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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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함'을 불태우자 예술혼이 타올랐다
조각가 최수앙(46)은 2000년대 초반부터 극사실주의 인체 조각으로 평단과 미술시장에서 명성을 쌓았다. 손발톱과 피부 질감까지 몸의 세부를 낱낱이 새기는 작업은 기계 없이 손으로만 석고를 깎아낸 덕분에 가능했다. 하지만 20여 년간 쉬지 않고 이어진 작품 활동은 그의...
2021.08.0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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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하듯이…여백 사이로 옮긴 老화가 '동심의 세계'
얼핏 보면 영락없는 낙서다. 어린아이가 돌멩이로 벽에, 백묵으로 교실 칠판에 가득 숫자 쓰는 연습을 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사람 그림도 장난으로 비뚤배뚤 그린 낙서 같다. 비례가 안 맞는 건 둘째 치고, 팔이 하나만 있거나 다리는 둘인데 발은 하나만 있는 등 비정상이다...
2021.04.2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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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미술 대모의 얼굴…윤석남 '자화상'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난 그에게 부모는 다음엔 아들을 낳고 싶다며 ‘석남’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성균관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마흔 살까지 가정주부로 살았다. 경제적으로 아쉬움 없는 삶이었지만 가슴 한편이 허했다. 고민 끝에 잡은 것이 붓이었다. ...
2021.03.0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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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에 맞서 싸운 그녀들, 역사가 되다
소복을 입은 여성이 강직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한다. 다른 손가락보다 한 마디 짧은 왼손 약지에는 흰 붕대가 칭칭 감겨 있다. 무장 독립운동단체 서로군정서에서 무력투쟁에 앞장섰고, 독립운동가들의 분열을 막기 위해 두 번이나 혈서를 쓰고 단지(斷指)를 한 남자현 열사(1...
2021.02.2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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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에 상처입은 몸과 마음에 전하는 '위로'
가장 편안한 목욕물 온도 38도. 하지만 2021년에는 격리와 위험의 다른 말이다. 낯선 균이 침투했음을 알리는 지표이자 고열의 기준점이기 때문이다. 서울 삼청동 학고재갤러리는 올해 첫 전시 제목을 ‘38℃’로 정했다. 온 세상이 사람의 몸에 주목...
2021.01.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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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베·모네 흔적에 자전적 삶 투영…'얼굴 없는 자화상'
전시장에 들어서면 캔버스들이 점층법을 이루며 벽에 띠처럼 둘러져 있다. 세로 18㎝, 가로 14㎝의 0호 크기부터 50호(116.8×91㎝)까지 점점 커지는 61개의 캔버스가 마치 하나의 작품 같다. 캔버스들은 저마다 하나의 작품이면서 전체로서도 작품인 셈....
2020.08.3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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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현실 참여' 작가들…세월만큼 그림도 깊어졌다
약칭 ‘현발(現發)’로 불리던 ‘현실과 발언’은 1980년대 민중미술 운동을 이끈 동인 그룹이다. 1980년 창립한 현발은 억압적이고 폐쇄적인 기성 체제에 침묵하지 않고 미술을 통해 현실과 소통하고자 했다. 현발이 1990년 ...
2020.07.0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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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에 담은 꿈·희망…두려움마저 날리다
온통 도넛 천지다. 손바닥만 한 도넛부터 물놀이용 튜브만 한 왕도넛까지…. 별별 색깔과 문양으로 알록달록 반짝이는 도넛이 눈을 유혹한다. 달팽이조차 “세상에! 너무 달콤해!”라며 침을 흘리고 도넛을 베어 문다. 서울 삼청동 학고재갤러리...
2020.05.0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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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와 활자로 풀어낸 시간의 흔적
어린 시절에는 백과사전 세 개를 통째로 외우다가도 사찰 처마 위 수북이 쌓인 먼지가 궁금해 손으로 만져봐야 직성이 풀리는 유별난 아이였다. 중학교 1학년 때는 교탁 옆 노란 주전자를 똑같이 그려 ‘천재 소년 화가’라는 별명도 붙었다. 13세 때부터...
2017.07.06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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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에 녹여낸 아픈 상처…"나무는 역사의 목격자죠"
1980년대 민주화 흐름 속에서 본격 등장한 민중미술은 노동자 등 서민의 고달픈 삶을 직설화법으로 표현한 ‘한국판 리얼리즘’ 장르다. 전남 완도 출신의 손장섭 화백(75) 역시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상처와 민감한 시국 문제를 화폭에 담았다.1980...
2017.05.1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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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와 열매에 녹여낸 노자와 장자의 무위자연
동양화가 김보희 이화여대 교수(65)는 스무 살 무렵 경기 양평군 양수리 인근 이모 댁 근처의 풍경에 매료됐다. 먼발치에서 관망하는 듯한 시선으로 양수리의 안개 낀 풍경을 곧바로 화첩에 옮기면서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이화여대 미대를 졸업한 그는 서울 인근 풍경을 사...
2017.04.24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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