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칼럼
-
원화와 비트코인 중에 선택하라면
비트코인에 신뢰를 갖게 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2년 전 한국은행을 담당하면서부터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는 엄밀히 말하면 내재적 가치가 없다. 오로지 한 나라의 신용에 의존해 가치를 유지한다. 1만원짜리 지폐 한 장은 그저 종이일 뿐이다. 한국 정부와 한은이 가치...
2024.11.01 17:33
-
K패션의 남다른 성공 방정식
뉴발란스와 노스페이스는 올해 한국에서 매출 1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단일 패션 브랜드로 국내에서 매출 1조원을 넘긴 사례는 나이키밖에 없었다. 주목되는 건 모두 미국 브랜드지만, 한국 기업이 성장을 뒷받침하거나 주도했다는 점이다.나이키는 한국의 제조 기술에 의존했다. ...
2024.10.25 17:53
-
100년 만에 찾아온 '손님'
19세기 말 미국 뉴욕 거리는 말똥 천지였다. 곳곳에 높이가 2m에 달하는 말똥 더미가 쌓여 있었다. 말의 분뇨에서 나는 악취와 셀 수 없이 달려드는 파리떼는 도시의 상징이었다. 1867년 뉴욕에선 1주일에 평균 4명의 보행자가 말에 치여 사망했다. 뉴욕만 이런 것이 ...
2024.10.18 17:47
-
밥상머리 정치
얼마 전 오랜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시간 되면, 밥 한 끼 먹고 가라.” 이쯤 되면 익숙한, 조만간 열릴 결혼식에 와달라는 초대다. 대개 “내 결혼식에 참석해서 축하해 줘”라는 다소 낯간지러운 말을 암묵적으로 약속된 사...
2024.10.11 17:31
-
트로트, 아웃도어, 리니지의 공통점
‘장윤정 콘서트에 좌석이 남아돌고 있다’는 뉴스가 이번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트로트 공연 시장에 공급 과잉이 가중되는 와중에 티켓값은 비싸게 책정돼 소비자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내용이다. 당사자로서는 거북한 일일 테지만 장씨는 차분하게 응수했다...
2024.10.04 18:05
-
우표의 추억, 우정사업의 미래
우표를 최근 언제 썼는지 떠올려봤다. 기억을 되짚어보니 20여 년 전 군 복무 시절이 마지막이었다. 지금 40대 이상에게 우표는 필수품이었다. 지금 같은 이메일이나 SNS가 없던 어릴 적에 편지와 엽서가 글을 전하는 주요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우표 수집도 대개 즐겼던 ...
2024.09.27 17:37
-
'무한루프'에 빠진 자영업 지원대책
외식업계 대부로 불리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수년 전 골목식당 자영업자를 살리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큰 인기를 끌었다. 조리부터 위생, 서비스까지 백 대표가 제시한 ‘종합 솔루션’에 많은 시청자가 환호했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의 분노를...
2024.09.20 17:52
-
비주류는 어떻게 주류를 밀어내나
대전의 ‘동네 빵집’ 성심당은 지난해 매출 1200억원을 넘겼다. 대전에서만 딱 네 곳의 빵집을 운영해 거둔 성과다. 아니, 성과라고 하기엔 너무 작은 느낌이다. 동네 빵집의 ‘전설’, ‘신화’로 불려도 ...
2024.09.13 15:58
-
유니콘을 빚어내고 유니콘이 된 창업자들
지난 6월 대만 타이베이의 컴퓨텍스 행사장. 검정 가죽 재킷을 입은 남자가 맥주잔을 번쩍 들고 소리쳤다. “최고의 그래픽카드, 누가 만듭니까?” 그를 보려고 몰려든 관람객들이 외쳤다. “엔비디아!”이 남자, 지금 세계에서 가장...
2024.09.06 17:43
-
반일 선동의 유통기간
야당에서 광복절 전후로 정부를 향해 ‘숭일(崇日)’이라는 딱지를 붙였을 때 어쩐지 자존심이 상했다. 정부가 일본을 숭배한다는 야당 주장에 공감해서가 아니다. 이제는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일본에 대한 열등감을 언제까지 강요당...
2024.08.30 17:27
-
'청년 정치'가 성공하려면
얼마 전 막을 내린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에 마지막 메달을 안긴 선수는 갓 스무 살을 넘긴 역도 박혜정이었다. 이번 대회에선 그들만의 방식으로 세계 정상급에 오른 MZ세대들이 단연 화두였는데, 그의 스토리도 꽤나 재미있다. 또래보다 체구가 좋던 소녀는 몇 년 전 유튜브...
2024.08.23 17:36
-
'복지부동 열전'에 이름 올릴 후보는
석분·석건·석경 부자를 비롯해 위관, 직불의, 주인, 장숙은 중국 한(漢)나라 때 승상직 등 각종 고위직을 역임한 인물이다. 뚜렷한 업적을 남기지 못했음에도 사마천은 <사기열전(史記列傳)>에서 이들을 한데 묶어 ‘만석장숙열전(萬石張叔...
2024.08.16 17:40
-
인류를 먹여 살린 과학式 돌아보기
분뇨(똥과 오줌)는 동서고금에서 천연 비료로 쓴다. 질소 칼륨 등 식물 생장에 필요한 원소가 풍부해서다. 비료의 주성분인 질소는 20세기 이전엔 인위적으로 얻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분자를 이루는 2개 원자 간 결합이 너무 단단해 끊어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이런 점에서...
2024.08.09 17:32
-
세수 걱정할 게 아니라 '의무지출 예산' 성역 깨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5층에 있는 기획재정부 예산실은 지난 6월부터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로 매일 북적이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앞두고 한 푼이라도 더 배정받기 위해 예산실을 찾아온 사람들이다. 어깨에 별 두 개를 단 장군이나 나이 지긋한 실&middo...
2024.08.02 17:38
-
티몬·위메프는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티몬,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는 여러모로 충격적이다. 판매자(셀러)에게 대금 결제를 제때 못 했다는 부분도 이해가 잘 안 가는데, 그 금액이 수천억원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다는 점은 더 놀랍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고 보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은 아니었는지 ...
2024.07.26 17:51
-
'육아퇴직'의 또 다른 가치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에서 ‘육아퇴직’ 제도가 도입되고 신청자가 적지 않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놀라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퇴직으로 월 소득이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아이에게 오롯이 집중할 시간에 가치를 더 두는 이들이 늘었다는 얘기...
2024.07.19 17:56
-
'마운트곡스'의 망령
올 4월 1억원을 뚫으면서 파죽지세로 치솟던 비트코인값이 다시 푹 꺾였다. 석 달 사이 20% 빠져 8000만원 언저리다. 혹자는 제롬 파월의 정책, 혹자는 조 바이든의 지지율 같은 거창한 거시적 요인을 말하지만 최근 약세장에는 10년 전 망해버린 한 암호화폐거래소의 ...
2024.07.12 17:31
-
AI 시대, 국가재정법 38조 개정이 필요한 까닭
대규모 공공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예타)라는 행정 절차를 거친다. 수천억~수조원 규모 사업의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예타는 국가재정법 38조에 규정돼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획재정부는 지난 5월 과학기술 연구개발(R&D)에 한해 예타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첨단기술...
2024.07.05 17:34
-
AI 번역기가 엉터리 문장을 토해낼 때
알베르 카뮈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이방인>을 냈다. 첫 한국어 번역본은 이휘영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교수가 6·25전쟁 중인 1953년 청수사(靑樹社)에서 펴냈다. 전쟁 중에 쓰인 책이 전란 중에 다른 언어로 옮겨...
2024.06.28 17:33
-
유럽은 '제국'이 될 수 있을까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유럽에서는 의회 선거가 열렸다. 유럽의회는 유럽연합(EU)의 입법부에 해당한다. 5년 임기의 새 의회 시작을 앞두고 서로 다른 성향의 정치 그룹이 물밑에서 치열한 이합집산을 벌이고 있다.이번 선거의 특징을 ‘극우파의 약진’으...
2024.06.21 18:07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