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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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음 알다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밀레니얼입니다
2000년 1월 1일 0시 0분 1초, 대한민국 최초의 ‘밀레니엄 베이비’가 탄생했다. 우리말로 ‘즈믄둥이’. 한 해 전부터 무려 국가 차원에서 ‘새천년준비위원회’라는 대통령 직속 기구가 만들어졌고, 당일에는 전국 주요 산부인과 분만실에 실시간 카메라와 인터넷 중계 시...
2023.08.2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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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의 '소나기'가 수록된 단편집은 김환기 그림으로 싸여 있다
작년 가을, 아내와 함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에 있는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 다녀왔다. 그곳은 만추의 절정이 온산을 휘감고 있는 풍경 한 자락을 뒤집어쓴 채 고즈넉이 자리 잡고 있었다. 양지바른 곳에 나란히 누워 있는 황순원 선생 내외분의 유택(幽宅)에 들러 참배...
2023.08.2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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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으로 견뎌내는 지독한 여름
이 무더운 여름은 언제 끝날까. 점심시간에 카페에 갔다가 다시 회사로 돌아오는 일만으로도 등이 땀으로 젖고 그렇게 젖었다 마르기를 반복한 옷에서는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만 같다. 나한테 이상한 냄새 나지 않느냐고 확인받고 싶지만 상대가 “약간요…….”라고 대답해 버린다...
2023.08.2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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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에 숨겨져 있다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의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신비한 이유처럼….” 1998년에 발표된 가수 강산에의 노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은 이렇게 시작된다. 외환 위기가 닥친 시점에 이 노래는 중장년 세대의 ‘노래방 18...
2023.08.25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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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의 행운을 낚아채는 방법이 담겼다는 '역행 사고' [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의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신비한 이유처럼….” 1998년에 발표된 가수 강산에의 노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은 이렇게 시작된다. IMF 외환 위기가 닥친 시점에 이 노래는 중장년 세대들의 ‘노...
2023.08.2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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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문처럼, 고슴도치처럼 어린 시절을 보낸 어른들에게
주인공을 사랑하게 될 때 픽션은 현실이 된다. 이 책의 후반부에 이르러 책상에 앉아 교정지를 붙들고 눈물을 훔치는 편집자를 상상했다. 파란 펜 자국이 방울방울 번지는 종이 더미에 숨어서.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많은 문학 편집자가 그런 경험을 한다. 좋은 원고를 받아서 인...
2023.08.2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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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벽돌책 끼고 다니는 아저씨…"감당 못할 슬픔도 독서로 이겼다"
○ 왜 읽는 것인가? 우연히 같은 부서에 배치 받은 동료가 묻습니다. “이런 얘기를 들었어요. ‘그 아저씨 진짜 책 읽는 게 맞아? 그냥 들고만 다니는 것 아니야?’” (그 아저씨는 저를 가리킨 것입니다) 혹한이나 폭염 속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 책을 읽는 장면은 마치...
2023.08.2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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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되는 귀신 이야기를 귀신같이 풀어내는 작가 조예은
여름에는 귀신 이야기가 최고다. 귀신은 무섭고, 무서우면 서늘해지니까. 그런데 과연 그런가? 이야기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활약하는 귀신은 보통 깊디 깊은 한이 서려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 한국인에게 특히 두드러진다는, 다른 언어로는 제대로 번역하기도 어렵다는 정서, 한...
2023.08.2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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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을 걷는 필리핀의 '공주 춤', 남을 믿어야만 출 수 있는 춤
필리핀 전화영어 선생님 닉은 왕년에 댄서였다. 난 그의 수업을 좋아하지만 수업을 자주 신청하지는 않는데 그가 이야기를 시작하면 시간이 다 가서 스피킹이 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입담이 그리워 다시 수업을 신청하게 된다. 닉은 왕년에 댄서였다. 그의 어머니가 댄...
2023.08.2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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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때 더 다정한 쪽이 덜 사랑한 사람이다"
문학평론가 허윤진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호머를 비롯한 음유시인의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 우리가 프랑스의 옛 음유시인들인 트루베르나 트루바두르처럼 음악적인 언어로 세상을 표현하고 공감을 얻고 문화적인 보편 상징이 될 수는 없다. 시조를 읊음으로써 현실의 정치 사상...
2023.08.2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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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제도 해소하고 돈도 버는 비즈니스가 있다는데…
기후 변화, 불평등, 전쟁, 그리고 팬데믹과 같은 외부적인 영향으로 자본주의 경제 질서에 균열이 생기고 있으며, 자본주의 내부로부터의 붕괴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위기’라는 단어로는 현재의 긴박하고 절실한 상황을 제대로 담아낼 수 없다. 지금은 세계 곳곳에서 날카로운...
2023.08.1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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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업계의 화제… '사회 문제도 풀고 돈도 버는 비즈니스' [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전 세계의 여러 설문조사에서 확인되듯, 자본주의 체제에 사는 사람 대부분은 현재의 자본주의가 문제투성이며 득보다 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기후 변화, 불평등, 전쟁 그리고 팬데믹과 같은 외부적인 영향으로 자본주의 경제 질서에 균열이 생기고 있으며, 자본주의 내부로부터...
2023.08.1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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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졸업하는 동료에게 <작은 나무>를 선물로 건넸다
인간은 인간의 인생을 나무에 빗댄다. 유년은 묘목 같고, 청년은 벚나무 같고, 중년은 단풍나무 같고, 노년은 백설 맞은 소나무 같고, 한 사람의 죽음은 고목이 사라진 이후의 흔적을 닮았다. 나무의 사계와 인간의 사계가 닮아서인지, 나무가 그리는 풍경은 내 정서의 안쪽에...
2023.08.1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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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똑바로 보고 싶다면, 가끔 안경을 벗어던져야 한다
나는 처음 시력 검사를 했던 6살 때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선천성 난시와 약간의 근시가 있었던 탓이다. 안경을 쓰는 일은 여러모로 거추장스러웠지만, 그걸로 보는 세상은 쨍하게 선명했다. 게다가 나이를 먹을수록 시력은 점점 나빠지고 안경알은 점점 두꺼워졌다. 눈 아낄 ...
2023.08.14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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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이 단 한번 뿐이어서 다행인 신박한 이유?!”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보다!” 자신의 처지나 노력에 비해 지나치게 과한 보상이 주어진 경우에 흔히들 이렇게 말합니다. 물론 자신에게 주어진 보상이 지나칠 정도로 과하진 않다면 이렇게 말하기도 하지요. “최소한 전생에 나라를 구한 큰 무리들 중 하나는 되었나 보다!” ...
2023.08.1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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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지만, 두려움만은 아니다… 소설 <조금 뒤의 세계 3>
▶조금 뒤의 세계 ▶조금 뒤의 세계 2 남자에게 팔이 잡혀 끌려갈 때, 그녀의 내면에서는 두 가지 미래가 서로 뒤섞인 채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술 취한 아버지가 그의 말을 듣고 자신의 뺨을 때리는 미래와 그가 잡은 손을 놓고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미래. 앞의 ...
2023.08.1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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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 폭탄을 준비하라”… 전쟁에서 진실은 필요없다 [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한 전쟁이 1년 6개월 넘어서까지 진행 중이다. 대다수 군사전문가는 러시아의 압도적인 전력 우위로 인해 전쟁이 쉽게 끝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우크라이나의 반격은 만만치 않았다. 그리고 이제 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2023.08.1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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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기 있는데 무슨 재미로 외국어 배워? 배우는 재미로
자동번역기에 대한 의존도가 날로 커져간다. 신통치 않은 어학 실력을 덮어주고 업무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니 어찌 고맙지 않으랴. 성능이 진일보하여 사전 검색과 자동번역문장 교열의 노역에서도 해방될 날을 기대한다. 하지만 한편으론 찜찜하다. 결국 결과물을 손봐야 하는 ...
2023.08.1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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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한 일을 하기보다는 차라리 당하는 편”
처음 원고 청탁을 받았을 때 기자는 탐나는 책을 꼽고 탐나는 이유를 적어달라고 했다. 저는 탐나는 책이 없는데요, 그렇게 말은 안 했지만 그렇게 생각했다. 말은 탐나는 책이라고 하면서 리뷰에 가까운 글들을 써서 보낼 때마다 드는 생각은 편집이라는 행위와 탐내기가 약간 ...
2023.08.0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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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방방곡곡의 '헌책방' 맛집을 소개합니다
책의 첫 장을 넘기자 밤새 고민했을 한 문장이 정성스럽게 적혀있다. 날짜와 받는 이의 이름까지 정성스럽게. 마음에 드는 문장에는 밑줄을 긋고 느낌까지 꼼꼼하게 적어 둔 메모. 다 읽지는 못했는지 책 중간쯤에 꽂혀 있는 빛 바랜 책갈피는 이 책의 주인이 어느 시절에 어느...
2023.08.0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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