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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와 문화를 잇는 한경

    • "사람이란 신기하지. 서로를 쓰다듬을 수 있는 손과 키스할 수 있는 입술이 있는데도…"

      날씨가 좋을 때는 가끔 밖에 나가 걸음을 걸으면서 책을 읽기도 한다. 청소년기를 보낸 동네에서 그대로 살고 있어서 그런지 그렇게 책을 읽으며 걷다 보면 종종 스무 해 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지금의 나이는 까마득히 잊고 나라는 존재는 그다지 달라...

      2022.09.15 18:19

       "사람이란 신기하지. 서로를 쓰다듬을 수 있는 손과 키스할 수 있는 입술이 있는데도…"
    • 佛 세르주 무이 조명, 色을 입고 더 빛나다

      프랑스 현대 디자인의 선구자로 꼽히는 세르주 무이(1922~1988)를 유명하게 만든 건 조명이었다. 그에게 조명은 단순히 빛을 비추는 도구를 넘어 ‘형태의 예술’이었다. 가늘고 곧게 뻗은 검은색 기둥, 곡선이 부각된 둥근 갓은 그만의 특징인 동시...

      2022.09.07 18:24

       佛 세르주 무이 조명, 色을 입고 더 빛나다
    • 아르보 페르트의 '프라트레스'…경건하면서도 묘한 긴장감 지속

      에스토니아 출신 아르보 페르트(87·사진)는 요즘 음악회장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현대음악 작곡가다. ‘거울 속의 거울’ 등 그의 작품들은 영화와 드라마, 발레 등의 배경음악으로도 널리 쓰인다. 이달 초 열린 ‘발트...

      2022.09.06 18:36

       아르보 페르트의 '프라트레스'…경건하면서도 묘한 긴장감 지속
    • 뒤처진 새 - 라이너 쿤체

      철새 떼가, 남쪽에서날아오며도나우강을 건널 때면,나는 기다린다뒤처진 새를그게 어떤 건지, 내가 안다남들과 발 맞출 수 없다는 것어릴 적부터 내가 안다뒤처진 새가 머리 위로 날아 떠나면나는 그에게 내 힘을 보낸다시집 <나와 마주하는 시간>(봄날의 책) 中뒤처진 기분을 느...

      2022.09.05 17:57

       뒤처진 새 - 라이너 쿤체
    • "의심하면서 시험 삼아 오른쪽으로 꺾는 것이나, 믿고 단호하게 오른쪽으로 꺾는 것이나, 그 운명은 똑같습니다."

      나는 하루도 문학소년이었던 적이 없었다. 성인이 돼서도 그것과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았고, 그래서 김훈이라면 농구선수 김훈밖에 몰랐다. 그러다 서른을 앞두고 우연히 나와 같은 병에 걸린 남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소설 을 읽었다. 그러곤 ‘불행이라면 나도 못지않은데. 그...

      2022.09.01 18:22

       "의심하면서 시험 삼아 오른쪽으로 꺾는 것이나, 믿고 단호하게 오른쪽으로 꺾는 것이나, 그 운명은 똑같습니다."
    • 분홍꽃잎 3만장으로 뒤덮인 가상현실 속 의자 '호텐시아'

      2018년 7월 인스타그램에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3만 장의 분홍색 꽃잎으로 뒤덮인 의자 ‘호텐시아(Hortensia)’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디지털 아티스트 안드레스 라이신저가 만든 이 의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의...

      2022.08.31 18:11

       분홍꽃잎 3만장으로 뒤덮인 가상현실 속 의자 '호텐시아'
    • 현대발레 '르 파르크'에 흐르는 모차르트 협주곡 23번 2악장

      프랑스 무용가 앙줄랭 프렐조카주(65)가 1994년 파리 오페라 발레단을 위해 창작한 ‘르 파르크(Le Parc)’는 현대 발레의 새 지평을 연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르 파르크는 공원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사랑을 이루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린...

      2022.08.30 18:25

       현대발레 '르 파르크'에 흐르는 모차르트 협주곡 23번 2악장
    • 순서 - 차호지

      친구가 벽을 두드리고 나는 그 소리에 잠에서 깬다. 나는 이제 가 봐야만 해. 멀리 빗소리가 들린다. 방은 덥고 습하고 나는 몹시 땀을 흘리고 있다. 창문을 본다. 밖으로 나간 친구는 창밖에서 내게 인사할 것이다. 잘 있어, 나는 창문 속 뛰어가는 사람의 손을 그린다....

      2022.08.29 18:24

       순서 - 차호지
    • 움푹 팬 볼, 굳게 다문 입술…그는 평생 붓을 놓지 않았다

      이탈리아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는 불운한 삶을 살았다. 1884년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곧 아버지의 사업이 파산하며 가세가 기울었다.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했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병치레가 잦았다. 작품 활동도 순탄치 않았다. 평생 그림을 그렸지만 ...

      2022.08.28 18:28

       움푹 팬 볼, 굳게 다문 입술…그는 평생 붓을 놓지 않았다
    • 호기심 가득한 파키스탄 소녀의 눈빛

      소녀가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한 줄기 햇빛 아래 드러난 호기심 가득한 눈동자, 살짝 벌어진 입술, 초록 베일과 붉은 옷의 인물은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이 사진은 ‘히말라야’, ‘차마고도’ 등 오지 다큐멘터리로 알려진 사...

      2022.08.26 17:47

       호기심 가득한 파키스탄 소녀의 눈빛
    • “어쩐지 두 사람이, 좋은 일은 금방 지나가고, 그런 순간은 자주 오지 않으며, 온다 해도 지나치기 십상임을 아는 사람들 같아서였다.”

      곱씹고 곱씹어도 좋은 순간은 인생에 몇 번 없다는 것을 알고 나니 바깥의 풍경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잘 보이고 싶었던 사람과의 관계가 어긋나고, 테니스의 더블폴트 같은 실패가 거듭되는 내 삶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다. 주위의 온갖 것들과 싸우던 마음이 한풀 꺾이고...

      2022.08.25 17:55

       “어쩐지 두 사람이, 좋은 일은 금방 지나가고, 그런 순간은 자주 오지 않으며, 온다 해도 지나치기 십상임을 아는 사람들 같아서였다.”
    • 혁신적인 나무 구조물…스페인 '메트로폴 파라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의 대표 도시 세비야. 콜럼버스가 신대륙으로 향하는 배에 올라탄 곳이자 대항해 시대의 거대 무역항이었던 도시엔 역사적 건축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세비야 대성당, 스페인 광장, 이슬람 양식의 알카사르 궁전까지 중세의 명소들로 가득하다.강렬한 지중해...

      2022.08.24 17:23

       혁신적인 나무 구조물…스페인 '메트로폴 파라솔'
    • 개미 - 여림(1967~2002)

      며칠째 먹을 것이 바닥 난나의 방에서 개미들은 무에저리 옮겨갈 것이 많다는 걸까개미들은 오가며 꼭 한번씩 서로의몸을 매만지고 지난다.시집 <비 고인 하늘을 밟고 가는 일> 中시의 화자는 배고픈 와중에도 개미들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에 주목하기보단, 개미들이 서로 매만지는...

      2022.08.22 17:41

       개미 - 여림(1967~2002)
    • 자코모 코스타, 미래를 찍는 사진가

      현대 사진은 반드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지 않는다. 작가가 의도를 갖고 피사체를 재구성하거나, 디지털 기술로 피사체를 완전히 재창조하기도 한다. 이탈리아 사진가 자코모 코스타는 현실에서 촬영한 사진을 정교하게 합성해 자신의 상상 속 미래 도시와 자연을 보여준다. 그런...

      2022.08.19 17:43

       자코모 코스타, 미래를 찍는 사진가
    • "남을 비판하고 싶을 때면 언제나 이 점을 명심해라."

      영화로도 여러 차례 만들어진 이 유명한 소설의 배경은 1920년대 뉴욕이다. 그 시절에도 타인을 쉽게 비판하는 마음과 그에 대한 경계는 지금과 비슷했던 것 같다. 화자인 닉 캐러웨이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서 들은 충고인데, 이 말을 되새기며 자라난 닉은 모든 일에 판단...

      2022.08.18 17:44

       "남을 비판하고 싶을 때면 언제나 이 점을 명심해라."
    • 페르시아 미학 담았다…이란 '카주 다리'의 야경

      다리의 역사는 탐험의 역사다. 신석기 시대 물가에 놓인 나무판자와 돌을 떠올려보라. 거센 강물과 험한 지형을 극복하기 위해 인간이 고안한 최초의 구조물이 바로 다리였다. 다리는 우리가 가진 모험 본능을 반영한다.도시마다 놓인 다리는 그곳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미국 뉴...

      2022.08.17 17:42

       페르시아 미학 담았다…이란 '카주 다리'의 야경
    • 브루크너 교향곡 6번 2악장 아다지오

      안톤 브루크너(1824~1896)는 모두 11편의 교향곡을 남겼다. 이 중 ‘낭만적’이란 부제가 붙은 4번과 종교적 환상곡풍의 5번, 후기 걸작인 7·8·9번에 비해 6번은 상대적으로 뒤늦게 진가를 인정받았다.작곡가는 &l...

      2022.08.16 17:40

       브루크너 교향곡 6번 2악장 아다지오
    • 손을 놓치다 - 오은

      분침이 따라잡지 못한 시침마음과 따로 노는 몸체형을 기억하는 데 실패한 티셔츠매듭이 버린 신발 끈단어가 놓친 시추신이 잊은 안부그림자가 두고 온 사람아무도 더듬지 않는 자취한 명의 우리시집 <나는 이름이 있었다>(아침달) 中모래알이 스르륵 손가락 사이를 흘러 내려갑니다...

      2022.08.15 17:31

       손을 놓치다 - 오은
    • 밤이 되면 움직이는 눈사람…전 세계에 감동을 주다

      그림책 <눈사람 아저씨(The Snowman)>로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감동을 준 그림책 작가 레이먼드 브릭스(1934~2022)가 지난 11일 8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고인은 글에 딸린 부속품에 불과했던 삽화를 예술로 끌어올렸...

      2022.08.14 17:29

       밤이 되면 움직이는 눈사람…전 세계에 감동을 주다
    • 우크라이나 해바라기밭 헬리콥터의 그림자가…

      우크라이나 중부 내륙 도시 빈니차 인근의 광활한 해바라기 꽃밭에 헬리콥터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세계 최대 해바라기 생산국 우크라이나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해바라기는 인류에게 여러모로 친근한 존재다. 기온만 맞으면 어디서나 많은 씨를 품고 잘 자란다. 해바라기 씨앗은 그 자체로 영양 많은 음식...

      2022.08.1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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