분에 3만3800개의 폐플라스틱이 바다로 쏟아져 들어가고 있다고 하니, 폐플라스틱에서 헤엄치는 ...
2019.07.1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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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세계에서 만난 물고기
수면 아래 물고기 한 마리가 있다. 물 위로 나타난 물고기의 등 부분은 모양이 완전히 다르다. 집과 정원까지 들어서 있는 작은 섬이다. 지붕에는 스웨덴 국기도 달려 있다. 초현실주의 회화 작품처럼 보이는 이 장면은 스웨덴의 사진가 에릭 요한슨의 ‘물고기 섬&...
2019.07.1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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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세계로 가는 작은 배
방 한가운데 작은 배가 놓여 있고, 그 옆에서 젊은 여성들이 벽에 색칠을 하고 있다. 배의 표면과 방 안은 희고 푸른 색의 글씨와 그림들로 가득 차 있다. 이 희한한 방은 그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다. 미국 뉴욕의 금융중심지역인 로어맨해튼에서 매년 열리는 ‘리...
2019.07.0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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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넘고 물건너 나를 원하는 곳으로
오토바이 한 대가 초원을 달리고 있다.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중국 간쑤성의 서쪽 끝 마취현이다. 흰 가운에 은색 금속 가방을 들고 가는 모양새가 중국음식 배달을 연상시키지만 사실 이들은 간쑤성의 한 병원 소속 의료팀으로, 간쑤성 내 간난티베트족자치주의 일부인 마...
2019.06.2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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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신화를 담다
혹등고래 두 마리가 헤엄치고 있다. 햇볕과 물결과 거대한 고래들이 어우러져, 경이로운 장면을 이뤘다. 이 사진은 수중사진가 장남원 씨가 남태평양 바닷속에서 찍은 작품이다. 치열한 뉴스 현장을 담아내던 사진기자였던 장씨는 40년 전 바닷속 세계에 눈떴다. 다양한 생물들이...
2019.06.1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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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술을 초대하다
유리그릇 안에 사과, 오렌지, 레몬 등의 과일과 장미꽃이 담겨 있다. 캔버스에 그린 그림 같은 이 정물은 사진가 이홍순 씨가 19세기 방식인 검프린트로 인화한 작품이다. 이씨는 검프린트를 비롯해 젤라틴 실버, 사이애너타이프, 백금 팔라듐 프린트 등 소위 아날로그 방법으...
2019.06.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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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칭쑹 '너를 따르라'
현실을 기록하는 전통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에 머물러 있던 1990년대 중국의 사진계가 큰 변화를 맞았다. 사진가 왕칭쑹의 등장이었다. 정교하게 꾸민 대규모 세트를 배경으로 많은 사람을 등장시켜, 행위예술을 연출해 찍은 왕씨의 작품들은 단번에 중국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2019.06.0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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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 맥마스터 '시간의 중력'
겨울 숲 한가운데, 기묘한 자세의 여인이 있다. 좌우로 뻗은 팔 위에 문서들이 올려져 있고 그 아래로 붉은 띠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이 사진은 캐나다 사진가 메릴 맥마스터가 스스로 모델이 돼 촬영한 ‘시간의 중력’이란 작품이다. 원주민 크리족과...
2019.05.2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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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된 한옥
동그란 사진이 하나 있다. 원 안에는 우리 전통 한옥의 모습이 담겨 있다. 왜곡이 심한 렌즈를 사용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이것은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독일 사진가 겸 조각가 베른트 할프헤르가 서울 부암동의 석파정 실내를 사진으로 촬영한 뒤 구체(球體)에 입힌 &l...
2019.05.2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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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노래와 춤의 축제
세 여성이 공중에 떠서 우아한 몸짓을 하고 있다. 가운데 사람은 노래를 하고, 나머지 둘은 춤을 추고 있다. 은하수처럼 반짝이는 스크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신비한 장면은 호주 가수 케이트 밀러 하이드크(가운데)와 무용수들이 지난 13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2019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리허설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유로비전 송...
2019.05.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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