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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려라 우리말

    • '모닥불'에 밀려난 '화톳불'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霜降, 10월 24일)’이 지나면서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어느새 ‘입동(立冬, 11월 8일)’을 일주일여 앞두고 있다. 절기상으론 이미 겨울의 문턱에 다가섰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는 이맘때 더 자주 오르내리는 말이 ‘불멍’이다. 타...

      2023.10.30 10:01

       '모닥불'에 밀려난 '화톳불'
    • 우리말 좀먹는 군더더기 '~바 있다'

      1926년, 일제의 억압에 신음하던 우리 민족은 조선어연구회(한글학회의 전신)를 중심으로 ‘가갸날’(한글날의 초기 명칭)을 제정했다. 우리말을 지켜내고 민족정신을 기르기 위해서였다. “우리 조선 문자는 세종대왕 훈민정음 서(序)에도 있는 바와 같이 ‘使人人易習 便於日用...

      2023.10.23 10:00

       우리말 좀먹는 군더더기 '~바 있다'
    • 영수회담의 '영수'는 '옷깃과 소매'에서 유래

      최근 ‘영수회담’이 불거져 나와 정쟁의 빌미가 됐다. 영수회담은 아주 가끔 언론을 통해 등장하는데, (국립국어원)에는 없고 고려대 에는 올라 있다. 일상의 언어가 아니기에 더 낯설다. 이 말이 정쟁을 부르는 까닭은 그 쓰임새에 대한 관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영수는 ...

      2023.10.16 10:00

       영수회담의 '영수'는 '옷깃과 소매'에서 유래
    • 접속어 줄이면 문장에 힘이 생기죠

      “공문식(公文式) 제14조: 법률·칙령은 모두 국문(國文)을 기본으로 하고, 한문으로 번역을 붙이거나 혹은 국한문으로 혼용한다.” 구한말인 1894년 11월 고종 칙령 1호가 공포됐다. 당시 개화파가 추진한 개혁운동의 일환으로, 이른바 ‘갑오개혁’을 뜻한다. 우리말 역...

      2023.10.09 10:00

       접속어 줄이면 문장에 힘이 생기죠
    • 주어와 서술어 일치시켜야 정확한 문장

      구한말 1895년 열강의 각축 속에 일단의 일본 자객이 경복궁을 습격해 명성황후를 죽이는 사건이 벌어졌다. 을미사변이다. ‘명성황후 시해사건’이라고도 한다. 누군가 이를 ‘명성황후 살해사건’이라고 했다면 무엇이 문제가 될까? ‘시해(弑害)’란 부모나 임금 등을 죽임을,...

      2023.09.25 10:00

       주어와 서술어 일치시켜야 정확한 문장
    • '이른바'를 쓰면, 문장의 객관성 높아지죠

      가) 북한의 열병식은 건군절(2월 8일)과 이른바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기념일·7월 27일)에 이어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다. 나) 북한의 올해 열병식 개최는 지난 2월 8일 75주년 건군절(조선인민군 창건일) 기념 열병식과 7월 27일 73주년 전승절(한국전쟁 정전...

      2023.09.18 10:00

       '이른바'를 쓰면, 문장의 객관성 높아지죠
    • 명사문 보다 동사문 쓰면 문장에 힘이 실려요

      가)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10일 오전 (…) 내륙을 관통해 북진하고, 11일 새벽 북한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나) 일부 국가 잼버리 대원들은 출국 일정을 미루고 한국에서 문화 탐방과 관광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023 새만금 세계 ...

      2023.09.11 10:00

       명사문 보다 동사문 쓰면 문장에 힘이 실려요
    • 관형어 남발, 문장 힘 빠지고 의미도 모호해져

      “올해 매출 목표는 5,500억 원이다. 3년 안에 매출 1조 원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다.” 한 중견 기업의 경영지표를 소개하는 인터뷰 중 한 대목이다. 우리의 관심은 두 번째 문장에 있다. 명사문 형태인데, 비정상적으로 쓰였다. “~브랜드로 키운다는 것이 (그의) ...

      2023.09.04 10:00

       관형어 남발, 문장 힘 빠지고 의미도 모호해져
    • 신어 '대립각'에서 파생된 유행어 '~각'

      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발언한 것은 약 5년 7개월 만으로, 한·미·일을 포함한 서방과 북·중·러는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다. 나) 여야는 4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최근 화제가 된, 북한의 ICBM...

      2023.08.28 10:00

       신어 '대립각'에서 파생된 유행어 '~각'
    • 상투어 '~에 따르면'은 문어체의 잔재

      문장을 힘 있게 쓰기 위해서는 ‘간결함’이 필수다. 상투적 표현은 특별한 의미 없이, 습관적으로 덧붙이는 말을 가리킨다. 일상 소통에서 상투어는 ‘친교적 기능’을 발휘하는 등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보고문이나 기사 문장 같은 실용문에서는 군더더기에 불과하다. 간결하게 끊어 쓸 때 ‘힘 있는 문장’이 나온다. 올여름 한반도를 할퀴고 간 태풍 ‘카눈’ 소...

      2023.08.21 10:00

    • '지나친 생략'의 함정을 조심하라

      ‘순살 아파트’가 한여름 폭염 못지않게 우리 일상을 강타했다. 이름도 생소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가 문제가 됐다. 무량판(無梁板)은 ‘없을 무(無), 대들보 량(梁)’, 즉 대들보 없이 기둥으로 하중을 견디는 건축물 구조 형식을 말한다. 그런데 그 기둥 안에 보강 철근을 빼먹은 게 확인되면서 입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다행히 정부는 발 빠르게 대처했다...

      2023.08.14 10:00

    • 오남용 늘고 있는 어미 '-다면'

      우리나라는 2017년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전체 인구 대비 만 65세 이상의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 진입도 눈앞에 다가왔다. 이에 따라 고령 빈곤이 사회적으로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덩달아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언론에서도 이와 관련한 보도가 부쩍 늘었다. “이미 중장년층이 된 사람들은 퇴직연금을 운용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 소극...

      2023.07.24 10:00

    • 인과관계 구문 '-어서다' 바로쓰기

      인과관계 구문은 엄격하게 써야 한다. 논리성을 드러내는 말이라 잘 쓰면 글의 합리성과 타당성,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글에 탄력성과 짜임새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잘못 쓰면 글의 흐름이 어색해지고, 글을 오히려 허술해 보이게 한다. 다음 뉴스 문장도 그런 점에서 주의...

      2023.07.17 10:00

       인과관계 구문 '-어서다' 바로쓰기
    • 인과관계 아닌데 '때문이다' 남용 곤란

      연초부터 화제가 된 챗GPT는 기존 인공지능(AI)이 한 단계 진화한 버전이다. 그동안 AI는 이런저런 실수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진왜란이 언제 일어났어?” “임진왜란아~ 엄마가 깨우지 않아도 스스로 일어난 거야.” AI의 실수 또는 한계 사례로 이런 게 꽤 많이 유포됐다. 대화의 맥락을 알아채지 못하고 기계적으로 대입하고 해석하는 데서 오는 오류다...

      2023.07.10 10:00

    • '처리수 vs 오염수', 과학은 왜 괴담에 밀리나

      지금 우리는 ‘언어의 시장’에서 경쟁하는 두 개의 말을 지켜보고 있다. ‘처리수 대(對) 오염수’가 그것이다. 이들은 서로 언중(言衆)의 선택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세력싸움을 하는 중이다. 어느 쪽이 살아남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두 말에는 이미 정치적 프레임이 ...

      2023.07.03 10:00

       '처리수 vs 오염수', 과학은 왜 괴담에 밀리나
    • 사과했을 때는 '사과했다'라고 쓰자

      차별금지법은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 중 하나다. ‘평등을 가장한 역차별’ 등 법안의 부작용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늘 있었다. 그런 까닭에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일곱 차례에 걸쳐 관련 법안이 나왔지만 모두 폐기됐다. “손해배상 조항을 포함하면서 차별했다는 지목을 받은 사람이 차별 피해에 대한 입증 책임을 지도록 했다.” 2021년 이즈음 당시 여권에서 차...

      2023.06.26 10:00

    • 관형어 남발이 가져온 일탈적 문장들

      2020년 10월 이건희 삼성 회장이 타계한 뒤 상속세와 관련한 쟁점 몇 가지가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그중 하나가 그가 남긴 미술품으로 상속세를 낼 수 있는지였다. 이 회장은 생전에 수집한 국보급 미술품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하고 떠났다. 하지만 우리 세법에서 미술품이...

      2023.06.19 10:00

       관형어 남발이 가져온 일탈적 문장들
    • "OO를 출범합니다"는 우리말일까?

      글쓰기에 앞서 ‘무엇을 담을까’를 궁리한다면 그것은 글의 ‘내용’을 생각하는 것이다. ‘어떻게 표현할까’를 고민한다면 이는 글의 ‘형식’을 헤아리는 것이다. 글의 내용과 형식은 동전의 앞뒤와 같다. 어느 하나라도 부실하면 좋은 글이 될 수 없다. 그 가운데 우리가 다루는 것은 주로 ‘형식’에 관한 얘기다. 형식이란 곧 어법을 뜻한다. 어느 정도 내용(글에 ...

      2023.06.12 10:00

    • 우리말 사각지대에서 건져올린 '알(R)'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기업 경영의 성패를 가를 필수적 개념으로 떠올랐다. CSR은 이윤 추구 활동을 넘어 기업이 지역사회 및 이해관계자들과 공생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윤리적 책임의식을 다하는 것을 말...

      2023.06.05 10:00

       우리말 사각지대에서 건져올린 '알(R)'
    • '주목을 끌다'는 어떻게 상투어가 됐나

      31조1000억 달러. 한화로 4경 원이 넘는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를 늘리기 위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올해 우리나라 예산이 600조 원이 조금 넘으니 그 60여 배, 상상이 안 되는 액수다. “한때 타결 가능성을 내비쳤던 미국 정부의 부채 한도를...

      2023.05.29 10:00

       '주목을 끌다'는 어떻게 상투어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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