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형의 현장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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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에 오롯이 빠져든 시간…'주피터'로 화려한 대미
호른의 힘찬 ‘도~레~파~미~’(C장조 기준)를 시작으로 여러 악기가 돌아가며 이 유명한 ‘네 음 모티브’를 흥겹게 반복하더니 곧장 코다(종결부)로 진입합니다. 무대 위 약 40명의 연주자들은 하나 된 몸짓과 하나 된...
2023.02.0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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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기·양악기의 다채로운 만남…미래가 기억할 오늘의 우리 음악
누구나 어릴 때 한 번쯤은 불어봤을 리코더의 발랄하고 낭랑한 음색과 전통적인 정취를 머금은 국악관현악의 다채로운 음향이 ‘도라지’ 선율을 기반으로 신나고 경쾌하게 어우러지더니 갑작스레 뚝 끊겼다. 잠시 정적이 흐른 후 느릿하면서도 살짝 긴장감이 감...
2023.01.2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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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르비·크레머·장한나·임윤찬…올해 클래식 무대서 빛난 별들
올해 국내 클래식 무대는 다채롭고 풍성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뤄진 해외 악단 및 연주자들의 내한 공연이 본격 재개됐고, 거리두기 해제로 규모가 큰 대편성 곡들이 다시 연주됐다. 참신하고 도전적인 레퍼토리가 여느 해보다 많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와 작품들도 활...
2022.12.2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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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 무대예술로 재탄생한 '대한제국 마지막 궁중잔치' [송태형의 현장노트]
관객이 볼 때 세로로 긴 직사각형 무대 맨 앞에 황제의 평상이 자리합니다. 황후가 앉는 자리와 황제의 시중을 드는 상궁 등이 위치한 앞 공간과 무용와 의례가 펼쳐지는 가운데 공간 사이에 주렴(붉은 대나무 발)이 놓이고, 가운데 공간과 음악을 연주하는 악단이 자...
2022.12.1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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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450년 전통의 두터운 소리에 틸레만 개성 더한 '브람스 사이클'
브람스의 교향곡 1번 c단조 4악장. 약 5분의 장대하고 느린 서주가 호른과 트롬본의 C장조 ‘레미레~’로 잦아드는 순간,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63)의 지휘봉이 멈췄다. 3~4초간 정적이 흐른 뒤 제1 바이올린이 저음으로 ‘환희의 ...
2022.11.2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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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필이 빚어낸 관(管)과 현(絃)의 '환상 하모니' 2 [송태형의 현장노트]
브람스의 교향곡 3번 3악장을 두 달 전쯤 ‘음악이 흐르는 아침’이란 코너에 가을에 어울리는 음악으로 소개했습니다. 이 악장에는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을 달콤쌉싸름한 12마디 주제 선율이 3박자의 왈츠풍 리듬을 타고 전반부와 후반부에 세 번...
2022.11.0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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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필이 빚어낸 관(管)과 현(絃)의 '환상 하모니'[송태형의 현장노트]
오케스트라의 한자어는 관현(管絃)악단 또는 교향(交響)악단입니다. 두 단어의 한자 뜻을 함께 모아 오케스트라를 설명한다면 관악기와 현악기의 음향을 서로 어울리게 울리는 단체입니다.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오스트리아 지휘 거장 프란츠 벨저-뫼스트가 이끄는 빈 필...
2022.11.0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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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 음악극의 정수 보여준 獨 만하임 극장 '반지' 4부작
무대 한쪽에 신들의 세계를 상징하는 그랜드 피아노가 거꾸로 매달렸다. 무대 위 대형 스크린 영상 속에서 주인공 브륀힐데가 홀로 앉아 있는 객석이 불길에 타들어 갔다. 서막에서 운명의 세 여신이 읽던 책들도 불타올랐다.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의 세계> 등 바그너가...
2022.11.0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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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오페라 '3色 감동'…예술의전당 '스페셜 갈라' [송태형의 현장노트]
‘갈라 공연’이라고 해서 조금은 얕잡아 봤던 마음을 고쳐먹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KBS교향악단의 연주에 ...
2022.10.2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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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아트센터 서울' 물들인 조성진·래틀의 환상적 하모니 [송태형의 현장노트]
첼로 파트가 고요하고 느릿하게 연주하는 ‘라 파~~미’(가단조 기준)에 이어 오보에, 클라리넷, 잉글리시 호른, 바순 등 목관과 첼로가 함께 빚어내는 불협화음이 묘한 긴장감을 조성합니다.‘LG아트센터 서울’의 메인 공연장인 L...
2022.10.1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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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음악인들이 펼쳐낸 국악관현악의 현재와 미래
지난 25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젊은 연주자 50여 명의 시선이 포디엄에 오른 김성진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의 지휘봉에 모아졌다. 연주곡은 현대음악 작곡가 김택수의 ‘무궁동’. 해금 특유의 앵앵거리는 소리로 제시된 짧은 가락이 다양...
2022.09.2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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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눈물이 빚어낸 아름다운 '더 발레리나' [송태형의 현장노트]
공연장에 들어서자 발레 스튜디오로 꾸며진 무대가 눈에 띕니다. 공연 시작 약 10분 전부터 무용수들이 들어와 바에 다리를 올리고 몸을 풀거나, 이런저런 기본 동작을 연습합니다. 시작부터 새롭습니다. 사전 정보 없이 단순히 ‘발레 공연’를 생각하고 ...
2022.09.0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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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첸과 선우예권의 아름다운 '낭만 하모니' [송태형의 현장노트]
17년 만에 둘이 함께 연주한다고 했습니다. 올해 33세인 동갑내기 친구들이니 16~17세 청소년기에 악기의 합을 맞춰보고는 처음인 셈입니다. 그런데 본 공연에서 연주할 곡들이 모두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입니다. 두 악기 간 긴 호흡을 요구하는, 연주자 간 오...
2022.09.0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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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서울' 다채롭게 물들인 3色 여름 클래식 음악축제 [송태형의 현장노트]
지난 29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 무대 중앙에 덩그러니 놓인 그랜드 피아노 앞에 붉은 드레스를 입은 임주희(22)가 앉았다. 첫 연주곡은 러시아 출신 여성 작곡가 레라 아우어바흐(49)의 ‘메멘토 모리’. 10년 전 런던 심포니의 내한 공연에서 깜짝 협연자로 등장해...
2022.08.3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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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 홀린 김선욱·임윤찬의 ‘네 손 연주' [송태형의 현장노트]
1부 연주가 끝나고 커튼콜이 이어질 때 한 진행요원이 피아노 의자 하나를 들고 나왔습니다. 눈치 빠른 관객들이 그 모습을 보자 환호와 박수를 쏟아냅니다. 1부 무대에서 피아니스트가 아닌 지휘자로 포디엄에 올라 KBS교향악단을 이끈 김선욱과&n...
2022.08.2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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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 달군 임윤찬의 특별한 '바흐 플러스' [송태형의 현장노트]
그랜드 피아노가 바로크음악 연주단체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 멤버들 사이, 무대 정중앙에 놓입니다. 그런데 보통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나 독주회에서 설치되는 방향과는 다릅니다. 객석 기준으로 피아노 옆면이 보이는 가로가 아니라 건반을 앞으로 하는 세...
2022.08.1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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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 없이 연주한 '봄의 제전'…고잉홈프로젝트의 파격 통했다 [송태형의 현장노트]
세어 보니 96명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연주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오케스트라 단원 수다. 그런데 일반적인 관현악 연주회 무대와는 다르다. 중앙 앞쪽에 마땅히 있어야 할 포디엄도, 지휘자도 없다.지난...
2022.08.0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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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종가' 진면목 보여준 '에투알 갈라' [송태형의 현장노트]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의 너른 무대 전체에 ‘댄스플로어(무용 매트)’가 깔렸습니다. 무대부터 뒤쪽 합창석 벽까지 평소 보던 나무 색깔이 아닙니다. 무대 양쪽에 거대한 스탠딩 스피커 넉 대씩 모두 여덟 대가 마치 세트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클래식음악...
2022.07.2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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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 남지만…열과 성 다한 자네티의 '막공' [송태형의 현장노트]
박수와 환호가 길게 이어졌습니다. 일부 관객은 일어서서 박수를 보냅니다. 이번 공연이 경기필하모닉 음악감독으로서 마시모 자네티가 마지막으로 지휘봉을 든 공연임을 알고 있는 듯합니다. 자네티는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무대에서의 마지막 인사를 나눕니다...
2022.07.2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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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품격과 관록 보여준 힐러리 한 [송태형의 현장노트]
흰색 바탕에 회색 톤 꽃문양이 아로새겨진 드레스를 입은 힐러리 한(43)이 무대에 등장합니다.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OSM)의 음악감독 라파엘 파야레(42)가 뒤따라 들어옵니다. 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OSM의 내한공연 두 번째 무대 현장입니다.전...
2022.07.0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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