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ind the Sce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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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의 여걸' 클레오파트라 같았던 스모키 화장의 '사라 장'
내 마음 한구석에 막연하게나마 사막에 대한 동경이 늘 있었던 것은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사막 풍경을 담은 선배 작가들의 사진이 멋있어서였을 수도 있고 타고난 역마살 때문일 수도 있겠다. 아니면 그저 단순히 이국적인 풍경에 대한 환상일 수도 있을 것이다. 멀게는...
2024.11.2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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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디의 몬세라트, 법정스님의 카잘스, 그리고 신을 보았다
사진 찍는 사람이 어쩌다 글을 쓰게 되었다. ‘Behind the Scenes’이라는 제목 아래 음악가들과 있었던 이야기를 쓰려고 하다 보면 그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당연히 다시 되짚어 보게 된다. 끊임없이 이어진 관계도 있지만 그냥 서로의 존재만 ...
2024.08.0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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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박상욱, 어린아이 같은 얼굴과 부드러운 선이 좋았다
내가 2022년에 열었던 사진전 <카니발>은 로베르트 슈만의 피아노곡 <카니발 Carnaval, Op. 9>를 소재로 삼았다. 이 작품은 모두 22개의 곡으로 이루어진 일종의 모음곡인데, 나는 여기서 ‘스핑크스’와 ‘파가니니’...
2024.07.0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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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만 빼고 다 지워버릴테야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은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종신 악장으로 오케스트라뿐 아니라 실내악 연주자나 솔리스트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향 정기공연에서 오케스트라 객원 악장으로 다시 만났는데 여전히 반갑고 정겨웠다.박지윤을 만났을 때 갑자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2024.05.2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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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멋대로인 산책에 동행하고픈 연주자, 첼리스트 박진영
나는 소요(逍遙)하길 좋아한다. 그냥 어슬렁거린다고 표현해도 같은 의미인데, 하필 이런 표현을 쓰는 데는 의미가 있다. 『장자』 첫머리를 장식하는 편은 제목이 소요유(逍遙遊)인데 ‘거리낌 없이 자유롭고 편하게 노닌다’는 뜻이란다. 사실 장자가 말하...
2024.04.1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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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호주 아웃백 텐트에서…은하수처럼 쏟아진 임윤찬의 울림
책을 읽다 보면 문장 안에서 겹낫표(『』)나 홑낫표(「」)표기를 볼 수 있다. 보통 인용된 책의 제목은 겹낫표, 책의 일부분, 그림, 표 등은 홑낫표로 표시되어 있다. 좀 엉뚱한 얘기로 들리겠지만,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겹낫표 같다’는...
2024.03.12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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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경 지휘가 끝나면 나도 '브라보'라고 크게 외쳐볼까 한다
마에스트라(Maestra)는 사전적 용어로 여성 지휘자를 말한다. 흔히 알고 있는 마에스트로(Maestro)는 남성 지휘자를 뜻한다.하지만 남녀 구분 없이 마에스트로라고 불러진다.여성을 지휘자로 인정하지 않던 시절도 있었고 음악사에서 위대한 음악가는 거의 남성이었다.&...
2023.12.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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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눈매에 묻은 슬픔…피에로가 된 피아니스트
이 시대에 예술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로 사진 전시회를 열어보겠다며 고민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별생각 없이 틀어놓은 슈만의 피아노곡 ‘카니발’(Carnaval, Op. 9)을 듣는 순간 뭔가 머리를 스쳤다. 슈만의 ‘카니발&r...
2023.12.1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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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욱은 100년 빈티지 와인같다, 모든 순간 새로 피어나니까
와인 한 병이 든 종이봉투를 손으로 꽉 움켜쥔 채 멀리서 걸어오는 김선욱이 보였다. 2014년 협연자(피아니스트)로 유럽 순회공연 중 일 때였는데, 크록스 슬리퍼를 신고 멀리서 느긋하게 걸어오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왠지 그다웠고 멋스러웠다. 기분 좋은...
2023.11.1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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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게, 강렬하게 스스로 빛을 뿜어내는 진은숙의 아우라
2011년 서울시향의 유럽 투어에 동행한 적이 있다. 투어의 마지막 일정은 독일에서의 공연이었고, 이날 공연 프로그램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작품은 진은숙 작곡가가 쓴 '생황 협주곡'이었다. 우 웨이는 서울시향이 충실히 반주하는 가운데 신들린 듯한 손놀림으로 경탄할 만한 ...
2023.10.0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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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시골 마을서 찍힌 '오케스트라의 광대' 곽정선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늘 흥분되는 경험이지만, 해외에서 찍을 경우에는 한층 더한 것 같다. 왜일까. 관광객 내지는 여행객으로서 느끼는 흥분도 없지는 않겠지만, 평소에 접하기 어려웠던 피사체들을 새로운 배경에서 찍는다는 것 자체가 좋아서가 아닐까 싶다. 그런 내게 오케스...
2023.08.0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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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로 사진이 찍고 싶어서 무작정 김태형에 전화를 했다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지인이 점차 늘어갔다.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면 아무래도 문화 관련 비용부터 줄이기 마련이다. 쓰면 좋지만 안 써도 살아가는 데 별문제는 없는 돈이니까. 나라고 다를 이유는 없어서, 전보다 일감이 많이 줄었고 결국 작업실에서 혼...
2023.07.1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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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도 악마의 바이올린처럼 - 故 권혁주 바이올리니스트
2016년 가을의 어느 날, 뉴스에서 믿기지 않는 소식을 접했다. 권혁주 바이올리니스트가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정신이 얼떨떨했고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가 악의에 찬 농담을 하는 것 같았다. 장례식장에 가서야 이것이 현실임을 알 수 있었다. 그 또래 ...
2023.06.0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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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음이 건넨 '니콘 텀블러'와 예술가의 길
피아니스트 손열음. 사진=구본숙 내가 사진의 길을 걸어가게 된 것은 대다수 사진작가 그렇겠지만 시각적 매력에 이끌려서였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어느덧 사진과 함께한 세월만 26년에 이른다. 그리고 그 가운데 20년을 클래식 공연 현장에서 보냈다. 약 500회에 달하는 기...
2023.05.0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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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산요수인가, 악산악수인가
클래식 음악계에서 구본숙 작가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지난 20년을 클래식 공연 현장에서 보냈다. 500회에 달하는 무대 리허설과 본공연 사진을 촬영했고,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도 30회 이상 함께한 베테랑. 음악적 영감을 바탕으로 사람, 자연, 예술을...
2023.05.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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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kg짜리 첼로를 업고 설악산 정상에 오른 첼리스트
이 사진은 2016년 시작한 '악산악수(樂山樂水)' 프로젝트를 위해 첼리스트 이호찬과 설악산 봉정암에 올라 찍은 것이다. 한자만 보면 '요산요수'라고 읽어야지 왜 악산악수인가 싶을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전시하는 중에 이런 취지로 혼(?)을 내고 가신 분들이 더러 있었...
2023.04.2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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