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라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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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아라리오 로드와 '감각자본' 시대
제주 탑동은 1990년대까지 번화가였다. 영화관과 술집, 모텔이 즐비했다. 2000년 이후 상권이 옮겨가며 쓸쓸한 옛 모습만 간직한 채 버려졌다. 탑동의 풍경은 요즘 완전히 달라졌다. 제주에서 가장 붐비는 곳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제주를 찾는 20~30대가 가장 먼저 ...
2021.03.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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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개 금연구역의 역설
담배를 피워 보았다. 핑계는 사소했다. 함박눈이 내린 어느 날 밤. 산책하러 나갔다 쭈그리고 앉아 연기를 뿜어대는 한 남자를 봤다. 세상이 유난히 하얗게 반짝이는 배경 때문이었을까. 추위에 떨며 ‘금연 아파트’ 아스팔트 바닥과 대화를 나누는 이의 ...
2021.03.0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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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이라는 무한 상상 공간
‘유통 공룡’ 이마트가 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야구팬들이 1주일째 술렁이고 있다. 이마트의 야구단 인수는 단지 응원하는 팀 이름이 달라지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유통 공간 실험을 수년째 해온 이마트는 기존 야구장 개념을 넘어선...
2021.02.0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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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시카고, 2020년 대한민국
재난 앞에 인간은 본능적으로 안전을 먼저 생각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도시에서 자신을 지켜줄 안전망은 우리 안에 있다는 것이다. 1995년 7월 미국 시카고는 기온이 41도까지 치솟는 열대 기단이 하늘을 뒤덮었다. 체감 온도는 52도. 1주일 만에...
2020.12.2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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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부엌으로 향하는 '요리 인류'
불과 1년 전이다. 집에서 주방을 없애는 ‘키친 클로징’이 유행했다. 공유 주방과 밀키트, 배달 음식 시장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생겨난 현상이었다. 더 이상 집에서 요리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값비싼 주방 기기를 찾지 않을 것이...
2020.11.1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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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이 사라진 시대
미국 뉴욕의 핫도그 가게 ‘크리프 도그스’는 17개 메뉴의 핫도그를 판다. 핫도그 맛이 뛰어나 문을 열자마자 단숨에 뉴욕 최고의 핫도그 맛집이 됐다. 창업자 둘은 2007년 핫도그 가게에 이어 술집을 새로 열면서 간판도 안 달고, 광고도 하지 않았...
2020.10.1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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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카페가 사라진 시간
“카페란 혼자이고 싶은 사람들이 머무는 곳, 동시에 옆자리에 벗이 있어야 하는 곳이다.” 카페를 사랑한 오스트리아 수필가 알프레드 폴가르가 한 말이다. 그런 카페가 사라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지난 2주간. ‘커피 1주...
2020.09.1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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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옹의 화분과 바이오필릭 디자인
영화 ‘레옹’의 두 주인공은 말 없는 킬러 레옹과 슬픔을 짊어진 12세 소녀 마틸다다. 그 사이를 이어주는 건 초록색 식물. 레옹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화분을 창가에 옮겨놓고 해가 지면 방 안으로 옮긴다. 틈 날 때마다 잎을 정성껏 닦는다. 집 밖...
2020.08.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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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공간' 된 오피스…스타벅스와 경쟁하라
2020년 봄은 입사 첫날의 벅찬 기분을 소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두 달 가까이 이어진 재택근무 덕이다. 기자 집에서 회사까지는 차로 10분 거리다. 그러나 침대에서 책상까지 가는 시간은 1시간 이상 걸렸다. 지치고 늘어지고…집...
2020.07.0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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