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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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탄호이저'에 숨겨진 진짜 메시지
13세기 중세 독일. 궁정 기사이자 음유시인인 탄호이저는 충동에 이끌려 금단의 장소인 ‘베누스베르크’(비너스의 동산)에 발길을 들여놓는다. 밤낮을 모르고 인간의 육체적 쾌락만을 탐닉하는 세계였다. 한동안 베누스베르크의 끈적이는 분위기에 한껏 취한 ...
2024.10.0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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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폭염에 대응해 진화할까
처음 폭염을 만난 것은 1994년 여름이었다. 가건물처럼 지어진 옥탑방에서 자취하는 학생에게는 더욱 잔인한 더위였다. 무작정 긴 노선의 버스를 타고 열대야로 부족했던 잠을 채우거나 책을 읽기도 했다. 그래도 견디기 힘들 땐 노래방이나 비디오방을 찾아 나섰다. 그랬던 1...
2024.09.2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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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천경자만의 이야기일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는 천경자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두 전시가 지난달 상순부터 열리고 있다. 10년 만에 새롭게 기획한 천경자 컬렉션 상설전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하여’에는 그의 대표 작품들, 특히 해외여행을 하면서 그린 그림이 많이...
2024.09.2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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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연극을 보는 이유
해방 이후 이 땅에서는 좌우 이념 대립이 극심했다. 그 과정에서 좌우 이념이 뭔지도 모르는 민간인 희생도 적지 않았다. 연극 ‘로풍찬 유랑극장’은 6·25전쟁 당시 낮에는 국군, 밤에는 인민군이 마을을 들쑤시던 당시의 전남 보성 새재마...
2024.09.1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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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가 쇠락해도 간직되는 아름다움
그림이든 음악이든, 우리가 예술 작품을 접할 때 가장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은 작가 혹은 연주자가 나의 마음을 이미 알고 있다는 느낌이 전해져 올 때다. 세상 누구도 알아주지 못할 것만 같던 내 마음이 작품에 담겨 있음을 발견하는 순간, 외로운 마음이 치유되고 나 혼자가...
2024.09.0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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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처음인 '오늘'
얼마 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첼리스트 피터 비스펠베이의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 연주에 다녀왔다. 서양 음악사를 빛낸 위대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듣는 특별한 경험을 놓치고 싶지 않기도 했지만, 근래 큰 프로젝트를 치르느라 복잡했던 머리...
2024.08.3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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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고흐 그림을 떼자
나도 고흐가 좋다. 마음의 표상처럼 솟아오른 사이프러스 나무며 황금빛으로 타오르는 별빛은 그야말로 황홀경이다. 그런데 바로 그 ‘별이 빛나는 밤’이 우리의 취향을 점령했다. 예술 감성 수업 마지막 날은 ‘내가 좋아하는 그림 가져오기&rs...
2024.08.2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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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예술은 아니지만 예술적이어야
막을 내린 파리올림픽은 유럽 문화·예술의 중심에서 열려 기대가 컸던 만큼 더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올림픽 개·폐회식, 특히 개회식은 문자 그대로 ‘지상 최대의 쇼’로 불린다. 이런 메가이벤트는 단순한 문화예술적 볼거리를 ...
2024.08.1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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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시스테마', 끝나지 않은 기적
더 많은 대중이 클래식을 즐길 수 있게 다양한 방식의 노력과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중남미의 대표적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으로 우리 음악계에도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중남미의 많은 나라가 직면한 문...
2024.08.0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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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 멈추려면 더 많이 말해야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를 다룬 영화라는 정도의 정보만 가지고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보았다. 햇살이 강렬한 여름날 늦은 오후, 사람이 많지 않은 영화관에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관람을 시작했다. 그런데 영화가 현재로 전환된 순간, 소리...
2024.08.0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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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에 만나는 고전문학 속 음악들
내게는 장마철이 독서의 계절이다. 비 내리는 저녁, 시골 마을이라 더 그렇겠지만 빗소리 외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밤벌레도 길고양이도 감쪽같이 사라진다. 주로 읽는 책은 고전문학으로, 오래전에 한 번씩 읽는 둥 마는 둥 했던 것들이다. 요 며칠 동안에는 앙드레...
2024.07.2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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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콜센터 직원의 미술 수업
지난 늦봄, 한 백화점의 고객상담부 직원들과 한 달 동안 예술 수업을 했다. 그림으로 마음을 표현할 줄 알게 된 그들의 신난 호응이 쏟아졌다. 세상에 저절로 이뤄지는 일은 없는 법. 이 과정이 만들어지기까지 모두 한마음으로 애썼다. 백화점 직원에게 직무 교육 외에 복지...
2024.07.1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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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쓰지 마라, 나는 잘 있다
내가 근무하는 가나문화재단의 소장품 중에는 보물이 한 점 있다. 바로 ‘청량산 괘불탱’이다. 세로 9.5m, 가로 4.5m나 되는 거대한 크기의 비단에 화려하고 아름답고 위용이 넘치는 석가여래 부처님께서 온화한 표정으로 서 계시는 작품이다. 괘불은...
2024.07.0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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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 있기에 매력적인 인간의 연주
인공지능(AI)이 음악 작곡까지 척척 해내고 있다. PC나 스마트폰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누구나 손쉽게 음악을 만들 수 있다. 원하는 장르를 선택하고 ‘즐겁게’ ‘쓸쓸하게’ 식으로 키워드를 넣으면 자동판매기처럼 음악 하...
2024.06.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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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인간보다 더 풍부한 감정을 가질까
남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테오도르는 영화 ‘그녀(Her)’의 주인공입니다. 2013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테오도르가 인공지능(AI)과 사랑에 빠지면서 많은 화제를 모았습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GPT-4o’ 때문에 재조명...
2024.06.1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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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자무늬가 빚어낸 도시의 온기
서울지하철 3호선 역사 근처에 있는 집에서 할머니가 계신 성내역(현 잠실나루역)까지는 지하철로 40여 분이 걸렸습니다. 어린이였던 저에게 그 시간은 매우 길게 느껴졌습니다. 그나마 유일하게 흥미를 느낀 순간은 2호선이 지상 구간을 통과할 때였습니다. 2호선 특유의 초록...
2024.06.0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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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작곡한 곡 듣고 쓰러질 뻔?
“인공지능(AI)이 발달하면 예술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인간의 창작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며칠 전, 특강을 하기 위해 찾은 한 고등학교 교실. 질문을 위해 손을 든 학생은 조금 근심 어린 표정이었다. 예술가를 꿈꾼다는 그 학생의 진지한 질문에...
2024.05.3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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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성이 만들어낸 우연, 재즈
책장 구석에서 잠자던 <코스모스>를 꺼내 든 건 이웃 마을에 사는 물리 선생님 때문이다. 얼마 전 친분을 맺은 그는 경기 양평에 살며 중학교에서 물리를 가르치고 있다.그가 먼저 ‘재즈를 알고 싶다’며 나를 찾아왔지만, 우리의 대화에서 음악 이야기는...
2024.05.2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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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서 와. 고생 많았어"
저녁 약속이 있던 어느 날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 현관에 들어섰습니다. 아이들이 잠들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마침 초여름에 어울리는 보슬비가 내렸는데 아이들은 잠들기 직전 마지막 힘을 모아 빗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나뭇잎에 닿는 빗방울 소리가 꽤나 매력적인...
2024.05.1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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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를 선물하고 떠난 로미오와 줄리엣
뜬금없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은 베토벤 교향곡도 푸치니의 오페라 아리아도 아니다. 기차를 타고 이동할 때나 운전할 때, 그리고 일과를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흥얼거리는 심수봉의 ‘백만 송이 장미’를 가장 아낀다. 곡의 가사에...
2024.05.1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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