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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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죽음' 직감했다…"레퀴엠, 나를 위한 진혼곡이 되겠구나" [김수현의 마스터피스]
“결국 나를 위한 진혼곡이 될 것 같구나.” 1791년 12월 4일. 오스트리아 출신의 천재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병색이 완연한 모습으로 울음을 터뜨렸다. 자신이 작곡 중이던 '레퀴엠' 중 '눈물의 날(라크리모사)' 선율이 귓가에 들려온 때였다. 모차르트...
2023.06.0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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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불친절한가
얼마 전 프랑스의 한 실내악 축제에 참가했을 때 일이다. ‘모차르트’를 주제로 한 듀오 리사이틀로,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에 이어 내가 1부에서는 모차르트의 가곡을, 2부에서는 그의 오페라 아리아들을 노래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가곡은 주로 독일어, 오페라 아리아는 이탈리...
2023.05.3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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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는 예술이란 비포장도로를 스스로 개척하는 존재다
내내 바빴던 지난 5년, 특히나 바빴던 올해 2023년, 여러 큰 일들을 겪고 잠깐 숨 돌릴 시간이 생겨, 단 한번도 크게 돌아보지 않았던 지난 날들을 회상해보았습니다. 22년 전 2001년, 초등학교 입학 후 학교앞 피아노 학원을 다니던 도중 ㅡ연습은 안하고 이상한것...
2023.05.2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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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뮤즈는 누구? '불멸의 연인'을 다시 생각하다
베토벤이 남긴 걸작 가운데는 '불멸의 연인'과 관계가 있는 음악들이 적지 않습니다. 과연 누가 베토벤의 '불멸의 연인'이었는지에 관하여는 베토벤의 후원자이자 친구였던 프란츠 브렌타노(Franz Brentano)의 부인이었던 안토니 브렌타노(Antonie Brentano...
2023.05.2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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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은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에 3악장을 쓰지 않았다
베토벤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 30, 31, 32번, 그 클래식의 무대 ‘왜 베토벤은 피아노 소나타 작품 111번에서 제3악장을 쓰지 않았는가?’ 사진: 마스트미디어 제공 소설가 토마스 만의 작품 의 등장인물인 말더듬이 크레추마어가 위 주제로 열띤 강연을 하는 장면이 너...
2023.05.2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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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연주가 꼬이는 날, 난 하드락 명반 RATM을 듣는다
하루종일 소리의 질감을 갖고 씨름을 해야 하는 날이 있다. 들꽃잎처럼 여린 소리와 그 꽃의 줄기처럼 강인하게 이어져야 하는 라인의 상반된 의지가 완벽한 비율로 공존해야 하는 슈베르트 판타지의 오프닝을 붙들고 머리를 싸매는 나날들이 그렇다. 활 털이 아슬아슬하게 줄을 간...
2023.05.2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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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며 배우며 [황수미의 노래의 날개 위에]
얼마 전 우리나라 성악계의 큰 스승이셨던 테너 박인수 선생님이 영면에 드셨다. 제자들을 향한 애정이 넘쳐흘렀고 어린 학생들도 예술가로 존중을 해주시는 분이라 익히 들었다. 그래서인지, 출신 학교를 막론하고 그분의 넋을 기리는 추도예배에 수많은 성악가들이 모였다고 한다....
2023.05.1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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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버려" 모욕당한 협주곡…인류가 사랑하는 명작으로 살아나다
전 세계에서 6억 권 넘게 팔리며 성경 이후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해리포터 시리즈’는 12개 출판사에서 출간을 거절당했다. 1986년 세워진 영국 런던의 블룸즈버리 퍼블리싱은 마침 어린이책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던 차였기에 해리포터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었다. 블...
2023.05.1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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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자들마저 울먹인 1989년의 어느 '베토벤 합창' 공연
1824년 루트비히 반 베토벤(1675-1741)이 청력을 완전히 잃은 상태에서 그의 마지막 교향곡 ‘합창’을 발표했다. 관현악기만 사용하던 통념을 넘어 사람의 목소리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등장하는 최초의 클래식 작품으로, 초연 때부터 화제가 됐다. 베토벤 자신이 직접 ...
2023.05.1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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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하추동 순서?…비발디의 '사계'엔 순서란 없다
“음악을 꼭 악보 순서대로 들을 필요는 없다. 듣는 사람과 해석에 따라 다르게 들리는 게 음악의 매력이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이탈리아 실내 악단 이무지치에서 비올라를 연주하는 마씨모 파리스가 한 말이다. 그는 “음악의 매력을 느끼려면 선입견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도 ...
2023.04.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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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무대를 다채롭게 해주는 바흐의 이 노래
해마다 봄을 맞을 즈음 한 번쯤 연주가 이루어지는 작품 중에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마태수난곡』이 있다. 2023년 올해 역시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3월 2일 김선아 지휘자와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의 연주로 이 작품이 연주되었다. 음악당 무대감독의 경력을 시작할 즈...
2023.04.3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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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은 평양냉면이다
계절이 바뀌니 점심시간이면 평양냉면 맛집에도 줄이 조금씩 길어진다. 간만에 유명 냉면집에 들러 육수 한 방울까지 ‘완냉’을 했다. 한끼 점심값 치고는 꽤 비싼 값을 치르고 나오면서 생각했다. 좋게 말하면 슴슴하고 나쁘게 말하면 별 맛도 느껴지지 않는 이 국수에, 왜 어...
2023.04.2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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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보지 않았다면…'교향곡 신세계'는 쓸 수 없었다"
“활기차고 아름다운 작품. 미국 작곡가를 위한 강연이다.”1893년 12월 17일 토요일자 미국 뉴욕타임스는 체코 출신의 유명 작곡가 안토닌 드보르자크(1841~1904)를 격찬했다. 하루 전 카네기홀에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두 번에 걸쳐 ...
2023.04.1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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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콥스키가 펑펑 울며 작곡한 비창…'음표로 쓴 유서'였나
“나는 이 작품을 작곡하며 종종 펑펑 울었다. 아마 이 곡은 나의 작품 중 최상(最上)이 될 것이다.”러시아의 전설적인 작곡가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가 그의 교향곡 6번 ‘비창’을 두고 남긴 말이다. 그는 그렇게 비통한 감정...
2023.03.3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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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중 사라지는 연주자들…휴가 보내달라는 '하이든의 묘책'이었다
감미로운 선율의 오케스트라 연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단원들이 연주를 하다 말고 하나둘 무대를 빠져나간다. 현악기 연주자, 관악기 연주자 가릴 것 없이 줄줄이 자리를 뜬다. 단원이 절반 정도 빠져나갔을 즈음에는 급기야 지휘자마저 자취를 감춘다. 그렇게 무대에는 두 명의 바...
2023.03.0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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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세상 떠난 친구의 그림…'불멸의 음악'으로 살아나다 [김수현의 마스터피스]
세계적 명작은 때로 지독한 불행 속에서 태어난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은 청각장애로 힘들어하면서도 세기의 걸작 ‘운명’ ‘전원’ ‘합창’ 교향곡을 지었고,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는 배를 곯는 가난 속에서 예술...
2023.02.2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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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서나 환영 받겠지"…혹평 이겨내고 태어난 '피아니즘 진수' [김수현의 마스터피스]
올해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1873~1943)가 태어난 지 150주년이 되는 해다. 그는 낭만주의의 절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면서 피아노의 매력을 극대화했고, 피아노 연주에서 초고난도 기교를 요구하며 수많은 피아니스트를 좌절하게 ...
2023.02.0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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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클래식도 막 쓰면 안 되는 이유
당신은 클래식 애호가로 모차르트 음악을 자신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배경음악으로 쓰고 싶다. 저작권 문제를 피해 갈 수 있을까.음악의 저작권은 작곡가가 살아 있는 동안 그리고 사망한 후 70년까지 보호된다. 현대의 대중가요나 팝송과 달리 우리가 즐겨 듣는 대부분의...
2023.01.3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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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경악시킨 악마의 소리…'불후의 명작'으로 살아나다 [김수현의 마스터피스]
클래식 음악에는 소설 같은 소문이 있다. 300년간 이어진 소문의 내용은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파우스트>와 비슷하다. 악마로부터 신비의 힘을 얻기 때문이다. 루머의 주인공은 주세페 타르티니(1692~1770)의 바이올린 소나타 ‘악마의 트릴’....
2023.01.1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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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필은 신년 음악회 레퍼토리 '파격 변신'에도…앙코르만은 남겨놨다
1월 1일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 황금홀. 새해 첫날이면 어김없이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신년 음악회를 연다. 화려한 금빛 공연장에서 흘러나온 세계 최정상 악단의 선율은 세계 90여 개국에서 울려 퍼진다. 음악회에는 매년 등장하는 단골손님이 있다. 앙코르곡 자리를...
2023.01.0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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