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했던 모든 유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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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자가 가슴에 억만금을 품고 그림 사는 꿈을 꾸었다
9월 초의 부산했던 아트페어 기간을 되돌아본다. 여러 관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누군가 내게 ‘아트페어란 무엇인가요?’라고 묻는다면, ‘조용하지만 뜨거운, 안목 대결의 현장’이라고 답하고 싶다.갤러리들은 그들의 축적된 안목으로...
2024.10.28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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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참 귀찮게 군다 싶은데도, 빙긋 웃고 있는 9미터짜리 탱화
2024년 5월 15일, 부처님의 자비로 직장인은 하루 동안 꿀 같은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집에서 한가로이 누워있다가 별안간 머리 뒤쪽이 쭈뼛했다. ‘지옥이 있다면, 나는 지옥에 가겠구나’ 무언가 엄청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하게...
2024.07.0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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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소사 동종 제작자는 대장금과 비견할 '초특급 승진' 주인공
‘용’은 한국의 미술문화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기에 용의 해만 되면, 신년을 즈음해 시작되는 전시와 각종&...
2024.04.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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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전 반도체 '고려청자'가 왜이래? KBS 사극 제작팀께 드리는 글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이 연일 화제다. 남장 여자나 타임 슬립(Time Slip) 같은 것은 기본 설정으로 깔고 가는 퓨전 사극의 대유행 속에서, 이런 정통 사극은 오히려 더 신선하게 느껴진다. 작년 초겨울쯤 드라마가 시작된 것으로 기억하는데,...
2024.01.2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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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비싼 글씨…추사도 한석봉도 아닌 안중근
지난달 서울옥션의 2023년 마지막 경매가 열렸다. 습관처럼 라이브 영상을 연결해두고 일하고 있었다. 거짓말처럼 식어버린 미술시장의 열기에도 동료들은 경매마다 최선을 다하며 낙찰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지금의 한국 미술시장은 ‘바이어의 마켓(Buyer&rsqu...
2024.01.0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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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제일 비싼 글씨? 안중근-추사-박정희, 이병철-김구 順
얼마 전, 서울옥션의 2023년 마지막 경매가 열렸다. 습관처럼 라이브 영상을 연결해두고 일을 하고 있었다. 거짓말처럼 식어버린 미술시장의 열기에도 동료들은 한 랏(Lot), 한 랏 최선을 다하며 낙찰을 이끌어내고 있었다.지금의 한국 미술시장은 '바이어의 마켓&...
2023.12.2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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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가 한번은 꼭 온다… ‘삼국지 광팬’에게 신세 지는 날
TV 채널을 돌리다 삼국지 이야기를 하는 역사교양 프로그램을 봤다. 삼국지와 삼국지연의가 다르다는 기본 이야기부터,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이야기는 실제 역사와 다른 부분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별 흥미가 없어 채널을 돌리려는데, 거주지를 공유하는 사람이 내가 볼 테니 그냥...
2023.12.1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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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박서보예요, '멋쟁이'가 경매에 나왔다고 해서요"
서탁(書卓) 이라는 고가구가 있다. 풀어쓰면 ‘책 탁자’인데, 말 그대로 책을 올려두기 위한 쓰임새로 만들어졌던 것이고, 주로 선비들이 사용했던 사랑방 가구이다. 선비라면 책을 항시 가까이 했을 것이고, 그러다 보니 사랑방에는 책장, 탁자, 서탁과 서안, 경상 같은 책...
2023.10.3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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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당이 쓰던 것들인데 돈은 안 될 같고, 자랑은 좀 하고 싶어서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 2층 서화관에 가면, 큰 윈도우 갤러리가 하나 있다. 유리 석장을 이어 붙인 큰 창의 오른쪽 아래에 〈서화가의 방〉이라고 제목을 달고 이당 김은호의 유품을 중심으로 구성했다는 간략한 설명이 적혀있다. 사실 근데 이 공간 구성의 방점은 이당 김은...
2023.09.3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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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내가 왕이 될 상인가?" – 세조어진 초본 발견 뒷얘기
최근 미술계에 재미있는 발견이 두 건 있었다. 미술사의 범위에서 ‘발견’에 대해 얘기하자면, 종로나 경주 같은 곳에서 ‘땅을 파다가 뭐가 나왔다’ 하는 얘기는 사실은 좀 뻔하다. 그런 거 말고 열정이 없으면 할 수 없는 발견에 대해 말하고 싶다. 첫 번째 발견은 봄이었...
2023.08.3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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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려 철조석가여래좌상에 저지른 불경스런 일들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의도치 않았지만 불경스러운 행동을 하게 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종교조각 같은 것, 예수상이나 마리아상, 불상을 천으로 구석구석 닦으며 머리나 얼굴을 만진다든지, 급한 마음에 “이 작품”이라는 말조차 길어 “얘&r...
2023.07.3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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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항아리 이전에 '이것'이 있었다…세상 가장 비싼 분청사기
올 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백자 달항아리 한 점이 나왔다. 훌륭한 상태에 45cm가 넘는 큰 키로 경매 전부터 이목을 끌던 작품이었다. 결과도 놀라웠다. 추정가를 훨씬 넘는 60억원 정도에 낙찰되었다. 둥그렇고 탐스러운 외형과 담백한 색감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달항...
2023.06.3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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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호랑이가죽그림, 호피도 이야기
호피도, 조선 19세기, 종이에 수묵 128×395cm, 가나문화재단 소장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게 그림이 아니고 진짜라면 표범 여덟 마리를 사냥해다 가죽을 벗겨서 펼쳐야 가능한 일이다. 포악한 눈빛에 날 선 이빨을 드러낸 얼굴이 보이는 것도 아니고, 날카로운 발톱을 ...
2023.05.27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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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달항아리, 조선에서 '美' 아닌 '일상용기'로 쓰인 이유
〈‘연령군겻쥬방’ 명 백자 달항아리〉, 개인소장, 1703~1708년, 높이 38cm, 지름 41cm 여기 품이 넉넉한 백자 달항아리 한 점이 있다. 중앙에는 위 아래를 이어 붙인 자국이 남았다. 낮지만 일자로 뻗은 굽 다리의 모양과 달리 구연부는 여러 번 깎고 다듬어...
2023.04.30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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