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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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작곡한 곡 듣고 쓰러질 뻔?
“인공지능(AI)이 발달하면 예술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인간의 창작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며칠 전, 특강을 하기 위해 찾은 한 고등학교 교실. 질문을 위해 손을 든 학생은 조금 근심 어린 표정이었다. 예술가를 꿈꾼다는 그 학생의 진지한 질문에...
2024.05.3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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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성이 만들어낸 우연, 재즈
책장 구석에서 잠자던 <코스모스>를 꺼내 든 건 이웃 마을에 사는 물리 선생님 때문이다. 얼마 전 친분을 맺은 그는 경기 양평에 살며 중학교에서 물리를 가르치고 있다.그가 먼저 ‘재즈를 알고 싶다’며 나를 찾아왔지만, 우리의 대화에서 음악 이야기는...
2024.05.2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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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서 와. 고생 많았어"
저녁 약속이 있던 어느 날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 현관에 들어섰습니다. 아이들이 잠들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마침 초여름에 어울리는 보슬비가 내렸는데 아이들은 잠들기 직전 마지막 힘을 모아 빗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나뭇잎에 닿는 빗방울 소리가 꽤나 매력적인...
2024.05.1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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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를 선물하고 떠난 로미오와 줄리엣
뜬금없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은 베토벤 교향곡도 푸치니의 오페라 아리아도 아니다. 기차를 타고 이동할 때나 운전할 때, 그리고 일과를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흥얼거리는 심수봉의 ‘백만 송이 장미’를 가장 아낀다. 곡의 가사에...
2024.05.1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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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어느 미술관에서 허리를 숙인 이유
우리는 미술관에 왜 가는 걸까? 가장 느린 속도로 걷기 위해, 삶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미술관에 간다고 책에 썼다. 예술이 위대한 것이 아니라, 예술 앞에 선 우리가 진짜 위대한 거라고도 썼다. 예술 향유는 특별한 게 아니라고, 누구나 누릴 수 있다고 부르짖었다. 책을...
2024.05.0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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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지식쇼를 위한 실험실'…英 서펜타인은 게임과 손잡았다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서펜타인갤러리 예술감독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큐레이터 중 한 명이다. 예술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과 헌신으로 현대 미술계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왔다. 수많은 획기적인 전시회를 기획했고, 영향력 있는 예술가 및 사상가들과의 대화도 이끌었다....
2024.05.02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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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와 와인, 숙성의 미덕
요즘 와인을 즐겨 마신다. 예전엔 소주 아니면 맥주였고 위스키는 가끔 마셨다. 최근엔 와인이 당기는데 그 이유는 나도 모른다. 대충 가늠해보면 나이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맥주는 배가 부르다. 따라서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더부룩해 기분이 나쁜 경우가 종종 있...
2024.04.1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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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30분 전에 들른 미술관
“전 예술 몰라요!” 하는 사람들에게 예술을 즐기는 방법을 알려주면 모두가 깜짝 놀라는 것이 있다. 알고 보니 집 근처에 미술관이 있다는 사실이다. 무관심할 땐 눈에 띄지 않다가 ‘유심’해진 순간 눈에 들어온다. 결국 보는 일...
2024.04.0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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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발레리나의 '간절함'
직업이 대학교수이다 보니 무용 콩쿠르 심사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심심치 않게 받는다. 특별히 일정이 겹치지만 않으면 요청을 받아들이는 편이다. 심사석에 앉아 참가자의 춤을 보고 있자면 참으로 많은 생각이 든다. 어린 학생들의 춤을 보다 보면 그 아이들의 실력뿐 아니라 천...
2024.03.2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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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물간 일본 만화가들에게서 발견한 것
담당한 만화 잡지가 망했다. 쓰디쓴 폐간의 맛. 회사에서 맡은 업무가 사라진다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다. 남아서 다른 일을 하거나, 조직을 떠나거나. 일본 대형 출판사의 중년 만화 편집자 시오자와 가즈오는 후자를 택했다. 그에게 자리를 내놓으라는 사람은 없었지...
2024.03.2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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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에서 듣는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직업상 택시를 자주 타는 관계로 택시 이용 경험에 관한 꽤 많은 데이터가 쌓였다. 그중 거의 틀림없는 공식이랄 게 있다면 바로 클래식 음악이다. 택시를 탔는데 작은 볼륨의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있다면 높은 확률로 조용하고 쾌적한 운행 경험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2024.03.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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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내일은 고도가 올 거예요"
아일랜드 작가 사뮈엘 베케트가 1952년 발표한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는 우리나라에서 1969년 초연했다. 40년 넘게 산울림 소극장에서 임영웅 연출로 2000회 이상 무대에 올려져 5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관람했다. 나는 2009년 처음 이...
2024.03.0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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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지는 곳에서, 결국 봄이 온다
오고 있던 봄이 눈길 위에서 미끄러졌다. 2월 말, 서울에서는 58년 만에 폭설이 내렸고, 강릉에는 70㎝의 눈이 쌓였다. 쌓인 눈 속에서 이제 기지개를 켜려던 새싹이 잔뜩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우리는 이 눈이 봄을 기다리는 새하얀 소식인 것을 알고 있다.빙판 위에선...
2024.03.0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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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찬의 팬과 임영웅의 팬
이달 초 입춘(立春)을 끼고 일본 도쿄를 다녀왔다. 임윤찬 리사이틀을 보는 게 중심 일정이었다. 올해는 사실 미국 뉴욕에 가서 임윤찬의 카네기홀 리사이틀을 보고 싶었다. 임윤찬이 이대로 성장한다면 나중에 역사적 이벤트로 남을 수도 있는 연주회라고 생각해서였다. 하지만 ...
2024.02.2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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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대주의와 표현의 자유
예술 표현의 자유에 한계는 없는가. 아니면 사회적 관습과 윤리의 문제 등을 고려해 제한을 둬야 하는가. 이 같은 예술 표현의 자유에 관한 논의는 역사적으로 반복된 주제다. 오늘날 많은 예술사업이 공공 재원과 지원금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공공성과 표현의 자유 보장 문제...
2024.02.1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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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의 2월은 왈츠의 시간
매년 2월이면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유럽 사교계의 꽃’이라고 불리는 왈츠(Waltz) 무도회, 빈 오페라 볼(Vienna Opera Ball)이 열린다.1935년부터 시작된 이 무도회는 발레와 오페라 공연이 펼쳐지는 것은 물론 사교계에...
2024.02.0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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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리스트 메건은 의대에 갔다
음악이 아니었다면 무슨 일을 하고 싶었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대답은 디자인과 건축이다. 디자인 중에서도 화면이나 지면을 아름답게 구성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반면 건축은 공간 설계와 구성을 통해 어울림의 조합을 기능에 접목하는 분야이다 보니 평면 디자인과는 결이 다...
2024.01.2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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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차 발레리노를 자유롭게 만드는 네 단어
‘도전.’ 요 근래도 많이 쓰는 단어이자 예전부터 무척이나 애증하는 단어다. 거의 10년간 몸담았던 ‘파리국립오페라발레단’을 ‘세계 3대 발레단 중 하나’라고 얘기하곤 하는데 만약 나에게 묻는다면? &ld...
2024.01.1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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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드리언 청과 그의 예술 동지들, 아르떼 칼럼 연재
나는 서양과 동양을 넘나들며 다양한 시각 예술에 수십 년간 열정을 쏟아왔다. 이른 나이에 첫 작품 수집을 시작했는데, 비전은 하나였다. “역사에 남을 동시대의 문화적 유산을 구축하자. 단, 예술의 어떤 부분도 훼손하지 않은 채로.”‘현대...
2024.01.1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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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리치 아시안' 에이드리언 청, 아르떼 필진 전격 합류
부와 예술의 상관관계는, 때론 지루한 클리셰다. 메디치 가문에서 거트루드 스타인, 페기 구겐하임까지 수백 년에 걸쳐 부를 가진...
2024.01.1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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