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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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위기
얼마 전 40대 남성 취업자 수가 2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는 통계청 발표가 있었다. 불과 두 달 전 나온 통계청 자료를 보면 생애 노동 소득이 가장 많은 나이는 43세였다. 40대 남성 내 경제적 양극화가 상당할 것이라고 짐작한 이유다.과거부터 인구 사회학적 담론에...
2024.01.1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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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만든 그는 지금 뿌듯할까
비트코인은 매년 1월 3일이면 전 세계 지지자들로부터 ‘생일 축하’를 받는다. 비트코인이라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첫 번째 블록이 생성된 날이 2009년 1월 3일이어서다. 이 블록을 열어보면 복잡한 코드 사이로 눈길을 끄는 구절이 한 줄 있다. &...
2024.01.1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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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우주, 한국에 오지 않은 미래
엔켈라두스(Enceladus)는 토성의 여섯 번째 위성(지름 약 500㎞)이다. 지구 크기의 4%에 불과할 정도로 작다. 위성 표면 두께 10㎞ 얼음층 아래에는 액체 상태의 바다가 가득하다. ‘토성의 물탱크’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최근 제임스웹...
2024.01.0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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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돌아온 워크아웃의 시간
태영건설이 지난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8일 국회에서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운영 시한(일몰)이 가까스로 늦춰진 덕분이다. 제도 신청을 준비해 온 태영건설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일몰 연장을 기다렸을 것이다.워크아웃이 구조조정 방식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약 10년 만이다...
2023.12.2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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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반등을 꿈꾸는 비합리적인 낙관
글로벌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 3월 공개한 ‘세계 행복 조사 2023’에서 행복하다고 답한 한국인은 57%에 그쳤다. 세계 평균(73%)에 한참 못 미쳤다. 조사 대상 32개국 가운데 한국보다 행복 수준이 낮은 국가는 헝가리뿐이었다.조사에 포함...
2023.12.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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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은 모르겠고, 나는 당선되고 싶어
‘경제 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공급망 기본법)이 발의된 건 지난해 10월이었다. ‘제2의 요소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공급망안정화위원회를 정부 컨트롤타워로 설치하고 공급망안정화기금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았다....
2023.12.1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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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흉물 '닭발 가로수'를 아시나요
지난달 서울 용산구 한강변 아파트 단지에 느티나무 서른 그루의 가지치기 작업이 있었다. 알록달록 가을 색을 입기 시작한 나뭇잎과 풍성했던 가지들이 모조리 잘려 나가 마치 전봇대 같은 앙상한 기둥만 남겨졌다. 나무 위 둥지를 잃은 까치떼가 한참 동안 ‘깍깍’ 울며 주위를...
2023.12.0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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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핵심기술과 다시 읽는 '유출'의 정의
‘취성 파괴’는 일정 온도 이하로 냉각된 금속이 약한 충격에도 도자기처럼 깨지는 현상이다. 그래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제조하기 어렵다. 천연가스를 액체로 만들기 위해선 영하 162도까지 냉각시켜야 한다. LNG의 냉기를 화물창 단열재로 막지 못하면 선체가 차...
2023.12.0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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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IT 무지'가 낳은 전산망 마비
‘지방행정공통시스템은 구조적 한계에 봉착해(…) 최근 5년간 연평균 1만7113건 장애가 발생했거나 기술 지원을 요청함.’ 지난 17일 행정 전산망 먹통 사태가 벌어진 뒤 정부가 올초 발표한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 계획’ 문서를 다시 열어봤다가 깜짝 놀랐다. 이것은 노...
2023.11.2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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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잠재성장률 누가 갉아먹었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얼마 전 SNS에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1%대로 하락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한·미·일 삼각동맹’에 화살을 돌린 것을 보고 의아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경제보좌관을 지낸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장의 책을 추천하기 위한 것이 글의 주목적이었지만, ...
2023.11.1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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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미래 위협하는 '간병비 폭탄'
인구 감소로 인한 저성장 위기는 요즘 국내 경제학계의 주요 화두 중 하나다. 얼마 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전 한국경제학회장인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가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논쟁을 벌였다. 이 교수는 지난 1일 ‘한은-대한상공회의소 공동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
2023.11.1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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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하는 연인과 부부들을 위해
지난 9월 29일 오전 1시. 태어난 지 12시간가량 된 신생아는 속싸개에 감겨 다리를 버둥거리다가 혼자 ‘낑낑’ 소리를 냈다. 작고 연약한 신음에 얕은 잠에서 깼다. 어둑한 불빛 아래서 아기를 구경했다. 한참 동안. 아기는 배냇저고리가 턱에 닿자 반사적으로 입을 벌렸...
2023.11.0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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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하려다 동반몰락…이젠 낡은 틀 깨자
솔직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해외에서 ‘K푸드’ 열풍이 불고 있다는 소식을 듣긴 했지만, 실제 목격한 한국 식품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달 초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식품박람회 ‘아누가’에서 한국 식품기업들이 차린 부스는 문전성시였다. ...
2023.10.2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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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부터 잘못 꿴 국적항공사 합병
“(항공사 합병) 딜이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 파산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항공산업 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은 2020년 11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쳐야 한다며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시곗바늘을 돌려서 이 장면을...
2023.10.2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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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영애와 이승만 대통령
김정일이 2011년 사망했을 때 심장 쇼크라는 갑작스러운 죽음의 원인보다 놀랐던 건 북한 주민의 반응이었다. 지도자의 죽음을 두고 너나 할 것 없이 오열하는 모습이 연극적으로 보일 정도로 과장돼 보였다. 슬픔을 경쟁하는 것 같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김정일 사망 1...
2023.10.1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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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성 맹신이 부른 통계 조작
2018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 출입기자 시절 일이다. 당시 공정위원장이던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인터뷰했다. 장소는 서울 세종대로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사무실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김 전 실장이 컴퓨터 모니터 화면으로 엑셀 파일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통계...
2023.10.0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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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공휴일은 선물이 아니다
수출입 업무에 정통한 한 공무원은 다음달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루를 쉬면 수출 20억달러가 날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란 이유에서다. 한국의 한 달 수출 규모가 평균 500억달러 안팎인 걸 감안한 셈법이다. 그는 조업은 유지하되 근로자 개인...
2023.09.2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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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입국과 老교수에 대한 예의
수화기 너머 목소리에 당황스러운 감정이 짙게 묻어났다. 잠깐의 침묵 뒤로 이어진 긴 한숨. 논문 인용지수 세계 상위 1% 석학인 A교수가 물었다. “왜 그런 거라고 하나요? 설명을 들으셨나요?” A교수는 한국인 최초 노벨 과학상 수상자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
2023.09.1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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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덕 보는 나라 만들기, 지금부터 시작해야
큰 무쇠솥에서 오래 고아 기름을 말끔히 걷어낸 담백한 사골국물은 전통 설렁탕의 자존심이다. 요즘 마라탕 같은 자극적인 국물이 유행이라지만, 서울 종로구 견지동 골목엔 119년 동안 아랑곳하지 않고 전통의 맛을 이어온 식당이 있다. 1904년 한국의 첫 음식점으로 등록된...
2023.09.0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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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들의 파업과 바렌츠해 빙하 이야기
모든 직업은 그 업태(業態)만의 고유한 규범, 도덕률이라는 게 있다. 편의상 ‘전문직 윤리’라고 해두자. 물론 ‘밥벌이’라는 본질이야 다르진 않지만, 그래도 우리에겐 ‘먹고 살기 위해서’라는 중압만으로는 결코 담을 수 없는 숭고미를 안편에 새기며 출근한다. 교사만이 아...
2023.09.0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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