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기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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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로, 그 다음엔 뭐가 있나
대구 남산동의 천주교 대구대교구청 경내에는 역대 사제들이 묻힌 성직자 묘지가 있다. 평소 많은 신자가 찾아와 기도하고 묵상하는 곳이다. 묘지로 들어가는 문의 양쪽 기둥에는 ‘HODIE MIHI, CARS TIBI’라는 글이 쓰여 있다. &lsquo...
2018.01.0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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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그들만의 리그'인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위원장 선거로 홍역을 치르는 중이다. 현장·모바일·ARS 등 세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 1차 투표에서 모바일 투표를 하루 연장했다. 오류 발생 탓이라고 하지만 유효 투표율 50%를 넘기기 위한 고육책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차 투표 이후 이어지는 결선투표는 집계 누락 등으로 연기됐고, 일부 투표소에...
2017.12.2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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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포(車包) 뗀 종교인 과세 유감
당초 취지는 국민 개세주의 실현이었다. 정부 수립 이후 세금의 사각지대로 남아온 종교인에게도 소득세를 내게 해 국민 모두가 세금을 내야 한다는 헌법의 정신을 살리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과정도 결과도 후퇴의 연속이다. 2015년 말 종교인 과세를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이 ...
2017.11.2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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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3에서 배워야 할 지혜
삼부(三府: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삼족오(三足烏: 신화에 나오는 세 발 달린 까마귀) 정족(鼎足: 솥발이나 솥발처럼 대립하고 있는 형국)의 공통점은 숫자 3이다. 이들 단어에 담겨 있는 숫자 3에는 견제와 보완을 통해 균형을 취한다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노사정(勞使政)’도 경제를 이끌어 가는 주체들, 즉 노동자 사용자 정부...
2017.11.1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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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을 왜 세종시로?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은 1909년 11월1일 창경궁의 양화당과 명정전, 부속 회랑 등을 전시실로 꾸며 제실박물관을 열었다. 이렇게 시작된 한국 박물관의 역사는 해방 후인 1945년 12월 조선총독부 박물관을 인수한 국립박물관(현 국립중앙박물관), 이듬해 국립민족...
2017.10.2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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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동 6종 세트와 말뫼의 눈물
촛불 시위 때 광화문 광장에 나부낀 노동계 깃발은 청구서가 되기에 충분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쏟아지는 친노동 정책들은 그래서 지급증명서인 듯 비쳐진다. 소득주도 성장론도 노동친화적 정책 기조를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소득이 증가한 근로자가 소비를 늘리면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프로세스는 그럴듯해 보인다. 울림 없이 끝나는 모양새이긴 하지만 기존 파트...
2017.10.1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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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승들의 총무원장 경선, '이 뭣고?'
불교 조계종이 소란스럽다.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촛불법회와 단식 농성에 이어 유력 후보의 학력 위조 의혹, 은처승·도박승 논란 등 거론하기조차 민망한 사안들까지 수면 위로 떠올랐다. 14일 서울 조계사 앞에서 범불교도대회가 열리는 데 이어 승려대회 개최까지 ...
2017.09.1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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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을 기울게 만드는 것들
노(勞)와 사(使)는 기업을 움직이는 두 축이다. 생산성과 이윤을 추구하는 사와 급여 인상과 복지 확대를 요구하는 노는 대립하기 마련이다. 노사 관계가 중요한 이치이자 노동시장이라는 운동장에 정(政)이라는 심판이 존재하는 이유다. 공정한 경기가 진행되려면 ‘평평한 운동장’이 중요하다. 보수에서 진보로, 진보에서 보수로 정권이 바뀌면 노...
2017.08.3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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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논란에서 생각할 것들
영화 ‘군함도’의 역사 왜곡 논란이 거세다. 일제를 미화해서가 아니다. 조선인은 모두 불쌍한 피해자라는 기존 구도에서 벗어난 예상 밖 조선인들의 모습 때문이다. ‘군함도’는 일제가 무너지기 직전인 1945년 하시마섬의 지하 탄...
2017.08.0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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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와 오뚜기
최근 노동시장의 대표 화두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오뚜기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첫 현장 방문지였던 인천공항에서 정일영 사장은 ‘비정규직 연내 100% 정규직화’를 보고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공공부문에서 ‘임기 내 비정규직 제로화’라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아젠다가 급속히 확산한 계기다. 비정규직 비중이 1.16%인...
2017.07.2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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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과세, 더 미룰 이유 없다
종교인의 소득에 대한 과세가 내년 1월 시행된다. 법대로라면 그렇다. 1968년 이낙선 초대 국세청장이 성직자에게도 근로소득세를 걷겠다고 한 지 50년 만이다. 종교인 과세는 2012년 당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주장으로 공론화됐다. 우여곡절 끝에 2015년 말 소...
2017.07.0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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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 독촉장'만 발행하는 노동계
지난해 촛불이 광화문광장을 밝힐 때다. 투쟁 구호를 적은 노동계 깃발이 무더기로 등장한 이후 막연한 불안감이 들었다. 촛불시위가 탄핵 정국에서 5월 대선으로, 그리고 진보진영의 승리와 진보적 정책 추진으로 이어지며 불안감은 구체화했다. 그간의 역할을 지렛대 삼아 자기 ...
2017.06.2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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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7017, 정말 괜찮은가
서울 청운동의 윤동주문학관은 용도 폐기된 상수도가압장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곳으로 유명하다. 가압장의 물탱크 윗부분을 개방해 하늘이 보이는 전시실로 활용한다. 지난 25일 이곳에서 열린 시낭송 토크콘서트는 그야말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
2017.05.3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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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정규직화의 과유불급
문재인 정부 초기의 핵심 국정 아젠다는 일자리, 비정규직, 북핵으로 모아지는 듯하다. 취임 이후 보여준 행보에 비춰 그렇다. 비정규직 문제는 그중에서도 더욱 부각되는 양상이다. 대통령이 처음 찾은 현장이 비정규직 비중이 가장 높은 인천공항이었다는 점, 인천공항공사가 내...
2017.05.1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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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예술의 시대가 온다
50대 중반 직장인 박희수 씨는 지난 2월 난생 처음 음악연주회에 참여했다. 초등학생 셋, 중학생 둘, 일반인 세 명이 함께한 무대였다. 박씨가 무대에 선 것은 클라리넷을 배운 지 거의 8년 만이었다. 둘째 아들이 중학교 때까지 배운 클라리넷이 집에서 놀고 있는 게 아...
2017.05.0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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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구체제 심판' 남의 일 아니다
프랑스 대선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프랑스 정치를 좌지우지해온 양대 정당(공화당과 사회당) 후보가 23일 치러진 예선전에서 탈락했다. 두 당 후보가 모두 결선 진출에 실패한 것은 프랑스 5공화국 출범(1958년) 후 처음이다. 결선에 진출해 당선이 유력한 에마뉘엘 마크롱...
2017.04.2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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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일자리를 가로막는 것들
대선주자들이 백가쟁명식으로 일자리 창출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공공부문을 겨냥한 내용이 적지 않다. 9급 공무원 공채나 공기업 채용에 쏠리는 관심을 표심으로 유인하겠다는 전략으로 여겨진다. 다른 한편으로는 민간부문에서 일자리를 만들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일 수 있다....
2017.04.1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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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입은 예수, 독일로 간 까닭은
2006년 제작된 미국 영화 ‘컬러 오브 더 크로스(Color of the Cross)’는 예수를 흑인 유대인으로 설정해 주목받았다. 같은 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영화 ‘선 오브 맨(Son of Man)’은 ...
2017.04.0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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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건의 열한 번째 계명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열한 번째 계명’이라는 게 있다. 1966년 캘리포니아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레이건은 “너의 동지 공화당원을 욕하지 말라”는 구호를 내세웠다. 레이건이 이 구호를 꺼낸 것은 2년 전 공화당 대선...
2017.03.2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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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의 불편한 민낯
고교 은사께서 노후대책 삼아 퇴직금으로 시작한 24시간 편의점 사업을 얼마 전에 접으셨다. 아르바이트생 인건비를 주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다는 계산에 심야 편의점 일을 직접 한 게 화근이었다. 건강이 급속하게 나빠져 결국 두 손을 들었다. 가끔 찾는 집 근처 호프집의...
2017.03.0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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