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칼럼
-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는 생의 마지막 길을 나선 사람들
클래식의 노래는 크게 오페라 아리아와 예술가곡으로 나뉜다. 독일의 리트(Lied)가 예술가곡의 으뜸 자리다. 리트는 반드시 예술성 높은 시詩에 바탕을 둔다는 점에서 보통 노래 게장(Gesang)과 구별된다. 아리아가 구조적으로 외적인 감정 표출이라면, 리트는 감정의 내...
2024.08.21 09:55
-
날씨야 네가 아무리 더워봐라, 내가 바캉스가나, 집에서 클래식TV 틀지
무더운 날씨가 관객도 연주자도 힘들게 하는 요즘이다. 습도를 아무리 잘 조절하더라도 공연장은 평소보다 습할 수밖에 없는지 습기로 인해 시야가 뿌옇기까지 하다. 연주자는 물론 악기의 컨디션, 소리의 전달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테다. 관객 입장에서도 여간 괴롭지 않다. 연...
2024.08.19 09:46
-
나폴레옹이 전장을 누비던 시절, 병사들과 나눠 먹은 음식들
“뭐부터 먹을까?” 2016년 부산시향과의 첫 만남을 위해 부산에 도착하여 호텔에 짐을 내려놓고 내 입에서 툭 튀어나온 첫 말이었다. 궁금했던 부산이라는 도시와도 첫 만남이어서 조금 설레였다. (어렸을 적 들린 적이 있지만 기억이...
2024.08.13 12:23
-
빈민가에 클래식을 :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의 끝나지 않은 기적
더 많은 대중이 클래식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의 노력과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클래식의 대중화를 넘어 음악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에 일조하려는 문화예술 프로그램과 운동을 볼 수 있다.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El Sistem...
2024.08.02 09:41
-
세상 소름 끼치는 밤의 여왕 "지옥의 복수심이 끓어오르네"
‘클알못’들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클래식 중에 좋아하거나 아시는 노래 있나요?” 여성들은 대개 이런 반응이다. “밤의 여왕이던가? ‘마적’에서 아주 높이 올라가는 노래요.” 아저씨들...
2024.07.31 23:55
-
주먹으로 건반을 내리친 임윤찬의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은 최근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리사이틀 무대에 올려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작품입니다.임윤찬이 이 곡을 연주한 국내 리사이틀 공연은 당시 티케팅의 관문을 넘지 못한 많은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큰 좌절감을 안겨주기도 하였는데, 반갑게도 아래...
2024.07.25 10:23
-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에 다가서는 몇 갈래의 길
공연을 기억해보며 다가서는 길새로운 세기가 시작되던 2000년은 21세기의 시작이라는 의미와 더불어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바흐 서거 250주년을 기리는 다양한 음악회들이 기획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1998년에서 2003년까지 진행되었던 ‘강충모 바흐 피아노 음...
2024.07.18 16:28
-
뉘엿뉘엿 해가 질 무렵 '베를린의 공기'가 들려오면 2만명이 휘파람을 부는 거지
발트뷔네! 베를린 시내 어디에서도 탈 수 있는 S반(철도)을 타고 피헬스베르크(Pichelsberg)역에서 내려 십분 가량 걸으면 울창한 숲이 펼쳐진다. 숲속을 거닐면 만나게 되는 거대한 원형 극장, 그곳은 바로 발트뷔네(숲의 극장)다. 테크노 음악 ...
2024.07.17 10:32
-
히사이시 조, 비엔나에서 교향곡으로 전하는 동화적 상상력
캐릭터들이 비엔나 거리를 행진하는 동화적 교향곡히사이시 조 (譲久石, Joe Hisaishi)는 일본 뮤지션 중에서 故 류이치 사카모토(坂本龍一, Ryuichi Sakamoto)만큼 국내 음악 팬들에게 존재감이 크다. 1980년부터 현재까지 나온 일본의 수많은 애니메이...
2024.07.16 09:37
-
피아니스트 박상욱, 어린아이 같은 얼굴과 부드러운 선이 좋았다
내가 2022년에 열었던 사진전 <카니발>은 로베르트 슈만의 피아노곡 <카니발 Carnaval, Op. 9>를 소재로 삼았다. 이 작품은 모두 22개의 곡으로 이루어진 일종의 모음곡인데, 나는 여기서 ‘스핑크스’와 ‘파가니니’...
2024.07.01 11:03
-
한달 내내 이어지는 줄라이 페스티벌에 포스트잇이 없었다면
하콘의 시계는 7월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여름마다 열리는 특별한 축제 ‘줄라이 페스티벌’을 위해서다. 7월 한 달간&nbs...
2024.06.30 10:21
-
피아노 한대, 두 사람, 네개의 손, 스무개 손가락 그리고 무한 감동
덕후답게 유튜브 알고리즘은 클래식 음악과 관련된 최신(!) 소식을 부지런히 추천한다. 저작권을 가진 방송사만이 구현할 수 있는 ...
2024.06.21 15:42
-
가와사키홀에 피어오른 조성진의 라벨: 이토록 우아하고 정교하다니
조성진이 라벨 곡들만으로 리사이틀을 한다니! 지난 2월 임윤찬 도쿄 리사이틀을 다녀온 뒤 이 스케줄을 알게 됐다. 다시 도쿄행 비행기표를 끊지 않을 수 없었다. 파리에서 미셸 베로프를 사사한 조성진은 베토벤, 슈베르트, 라흐마니노프, 리스트 등으로 ...
2024.06.20 17:56
-
희음이는 엄마와 다녀왔던 키즈 콘서트를 딸과 다녀왔습니다
Episode 1. 희음(喜音). 기쁜 음악일 수도 혹은 너무 하얀 피부를 가지고 태어나 붙여진 이름일 수도 있는 아이. 첼로를 좋아하는 희음이는 일곱 살이 되었을 때 엄마와 함께 처음으로 ‘키즈 콘서트’를 갔다. 그리고 생상스의 작품 '동...
2024.06.20 14:37
-
토크쇼에 모습 드러낸 임윤찬이 즉석에서 연주한 어떤 곡
늘 화제를 몰고 다니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최근에 JTBC의 '고전적 하루'라는 프로그램의 토크쇼에 출연하였습니다. 그 때&nbs...
2024.06.13 10:00
-
은은하고 깔끔한 체코 맥주 부트바이저, 어쩜 드보르자크 같을까
생각해보면 드보르자크(Antonín Leopold Dvořák)를 좋아한 것은 그가 서양음악사 안에서 정신이 건강한 사람 중 하나여서가 아니었다(차이콥스키, 슈만, 말러, 모차르트, 바그너 등등에 비교하자면 말이다). 지난 시간을 돌이...
2024.05.31 18:05
-
창문 없는 한 평 사무실에서 화재도 이겨낸 '하콘'의 어떤 여정
며칠 전 사무실 이사를 했다. 2012년에 첫 사무 공간이 생긴 이래로 벌써 다섯 번째 이사다. 약 2년에 한&nbs...
2024.05.31 15:34
-
<퓨리오사> 떠받치는 3개의 신화와 신화를 녹여낸 클래식
148분 동안 도파민 내뿜게 하는 영화 <퓨리오사: 매드 맥스 사가>세계 종말 이후를 뜻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를 정립했다고 일컬어지는 영화 <매드 맥스> 시리즈는 호주 출신 조지 밀러(1945~ ) 감독의 순수 창작물로 1980...
2024.05.30 10:50
-
‘우리 시대 바그너’ 존 윌리엄스의 영화음악에 숨 죽인 객석
인류 최초의 영화음악가는 누구였을까. 영화 이전의 사람이지만, 리하르트 바그너라고 나는 생각한다. 1876년의 바이로이트 축제극장은 객석을 완전히 깜깜하게 만들었다. 오케스트라 피트도 일부는 무대 밑으로 넣고 일부는 덮개로 가려서 관객의 눈에 보이지 않도록 했...
2024.05.29 10:44
-
사진에서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만 빼고 다 지워버릴테야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은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종신 악장으로 오케스트라뿐 아니라 실내악 연주자나 솔리스트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향 정기공연에서 오케스트라 객원 악장으로 다시 만났는데 여전히 반갑고 정겨웠다.박지윤을 만났을 때 갑자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2024.05.28 10:53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