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훈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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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장하준, 그리고 시장경제의 적들
시장은 비인간적이고 차갑고 익명적이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이 물건을 만들거나 가게를 열었다는 이유로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다. 가격, 품질, 디자인, 취향, 만족도를 철저히 따진다. 그런 연유로 시장 거래는 효율적이고 합리적이고 자유로우며 지속 가능하다. ‘1원 1표’...
2023.06.0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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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경제강국 좀먹는 악당들
도둑들이 너무 많다. 대도(大盜) 전성시대다. 개발경제 시대의 신출귀몰, 조세형은 차라리 소박했다. 나랏돈, 회삿돈, 고객돈 가리지 않고 빼먹는다. 얼마 전 감사원에 적발된 시민단체들은 정부 보조금을 골프, 자녀 유학비, 가족·지인 월급으로 착복했다. 윤미향 횡령 건은...
2023.05.2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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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도 친일도 아닌 용일(用日)의 시간
“마음이 아프다(心が痛む思いだ)”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사과는 현시점에서 최대치였다고 본다. 이 표현을 일본어 용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죄악감이나 미안함 등으로 참을 수 없이 괴롭다’고 나온다. 일본어 전문가들은 ‘정치 여건상 정부 차원의 사죄를 하진 못하지만, ...
2023.05.1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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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對) 중국·일본 동시 무역적자 시대
4월 대중 무역적자가 또다시 20억달러에 육박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단기적 우려에 앞서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확인해야 할 것이 많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의 대일본 무역적자와 대중국 무역흑자 규모는 거의 같다.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된 대일 무역적자는...
2023.04.2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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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벚꽃놀이도 좋지만…(下)
먹고살 만해지면 두 가지 마음이 고개를 든다. 더 잘살고 싶은 마음, 더 놀고 싶은 마음이다. 이율배반적이다. 얼마 전 모기업 창업 2세가 아버지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요즘 직원들 출근이 너무 늦다. 휴가도 많이 가는 것 같고….&...
2023.03.3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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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벚꽃놀이도 좋지만…(上)
벚꽃놀이가 절정이다. 윤달이 낀 탓인지 절기를 놓친 매화 산수유 개나리들이 두서없이 개화한다. 거리와 산야의 꽃구경 행렬로 주말 고속도로는 만원이다. 일본 관광 행렬도 북새통이다. 여행수지 적자가 매일 벚꽃처럼 흩날려도 멈출 줄 모른다. 일본이라면 바득바득 이를 가는 ...
2023.03.2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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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家 상속 분쟁에 대한 단상
동업을 끝까지 유지하는 일은 어렵다. 이익과 손실을 나눌 때나 사업 환경이 바뀔 때마다 어떤 형태로든 신뢰 테스트를 겪는다. 가장 큰 위협은 사업 방향성과 미래 비전에 대한 불화다. 권한과 책임이 비슷해도 생각과 의견이 다르면 동거 체제는 와해된다. 1947년 락희화학...
2023.03.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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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때리는 정부, 왜 '월급쟁이 증세'엔 말이 없나
“아무런 혁신 없이 떼돈을 번다.” “이자 장사로 돈 잔치를 벌인다.”정부가 지난 몇 달간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며 은행을 향해 쏟아낸 비난이다. 글로벌 금리 상승을 틈타 손쉽게 벌어들인 수익으로 보너스 대박을 터뜨린 은행들은...
2023.03.0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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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죄송하다'…셀프 면죄부의 언어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벌금형 판결을 받은 윤미향 의원을 향해 “그동안 의심해서 미안하다”고 용서를 구한 것은 블랙코미디 같은 장면이다. 마치 헤어진 연인들이 서로 오해를 풀고 예전의 다정함을 찾아가는 듯한 스토리 라인이다. 하지만 드라마가 아...
2023.02.1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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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않는 청년들
해외 유학생들이 국내로 돌아오지 않는 현실과 의과대학을 가기 위한 서울대 공대생들의 자퇴 행렬, 대기업 중도 퇴사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것과 SK텔레콤이 주 4일제 근무를 도입한 것은 모두 하나의 세태로 겹친다. 높은 보수와 안락한 생활을 중시하는 현세적 가치관의 ...
2023.01.3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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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아웃에 대한 유토피아적 상상력
오늘 글의 키워드는 유토피아(utopia)다. 다소 뜬금없을 수도 있다. 불안한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작동하는 착안점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큰 고민은 피크아웃(peak out) 가능성이다. 경제 성장과 문화 융성이 정점에 달한 만큼 지금부터...
2023.01.1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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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그 머나먼 여정
얼마 전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 기술 구현에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실토한 것은 한국 산업계가 가슴을 쓸어내릴 만한 일이다. 비슷한 시기 애플카 출시가 미뤄졌다는 블룸버그 보도도 마찬가지. “애플 경영진은 핸들과 페달 없이 완전자율 기능을 구현하는 것...
2022.12.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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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는 물류도, 세상도 바꾸지 못한다
화물연대 힘의 원천은 배타적 운송권이다. 운송은 원래 권리가 아니라 고객사에 대한 의무다. 굳이 권리라고 주장하고 싶으면 의무 이행을 전제로 해야한다. 단순한 용역계약이 엄청난 완력으로 뒤바뀐 것은 민노총 차원의 결집과 기획력, 물류 마비로 엄청난 피해를 보는 산업현장...
2022.12.0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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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거취 숙고할 때 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권을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딱 하나다.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지지자들은 이 대표의 도덕성이나 과거 이력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이들의 관심과 기대는 정권 탈환을 위한 이 대표의 돌파력이다. 숱한 정치...
2022.11.2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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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투자로 열어젖힌 배터리 신세계
돈은 똑똑하다. 가끔 과속하는 경우가 있어도 방향성만큼은 확실하게 보여준다. 요즘 극적으로 주가 등락이 엇갈린 업종은 전기자동차 배터리산업. 지난 8월 12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미국 의회를 통과한 이후 세계 1위인 중국 CATL 시가총액은 247조원에서 190...
2022.11.0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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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언제나, 정치는 경제를 망치나 <下>
경제기자를 하면서 가장 놀랐던 기억 중 하나는 2018년 8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당장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보건복지부 보고에 퇴짜를 놓으면서였다. 당시 고갈 시기가...
2022.10.2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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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언제나, 정치는 경제를 망치나 <上>
정치는 본질적으로 비(非)시장적, 아니면 반(反)시장적이다. 무지하거나, 관심이 없거나, 아니면 지배하려고 한다. 시장은 기업의 탐욕과 소비자의 욕구를 질서정연하게 삭감하지만 권력은 스스로 욕망을 절제하는 법이 없다. 그래서 시장 침탈에 대한 정치적 시도가 끊이지 않는...
2022.10.2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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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과 억지로 세상을 뒤엎는 친일몰이
또 친일(親日) 논쟁이다. 너무 수준이 낮아 지겨울 만도 한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불을 지피자 온 나라가 화염에 휩싸인다. 콩을 팥이라고 우겨도 철석같이 믿는 사람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참 궁금하다. 도대체 무엇이 친일인가. 친일은 어떤 주장이나 행동이...
2022.10.1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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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하는 환율 앞에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은 그 자체로 모두 문제적이지만, 굳이 해결 우선순위를 꼽으라면 환율이다. 환율이 잡혀야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압력이 완화되고 외국인 매도세도 진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미국발 금융긴축에 따른 강달러다. 세계적 금리 발작을 야기한 근원인 미국...
2022.09.2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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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감세라는 이름의 혐오 캠페인
금수저, 흙수저는 태생적 불평등을 비꼬는 말이지만 불공정의 증거는 아니다. 우리 모두는 태어날 때 어떤 선택권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모의 좋은 유전자를 받는 것,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고 교육받는 것 모두 우연의 소산이다. 국가가 가난한 청년에게 해줄 수 있는 ...
2022.09.1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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