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arte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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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부' 속 오페라 음악이 전하는 감동
“친구는 가까이 두어라. 그러나 적은 더 가까이 두어라.” 속담처럼 너무나도 유명한 이 말은 나의 인생 영화 중 하나인 ‘대부2’에 나오는 마이클 콜레오네(알 파치노 분)의 대사다. ‘좋아하는 영화의 명대사를 말해주세요’라고 누군가가 물어보면 바로 떠오르는 대사 중 하...
2023.07.0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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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의 포탄 소리가 녹음된 앨범
역사에서 사라질 뻔한 하프시코드(쳄발로)를 살려낸 피아니스트이자 하프시코드 연주자인 완다 란도프스카는 유대인이었다. 2차 대전 발발로 1940년 그가 파리를 떠나 미국으로 피신하기 직전에 녹음한 ‘스카를라티 소나타 앨범’에는 믿을 수 없는 소음이 음악과 함께 녹음됐다....
2023.07.0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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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틀레극장에 오른 AI 오페라 '미러'
지난달 21~23일 프랑스 파리의 샤틀레극장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오페라가 열렸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노래를 부르는 안드로이드가 승려와 함께 노래를 부르는 형식의 공연이었다. 공연을 처음 접한 것은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서였는데 오케스트라에 둘러싸여 로봇이 노래...
2023.07.0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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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는 팔만 잘 휘저으면 된다고?
“지휘자는 뭘 하는 걸까?” “굳이 지휘자가 필요할까?” 매우 일반적이고 뻔하디뻔한 질문 같지만, 생각해볼수록 중요한 질문이라 여겨집니다. 저의 직간접 경험을 토대로 떠올려보자면 아우라 인품 덕목 눈치 센스 유머 자신감 그리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심 등이 중요한 요소...
2023.07.0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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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 달라졌다
서양 음악의 본고장이자 중심에서 그 문화와 언어에 적응하는 동안 우리는 차라리 한국 사람임을 잠시 잊어야 그들의 리그에 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한국인임을 당당히 드러내고 우리의 방식을 적용하고 접목해도 좋은 시대가 왔다. 세계 무대에서 우리에게 거는 ...
2023.07.0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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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그린 선…무심한 듯 아름다운 편병
‘분청사기조화기하문편병’처럼 이렇게 추상적인 문양이 전면에 대담하게 시문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그래서 편병의 이름에 ‘기하문’이 들어가게 된 것이다. 아무렇게나 삐뚤게 그려진 선에서는 거침없이 내려그은 속도감이 느껴지고, 여기저기 빈 공간과 아래쪽에 갑자기 등장한 원...
2023.06.3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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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 박수' 좀 치지 말아주세요
죽음을 상징하는 결말을 지닌 곡들은 연주가 끝난 뒤에도 지휘자나 연주자들이 한참 침묵을 이어간다. 이런 침묵을 함께하는 체험은 예술을 넘어 종교적이라고 할 만하다. 그런 감동을 산산조각 내는 것이 때 이른 박수다. 뜻있는 청중은 이런 경우를 ‘안다 박수’라 부르며 비난...
2023.06.2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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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머미술관 장식한 붉은실 300㎏
해머미술관 행사에서 더욱 감동을 준 것은 미술관에 들어서자마자 첫 번째 만나는 시오타 치하루의 대형 설치작품이었다. 그가 이번 작품에 사용한 가느다란 붉은 실의 양은 무려 800파운드(약 363㎏)에 달했는데, 그런 엄청난 규모의 작품은 당연히 작가의 특별한 예술적 재...
2023.06.2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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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글쭈글 '추한 여공작'은 누구였을까
매력적이지 않은 외형을 도덕적 타락의 증거처럼 보는 르네상스적 태도는 현대적 기준에서 대단히 부적절하게 읽힌다. 하물며 그 외형이 병으로 인해 얻어진 것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미의 기준과는 거리가 먼 ‘추한 여공작’의 상반신을 보면 이마, 눈썹뼈, 턱관절, 쇄골 등의 ...
2023.06.2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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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 위 푸른 바다, 테이블 위엔 거북이!
빛의 축제 ‘비비드 시드니(Vivid Sydney)’를 보기 위해 호주 시드니를 방문한 작년 이맘때, ‘6 Head 1788’이라는 레스토랑에서 테이블과 플레이트 위에 투영되는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오감을 사용해 식사를 즐기는 이머시브 다이닝(Immersive Dini...
2023.06.2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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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팀파니' 사건을 목도한 그날
클래식 음악과 관련해 큰 화제를 모은 영상이 있다. KBS교향악단 유튜브 채널에 올려진 “[긴급]중요한 공연 중 팀파니가 찢어졌습니다”이다. KBS향이 엘리아후 인발 지휘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1번 ‘1905년’을 연주하던 도중 일어난 사건이다. 2악장에서 팀파니의 ...
2023.06.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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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시선'의 눈빛은 어떤 모양일까
임춘희는 눈(目)에 진심인 작가입니다. 초기엔 눈 형태를 연속 복제하거나 공허한 눈들이 떠다니는 의식 너머의 풍경 같은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그러다가 눈에 마음을 담기 시작합니다. 눈과 마음이 만나는 많은 작품 중 ‘정직한 시선’이라는 제목이 재미납니다. 과연 그 눈...
2023.06.2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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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신은 바이올리니스트, 하반신은 엄마
중요한 공연을 며칠 앞두고 자투리 시간에 연습하고 있을 때, 막 걸어 다니기 시작한 쌍둥이 딸들이 다리에 매달려 칭얼거린다. 상반신이 슈베르트와 대화하는 동시에 하반신은 쌍둥이에게 점령되고 머리는 두 상황을 한꺼번에 처리하고 있다. 이런 난장판과 뒤엉킴은 여전히 비일비재하다. 바이올리니스트 이문영의 ‘아무튼 바이올린’ 이토록 쿨한 진이는 '국봉관 최고의 스...
2023.06.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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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콘서트의 '터줏대감'이 된 피아노
수많은 피아니스트의 손길을 거친 하우스 콘서트의 역사이며 상징이다.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이 피아노를 연주했다. 아마도 우리 피아노를 가장 잘 이해하는 연주자일 것이다. 손열음은 피아노를 교체하지 말고 조금씩 수리하며 사용하면 훨씬 좋아질 거라고 조...
2023.06.1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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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을 읽지 않는 당신에게
시(쓰는 이)의 이론, 시론(詩論)은 물론 시인이 쓴다. 무엇을, 또 어떻게 쓰는가를 포괄해 왜 쓰는가에 닿는 글이다. 요컨대 왜 시를 쓰는지에 대해 쓰는 글인 것이다. 그러면 결국 이런 물음이 남는다. 그런 글을 뭐하러 쓰는 거지? 난다출판 편집자 김동휘의 손을 내민다는 것, 손을 잡는다는 것‘영화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답변과 같은 연출자...
2023.06.1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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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아 콤플렉스'에 빠진 고흐
사랑하고 사랑받는 평범한 연인들의 사랑이 고흐에게는 왜 이토록 어려운 것일까? 고흐가 이렇게 힘든 사랑을 반복적으로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불쌍한 여인에게 끌렸다. 심리학자들은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 끌리는 이유를 ‘메시아 콤플렉스’, 즉 구원자를 자처하는 심리라고...
2023.06.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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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파국의 가장자리에 있다
지휘자가 모든 비트를 주지 않으면 연주자들은 굉장히 긴장한다. 최악의 경우 악기 간 박자가 완전히 떨어져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아름다움은 파국의 가장자리에 있다고 하지 않던가. 조심스럽고 슴슴한 이야기의 농도가 곡의 전개와 함께 짙어져 짜릿한 절정에 다다르면 무대와 ...
2023.06.1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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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조각의 신세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작품성은 각종 영화제의 화려한 수상 이력에서 알 수 있다. 영화의 모든 장점은 주인공 ‘귀도’로부터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시에 갓 상경한 시골뜨기 총각은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조차 미소를 잃지 않을 뿐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
2023.06.1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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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arte 칼럼] 시골뜨기 '귀도'가 보여준 아름다운 인생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작품성은 각종 영화제의 화려한 수상 이력에서 알 수 있다. 영화의 모든 장점은 주인공 ‘귀도’로부터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시에 갓 상경한 시골뜨기 총각은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조차 미소를 잃지 않을 뿐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
2023.06.1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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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한다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말을 들으면 머릿속 공장이 갑작스레 가동되는 느낌이다. 평소엔 전혀 돌아가지 않아 굳어버린 톱니바퀴들에 급히 윤활유를 칠하고 부지런히 태엽을 감는다. 좋은 교훈을 주면서도 그 자체로 듣기 즐거운 이야기가 끝내 떠오르지 않아 결국 좌절한다. ...
2023.06.0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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