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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나는 책

    • '1번지' 식당엔 늘 친구들이 있었다

      학교 앞 1번지를 언제부터 드나들었는지 모르겠다. 입학하자마자, 어쩌면 입학식도 치르기 전이었을 테다. 1번지는 치킨집이지만 우리 안주는 주로 노가리와 번데기, 쥐포 같은 것이었다. 치킨 냄새를 맡으며 ‘겉바속촉’(겉은 바삭, 속은 촉촉) 노가리를...

      2024.05.24 19:11

       '1번지' 식당엔 늘 친구들이 있었다
    • 오스카 와일드, 버지니아 울프 또한 번아웃에 시달렸다

      한결같이 전진하는 진취적인 사람이 있다면 조금 얄미울 것 같다. 요즘 말로 ‘육각형 인간’이라면 현실이 꽃길에 가까울 테니 무력감에 빠져 허우적대는 번아웃(burn-out)을 모르지 않을까? 좋은 환경과 우량한 유전자를 타고 나서 걱정이란 모를 테...

      2024.05.23 09:14

      오스카 와일드, 버지니아 울프 또한 번아웃에 시달렸다
    • “내 작은 몸이 무거워 울고 싶을 때” 읽고 싶은 詩

      “시가 민들레처럼 나타나 모든 이를 형제자매로 만들어주지.” 언젠가 당신이 한 말씀이 떠올라 회사 화단에 핀 민들레를 매일 들여다보았다. 노란 잎이 투명해지며 하늘로 날아가던 날 “그래, 민들레 홀씨처럼 가벼워져야겠다. 기도조차...

      2024.05.22 13:38

      “내 작은 몸이 무거워 울고 싶을 때” 읽고 싶은 詩
    • 흔한 가정집 평면도 같은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소름이…

      내년 1월이면 이사를 간다. 새로운 집이 될 평면도를 내려다보며 우리는 지칠 줄도 모르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큰 방과 작은 방이 있는데, 작은 방은 무슨 용도로 쓰면 좋을까? 서재? 옷방? 큰 방에는 침대를 둬야 할까, 두지 말아야 할까? 침대 대신 바닥에 이불을 ...

      2024.05.21 13:41

      흔한 가정집 평면도 같은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소름이…
    • 일번지에서 맛본 것은 사람에 대한 예의였다

      학교 앞 일번지를 언제부터 드나들었는지 모르겠다. 입학하자마자, 어쩌면 입학식도 치르기 전이었을 테다. 그전부터 이미 예비대학이니 신입생 환영회니 술 마실 일은 많았으니까. 일번지는 치킨집이지만 우리의 안주는 주로 노가리와 번데기, 쥐포 같은 것들이었다. 치킨 냄새를 ...

      2024.05.20 09:07

      일번지에서 맛본 것은 사람에 대한 예의였다
    • 경성엔 '시대착오' 여성들이 살았다

      지난해 국립현대무용단의 공연 ‘여자야 여자야’를 보다가 문득 혼자 울었다. 무대 위 스크린에 나혜석, 김명순, 지하련, 강경애, 주세죽 등의 이름이 하나씩 떠오르며 마치 초혼처럼 공연자가 이들을 호명하던 순간이었다. 일제강점기 신식 교육을 받고 양...

      2024.05.10 18:53

       경성엔 '시대착오' 여성들이 살았다
    • 망국의 청년들 모였던 카카듀, 시대를 움직이는 시대착오자들

      지난해 국립현대무용단의 공연 〈여자야 여자야〉를 보다가 문득 혼자 울었다. 무대 위 스크린에 ‘나혜석’, ‘김명순’, ‘지하련’, ‘강경애’, ‘주세죽’ 등의 이...

      2024.05.06 13:45

      망국의 청년들 모였던 카카듀, 시대를 움직이는 시대착오자들
    • 기득권을 그냥 내려놓는 사람은 없다

      국가는 개인이 참여해 실감할 수 있는 가장 큰 규모의 조직이다. 우리는 이른바 개발도상국이라 간주하는 국가들을 바라보며 민족성을 운운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도 한때 ‘코리안 타임’이란 얘기를 들었을 정도로 약속 시간을 준수하지 않았고 길거리는 깨...

      2024.04.29 09:10

      기득권을 그냥 내려놓는 사람은 없다
    • 책을 읽다 치밀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고 먼 곳을 바라봤다

      2015년의 어느 날을 기억한다. 군대에서 휴가를 나왔었고, 막 출간된 한 문학상의 수상작품집을 사든 채 버스에 앉아 읽고 있었다. 서울역을 지나던 중이었을까, 어두운 하늘 아래로 높은 건물들이 노란빛을 뿜어내며 고적하고 호젓한 야경을 완성하고 있었다.그 풍경을 기억하...

      2024.04.24 18:16

      책을 읽다 치밀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고 먼 곳을 바라봤다
    • 30년을 냉동 인간으로 버텨온 '댄'은 행복할 자격이 있어

      하루는 길고 세월은 짧다. 서로 다른 우리에게 똑같이 심어진 씨앗이 있다면 이런 시간에 대한 감각일 듯하다. 하루가 긴 것은 순간순간 겪어 내야 하는 낙담과 절망들이 너무도 생생한 탓일 테고 세월이 짧은 것은 그 순간의 낙담들이 다 잊힌 채 몇 개의 좋은 기억들만 붙잡...

      2024.04.22 11:24

      30년을 냉동 인간으로 버텨온 '댄'은 행복할 자격이 있어
    • 거대 담론에 맞서 조그만 이야기 계속 내놓겠다는 영화감독

      여기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다”라고 말하는 영화감독이 있다. 그의 이름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 <어느 가족>에서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좀도둑질을 하며 한집에서 사는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6년간 키웠던 아이가 산...

      2024.04.08 10:40

      거대 담론에 맞서 조그만 이야기 계속 내놓겠다는 영화감독
    • 박사님은 좋게 말해 경계가 없고 나쁘게 말해 일관성이 없어

      이 책은 문윤성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이니 내가 감히 아깝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그래도 탐났던 원고, 비록 지금은 겨울도 다 지나 꽃 피는 계절이지만, 이미 조금 그리워진 크리스마스의 정취를 담아 소개해본다. 신인 작가 김원우가 선보이는 첫 장편소설 <크리스마스...

      2024.04.01 10:55

      박사님은 좋게 말해 경계가 없고 나쁘게 말해 일관성이 없어
    • 체중과 건강관리의 성배 같은 책...비만코드

      현대인은 비스킷 하나 앞에서도 고민을 한다. 아는 게 병이라서…. 이걸 먹으면 점심에 흰밥 두 숟가락 남긴 게 무슨 소용이야, 한숨이 나온다.코로나 팬데믹 이전, 각종 행사가 여전히 활발하던 그 시절 어느 날이었다. 조찬 강연에 어색하게 참석하게 된 나는 ...

      2024.03.25 14:37

      체중과 건강관리의 성배 같은 책...비만코드
    • 한물간 만화가들에게서 오래도록 은은히 빛날 수 있음을 본다

      담당했던 만화 잡지가 망했다. 쓰디쓴 폐간의 맛. 회사에서 맡았던 업무가 사라진다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일 테다. 남아서 다른 일을 하거나, 조직을 떠나거나. 시오자와는 후자를 택했다. 그에게 자리를 내놓으라는 사람은 없었지만,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했다는, ...

      2024.03.19 17:52

      한물간 만화가들에게서 오래도록 은은히 빛날 수 있음을 본다
    • 한 개짜리 별점의 가능성

      책 살 때 남이 단 별점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만들 때는, 만들자마자 기다리기 시작해 등록되는 족족 챙겨 본다. 별점은 나를 뿌듯하게도 하고 거슬리게도 하고,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 하여간 신경쓰이는 제도다. 별점이 생산되는 온라인 서점은 꿈에 그리는 독자를 만날 수...

      2023.06.08 11:44

      한 개짜리 별점의 가능성
    •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말을 들으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말을 들으면 머릿속 공장이 갑작스레 가동되는 느낌이 든다. 평소엔 전혀 돌아가지 않아 굳어버린 톱니바퀴들에 급히 윤활유를 뿌리고 부지런히 태엽을 감는다. 자동차 엔진에 예열이 필요하듯이 오랫동안 생각을 가다듬으면서 ‘그래, 이번에는 정말 재...

      2023.06.07 14:40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말을 들으면
    • 커피 한 잔에 담긴 수백 년의 이야기

      1인당 연간 평균 소비량 367잔, 지난 1월 전국에 등록된 커피전문점 개수는 9만3414개. 대한민국 커피의 현주소다. 통계가 나타내는 것처럼 나 역시 커피 없는 하루는 상상할 수 없다. 단지 카페인(과 단 것)이 필요해서 믹스커피를 약처럼 입 안에 털어넣던 시절을 ...

      2023.05.30 10:44

      커피 한 잔에 담긴 수백 년의 이야기
    • 이것은 철학책인가 과학책인가

      어느 편집자가 반기지 않을까. 연구의 최전선에서 대단한 성과를 내고 있는 새 저자가 직접 쓴 교양서, 게다가 자신의 고유한 관점과 생각이 담긴 책이라면. 원서 출간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의식과학 책, 영국의 신경과학자 아닐 세스의 을 이참에 읽어본다. 의식이란 것은 왜...

      2023.05.26 13:48

      이것은 철학책인가 과학책인가
    • 우연한 인생을 포착하는 각자의 스토리

      지금처럼 세상이 복잡하고 휙휙 바뀌어 갈 때, 뉴스에서는 리스크가 커진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세상의 위기를 금으로 만드는 모험가들은 리스크의 불확실성에 기회가 숨어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정답을 찾는 교육만 받아온 대다수 사람들에게, 급격한 변화는 여간 불편하고 불안한...

      2023.05.22 10:40

      우연한 인생을 포착하는 각자의 스토리
    • 너의 세계로 가는 길

      아이야, 네가 다운증후군을 가진 채 태어난 것을 알고 며칠은 슬펐다. 그 며칠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계속 행복하다. 너는 아직 말을 하지 못한다.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무얼까. 너는 “네” “아니” “싫어” “좋아” 같은 말은 곧잘 한다. 그러나 “오늘 날씨를 보니...

      2023.05.19 16:10

      너의 세계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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