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르떼 칼럼

    • 백석이 짝사랑했던 통영 처녀 [고두현의 아침 시편]

      통영 옛날엔 통제사가 있었다는 낡은 항구의 처녀들에겐 옛날이 가지 않은 천희(千姬)라는 이름이 많다 미역오리같이 말라서 굴껍질처럼 말없이 사랑하다 죽는다는 이 천희의 하나를 나는 어느 오랜 객줏집의 생선 가시가 있는 마루방에서 만났다 저문 유월의 바닷가에선 조개도 울을...

      2023.06.01 15:14

      백석이 짝사랑했던 통영 처녀 [고두현의 아침 시편]
    • 잿더미 속에서 나는 다시 태어난다

      불사조란 뜻을 지닌 피닉스(phoenix)의 단어 배열을 바꾼 피녹스(phienox)는 다니엘 리히터(1962~)가 2000년 발표한 미술작품이다. 2000년은 독일 통일 10주년이 되는 해다. 그래서 관람자들은 그림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담장을 보며 자연스럽게 베를린 ...

      2023.05.30 18:23

       잿더미 속에서 나는 다시 태어난다
    • 빨래터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고두현의 아침 시편]

         제위보(濟危寶)빨래터 시냇물 위 수양버들 곁에서백마 탄 도련님과 손잡고 정 나눴네.처마 끝 춘삼월 비 잇닿아 내린대도손끝에 남은 향기 차마 어이 씻으랴.浣紗溪上傍垂楊 執手論心白馬郎縱有連騫三月雨 指頭何忍洗餘香.* 이제현(1287~1367) : 고려...

      2023.05.26 16:26

      빨래터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고두현의 아침 시편]
    • 카프카는 왜 책을 도끼에 비유했을까 [고두현의 인생명언]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해.” 하얗게 빛나는 도끼날처럼 예리하고, 빙판을 깨뜨리는 굉음처럼 강렬하다. 얼음보다 차갑고, 결빙보다 단단하며, 쇠망치보다 뜨겁다. 달군 쇠를 모루 위에서 내리치는 대장장이 같다. 책에 관한 명언 중 이만큼 ...

      2023.05.24 18:36

      카프카는 왜 책을 도끼에 비유했을까 [고두현의 인생명언]
    • 엽기적이고 영리한 그녀…당신 마음 다 알아요. 정말?

      당신 마음 다 알아요. 정말? 명실공히 최고의 여배우에 속하는 전지현은 기이하게도 영화 쪽에서는 문제작이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다. 물론 흥행작은 많다. ‘엽기적인 그녀(2001)’가 그랬고 ‘도둑들(2012)’이 그랬다. 발랄하고 되바라진 역할을 했을 때 영화는 터졌...

      2023.05.24 13:26

      엽기적이고 영리한 그녀…당신 마음 다 알아요. 정말?
    • 재즈, 정박에 대한 반항?

      ‘덩기덕 쿵더러러러’와 ‘얄라셩 얄라리 얄라’ 학창 시절 유독 기억나던 두 문구다. 하나는 기억이 가물가물한 국악 장단이고, 다른 하나는 청산별곡의 한 소절이다. 표지만 봐도 잠이 절로 오는 교과서를 읽다가 잠시나마 이 문구를 보면서 혼자 피식 웃었던 기억이 있다. 소...

      2023.05.21 20:51

      재즈, 정박에 대한 반항?
    • 백조의 뒷모습, 이토록 처절한 흔적들

      ‘발레’라고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백조의 호수’. 관객의 시선이 아닌 다른 무용수들의 눈에 백조는 어떻게 보일까. 이 두 장의 사진은 해외에서 무용수로 활동하며 공연 중에 찍은 사진이다. 무대 뒤에서 무용수의 시선으로 백조를 바라본다는 건 정말 특별한 장면이다. 매일...

      2023.05.21 11:26

      백조의 뒷모습, 이토록 처절한 흔적들
    • 오케스트라는 집이다

      ⁕ 멋진 집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것을 철골과 유리와 콘크리트의 합이라고 하지 않는다. 재료들은 이미 집이 되어서 완성된 하나이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도 그렇다. 관객이 듣는 음악은 집을 짓듯 복잡한 재료와 고단한 과정을 거쳐 한 사람 한 사람의 연주자들이 완...

      2023.05.19 09:02

      오케스트라는 집이다
    • '가부장제 갑옷'을 입은 종교, 두 연극이 말하는 진짜 행복이란

      연극이든 영화든 그 소재와 주제 선택은 시대의 유행에서 자유롭지 않다. OTT 드라마 ‘더글로리’는 낙마한 한 공직자의 아들과 유망 트롯 가수의 학폭 이슈 등과 함께 회자되며 더욱 화제가 되었다. 한 리서치 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전염병 유행과 사회적 격리 등으로 사람들...

      2023.05.18 18:38

      '가부장제 갑옷'을 입은 종교, 두 연극이 말하는 진짜 행복이란
    • "찢어버려" 모욕당한 협주곡…인류가 사랑하는 명작으로 살아나다

      전 세계에서 6억 권 넘게 팔리며 성경 이후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해리포터 시리즈’는 12개 출판사에서 출간을 거절당했다. 1986년 세워진 영국 런던의 블룸즈버리 퍼블리싱은 마침 어린이책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던 차였기에 해리포터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었다. 블...

      2023.05.18 17:47

      "찢어버려" 모욕당한 협주곡…인류가 사랑하는 명작으로 살아나다
    • 나를 소설의 바다에 빠뜨린 '고래' 그리고 부커상

      지난해 ‘고래’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가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바다 속 유일한 포유류인 고래는 주인공을 상징하면서 이야기가 전개 되는 내내 주인공을 위로하고, 때로는 기발한 장면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었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하늘을 유영하는 다양한...

      2023.05.18 17:47

      나를 소설의 바다에 빠뜨린 '고래' 그리고 부커상
    • 날개 젖은 직장인에 '청무우 밭' 같은, 공릉동 비스킷플로어

      누구나 그곳이 청무우 밭인 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달빛에 반짝이는 것은 무밭이 아닌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였다. 어깨를 부딪치며 서로의 갈 곳 만을 바라보는 고단한 출근길에, 친절하지 않은 수많은 이들과 마주하며 해결해야 하는 숙제 같은 업무에 날개는 금방 물결에 절...

      2023.05.17 15:45

      날개 젖은 직장인에 '청무우 밭' 같은, 공릉동 비스킷플로어
    • 명랑하게 무책임한 부정성

      한 청년이 서점에 들어선다. 사장을 대면한 그는 다짜고짜 서점에서 일을 시켜달라 하더니 “저는 그러기를 갈망하고 있으며 그 무엇도 제가 마음먹은 바를 실행에 옮기는 걸 막지 못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다. 초년생이라면 응당 갖춰야 할 겸손과 예의는 어디로 간 것인가? ...

      2023.05.15 17:20

      명랑하게 무책임한 부정성
    • 문화예술 플랫폼 아르떼…아이폰 앱도 나왔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이 만든 문화예술 플랫폼 ‘아르떼’(arte.co.kr)를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편리하게 볼 수 있게 됐다. 이달 초 나온 안드로이드용 앱에 이어 iOS(애플 운영체제)용 앱이 출시돼서다. 11일부터 애플 앱스토어에서 ‘아르떼...

      2023.05.11 18:30

      문화예술 플랫폼 아르떼…아이폰 앱도 나왔습니다
    • 17세기 아이티, 흑인노예를 복종시키기 위해 '좀비'로 만들다 [글로 떠나는 중남미여행]

      퀭한 눈을 드러내며 피로 얼룩져 뒤틀린 사지를 위태롭게 움직이는 좀비들의 르네상스! 과거 일부 마니아의 B급 취향으로 여겨졌던 좀비가 21세기 대중문화를 장악하고 있다.하지만 이 유행은 드라마와 영화, 소설과 웹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좀비는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에 ...

      2023.05.11 18:17

      17세기 아이티, 흑인노예를 복종시키기 위해 '좀비'로 만들다 [글로 떠나는 중남미여행]
    • 내가 바로 '좀비'의 원조..카리브해의 빛나는 섬, 아이티

      퀭한 눈을 드러내며 피로 얼룩져 뒤틀린 사지를 위태롭게 움직이는 좀비들의 르네상스! 과거 일부 마니아의 B급 취향으로 여겨졌던 좀비가 21세기 대중문화를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 유행은 드라마와 영화, 소설과 웹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좀비는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에...

      2023.05.11 09:34

      내가 바로 '좀비'의 원조..카리브해의 빛나는 섬, 아이티
    • “사진을 찍을 때 한쪽 눈을 감는 것은…” [고두현의 인생명언]

      “사진을 찍을 때 한쪽 눈을 감는 것은 마음의 눈을 뜨기 위해서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1908~2004)이 한 말이다. 그에게 눈은 카메라의 렌즈이자 보이지 않는 것을 비추는 ‘마음의 창’이다. 그 창은 직관과 성찰의 열쇠로만 열 수 있다...

      2023.05.10 18:12

      “사진을 찍을 때 한쪽 눈을 감는 것은…” [고두현의 인생명언]
    • 손열음이 건넨 '니콘 텀블러'와 예술가의 길

      피아니스트 손열음. 사진=구본숙 내가 사진의 길을 걸어가게 된 것은 대다수 사진작가 그렇겠지만 시각적 매력에 이끌려서였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어느덧 사진과 함께한 세월만 26년에 이른다. 그리고 그 가운데 20년을 클래식 공연 현장에서 보냈다. 약 500회에 달하는 기...

      2023.05.09 16:03

      손열음이 건넨 '니콘 텀블러'와 예술가의 길
    • 메디치家가 미켈란젤로를 양자로 삼은 까닭 [고두현의 문화살롱]

      작은 환전소에서 시작해 유럽 최고 은행가가 되고, 될성부른 ‘떡잎 인재’들을 찾아 위대한 예술가로 키우며, 오페라와 발레를 창시하고, 피아노 발명까지 도운 특별한 문화예술 후원자…. 르네상스 황금기를 연 메디치 가문도 출발은 아주 미약했다. 평범한 상인계층으로 직물업에...

      2023.05.08 17:26

      메디치家가 미켈란젤로를 양자로 삼은 까닭 [고두현의 문화살롱]
    • 종교개혁, 농업적 세계관과 상공업적 세계관의 충돌

      1517년 10월 31일은 개신교의 창립일이다. 그날 마르틴 루터는 비텐베르크 교회에 면벌부 비판을 핵심으로 하는 질문과 선언 95개조를 ‘발송’한다(라틴어로 썼으니 일반인 보라는 게 아니라 교리 토론 하자는 얘기였다. 교회 대문에 붙일 이유가 없다). 직후 교황은 물...

      2023.05.02 11:35

      종교개혁, 농업적 세계관과 상공업적 세계관의 충돌
    / 4

    AD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