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실 칼럼
-
질문 없는 사회는 혁신이 없다
“나의 임무는 대통령의 얘기를 과학계에 전하는 게 아니라 과학계의 얘기를 대통령에게 전하는 것이다.” 빌 클린턴 미국 행정부 때 대통령 과학기술 보좌관 겸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으로 활동한 존 기번스 핵물리학자의 말이다. 한국에서 현장의 얘기를 대통령에게 제대로 전하는...
2023.09.20 17:48
-
틀 깨고 경계 없애야 살아남는다
“그들은 조짐을 보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견하는 데 뛰어나다.” 샐리 셰이위츠 미국 예일대 신경과학자가 실어증 환자를 관찰한 결과다. 야마구치 슈 일본 경영컨설턴트는 패턴 인식이 갖는 한계에 주목한다. 반복되는 일상에서는 편리하기 짝이 없지만 변화를 인지하고 일으키는...
2023.09.06 17:58
-
기술을 공유하는 패권국은 없다
전 세계 투자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가는 미국과 이를 바라보는 동맹국 입장이 똑같을 수 없다. 특히 경제가 나빠지고 있는 동맹국은 착잡한 맘이 들 것이다. 미국 백악관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1100억달러 이상의 민간투자를 끌어냈다고 밝혔다. 반도체법까지 더하...
2023.08.23 17:42
-
'인구학적 자살국' 원하는가
미국 반도체업계가 인력 부족 때문에 산업 진흥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블룸버그통신 보도가 그 어느 때보다 심상치 않게 들린다.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에 올인하고 있지만 인력 확보는 또 다른 이슈다. 미국 내에서 반도체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예상은 벌써...
2023.08.09 17:15
-
AI 강국 싱가포르의 지혜
싱가포르가 글로벌 인공지능(AI) 강국으로 급부상했다. 2023년 영국 미디어 회사 토르토이스가 62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글로벌 AI 인덱스에서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로 올라섰다. 경제 규모와 인구 대비 AI 역량을 보는 집중도(intensity)에서는 이스라...
2023.07.26 17:37
-
R&D 예산 재배분 소동을 보며
“인공지능(AI) 암흑기일 때 정부가 미래를 내다보고 연구개발(R&D)을 지원했다.” 대통령 일행이 캐나다를 방문했을 때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가 한 말이다. 대통령실은 “AI 강국 캐나다의 성공 요인이 안정적·장기적 투자에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미국 같은 ...
2023.07.12 18:04
-
죽고 사는 경쟁력의 위기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당연시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대(對)중국 경상수지가 21년 만에 적자로 떨어졌다. 2021년 234억1000만달러 흑자에서 약 312억달러 감소한 77억8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대미국 경상수지...
2023.06.28 18:35
-
동맹조차 'GPT 독립' 외치는 이유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 영국이 초거대 인공지능(AI) 언어모델의 독립을 외치고 있다. 생성형 AI 챗봇 서비스를 선도하는 미국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바드 등에 맞서 ‘자체 능력(sovereign capability)’을 강화하는 이른바 ‘브릿GPT(BritGP...
2023.06.14 18:01
-
시장 앞에 장사(壯士) 없다
올해로 탄생 300년이 되는 애덤 스미스는 에서 분업과 시장, 경쟁을 ‘번영의 원리’로 강조했다. 스미스가 당시 중상주의자들에게 비판을 가한 이유는 번영의 원리에 어긋나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미·중 충돌이 위협 요인으로 등장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붐으로 세계에서...
2023.05.31 17:55
-
美·中보다 무서운 놈이 나타났다
“과거 어느 세기가 예감이나 할 수 있었는가.” “경탄할 만한 예술을 창조해냈다.” “그 이전의 모든 시대와 구별해준다.” “새로 생겨나는 모든 것조차 미처 자리를 잡기도 전에 이미 낡은 것이 되고 만다.” <공산당 선언(1848년)>에 나오는 대목들이다. 당시 부르주...
2023.05.17 18:33
-
또 하나의 공급망 전쟁 '新전력망'
세계는 지금 두 가지 공급망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중 충돌이 상징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하나의 전쟁이라면,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력망 혁신이 또 하나의 전쟁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이 가운데 전기 생산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를 모두 수용할 전력망을 ‘궁...
2023.05.03 18:16
-
정치는 전기요금에서 손 떼라
자본주의를 시장과 에너지의 함수로 보는 학자도 있다. 18세기 산업혁명은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에너지로 가능했다. 모든 산업혁명은 예외 없이 에너지 혁명과 동행했다.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3, 그리고 ...
2023.04.19 18:07
-
초거대 AI 게임 끝나지 않았다
이 세상에 ‘정의의 전쟁’이 있을까. 중세시대 종교전쟁은 선악의 정의를 내세웠다. 근대에 들어오면서 전쟁과 정의는 분리됐다. 전쟁도 국익의 도구가 된 것이다. 하물며 연구개발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기술전쟁은 선전포고도 없다.마이크로소프트(MS)와...
2023.04.05 17:35
-
서비스업, 글로벌화냐 식민지화냐
2003년 노무현 정부는 미래 성장 동력 찾기에 부심했다. 미래학자들이 잇달아 한국을 찾았다. <메가 트렌드>의 저자 존 나이스빗도 그중 한 명이었다. 당시 나이스빗이 한국의 성장 동력으로 꼽은 것은 ‘기업가정신을 함양하라’는 등 전략이 대부분이었...
2023.03.22 17:47
-
한국은 미국에 '노(NO)'할 수 있는가
미국이 산업정책의 본색을 다시 드러냈다. 전기차 육성 등을 위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이어 미국 내 반도체 제조를 위한 칩스(CHIPS)법이 그렇다. 산업정책은 정부 개입을 일삼는 국가나 하는 하수(下手) 놀음이라고 비난하던 미국이 이럴 수 있느냐고 하겠지만, 역사적으로...
2023.03.08 18:07
-
경쟁의 본질은 관치(官治) 철폐다
“국민연금이 정치적 목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면 어쩌자는 것인가.” KT 차기 대표 선임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어이없는 광경과 주주가치 훼손에 뿔난 외국인 투자자의 목소리다. “3년만 하면 됐지, 왜 더 해?” 이게 권력의 의중...
2023.02.22 18:01
-
정치가 소프트파워 망칠까 두렵다
“미국인이 서로 다르다는 것은 재앙이 아니다. 미국 역사에서 단일한 국민적 정체성(identity)은 일반적인 상황도 아니었다.” 인종 문제, 분열과 분단, 양극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미국을 놓고 정치학자 새뮤얼 골드먼이 <내셔널리즘(국민국가주의...
2023.02.08 17:35
-
모든 게 무기요, 안보자산이다
지금은 전시(戰時)나 다름없으니 ‘항구적 전시경제체제’를 준비해야 한다고 누가 주장하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세계화는 끝났다고&...
2023.01.25 18:09
-
다음 게임체인저는 누구인가
“혁신은 경기 침체기에 속도를 내면서 무리를 이루다가 경제가 회복하기 시작하면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튀어 나가면서 새로운 기술 변화의 강력한 파도를 몰고 온다.” ‘국가혁신체제(national innovation system)’ 개념을 세운 영국의 경제학자 크리스토퍼 프리먼의 얘기다. 세계 최대 IT&midd...
2023.01.11 17:54
-
스타트업 무너지면 성장 빙하기 온다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은 위기란 단어에 ‘소생(甦生)’의 의미를 담았다.” 일본 여류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말이다. 고대 로마인에게 ‘인프라’는 수요가 확실해서가 아니라 수요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행하는 대...
2022.12.28 17:58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