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권의 호모글로벌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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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와 위험감수 문화
중국의 문필가 린위탕(林語堂)이 자신의 저서 《생활의 발견》에서 말했다. “미국 편집자는 자기가 편집하는 신문, 잡지에 오식이 하나도 없도록 뼈를 깎아가며 애를 쓴다. 중국의 편집자는 더 현명하다. 독자 스스로 다소의 오식을 발견해 혼자 회심의 미소를 짓도록...
2020.07.2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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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인류 평화에 기여할까
스포츠는 인류의 통합과 평화에 기여할까, 아니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할까? 이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상당수 전문가는 스포츠가 평화 증진에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전쟁과는 달리 인간의 경쟁적 충동을 건전한 방식으로 발산하는 수단이라는 것. 그러나 호전적 태도를 부추겨...
2020.07.0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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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운명이다
김춘수 시인은 ‘꽃’이라는 시에서 꽃은 꽃이라고 이름을 불러줄 때 비로소 꽃이 된다고 노래했다. 사람도 이름으로 존재한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처럼 죽어서도 이름으로 기억된다. 로마 격언에 ‘노멘 에스트 오멘(Nomen es...
2020.06.2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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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식품, 기호식품, 금지식품
언어와 함께 음식은 집단 정체성의 핵심 요소다. 학습을 통해 형성되는 식습관은 견고해서 사회·경제적 지위가 달라져도 쉽게 변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도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지는 이유다. 미국 조지아주 출신인 지미 카터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조지아 음식...
2020.06.0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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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의 국제정치적 함의
2008년 이라크를 방문 중이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을 때였다. “이라크인의 선물이자 작별키스다. 이 ×자식아!”라는 외침과 함께 신발 한 짝이 부시를 향해 날아들었다. 뒤이어 “이건 과부들과 고아 ...
2020.05.2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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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 중립 언어
동성 결혼은 2001년 네덜란드에서 최초로 허용됐다. 필자는 헤이그에서 열린 동성 결혼식을 참관한 적이 있다. 시청 공무원이 두 여자(?)의 결혼식을 주재하고 있었다. “마리아 아데마에게 묻겠습니다. 당신은 마르티나 마스를 당신의 법적 동반자로 맞이하겠습니까...
2020.04.2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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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지는 세계 인구 변화, 한국은?
중국 정부가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노력할 때다. 한 유치위원이 필자에게 말했다. “올림픽 오륜기의 오륜 중 일륜은 중국에 해당됩니다.” 13억 인구의 중국이 올림픽을 개최한 적이 없으므로 이제 중국 차례가 돼야 한다는 것을 상징...
2020.04.0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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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정신이 인류 미래 좌우한다
인간에게는 경쟁과 협력의 양면성이 있다. 이기적 경쟁과 이타적 협력이 인간 본성의 본질이다. 얼핏 보기에 모순되고 대립되는 두 가지 본성이 인류의 진화를 이끌어 왔다. 적자생존(適者生存·survival of the fittest)이란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
2020.03.2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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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안식처를 찾아
프란시스코 프랑코 스페인 총통의 유해가 작년 10월 말 마드리드 시내 공동묘지로 이장됐다. 1939~1975년 36년간 스페인을 통치한 프랑코는 사망 후 마드리드 근교에 있는 ‘전몰자의 계곡’에 묻혔다. 프랑코의 지시에 따라 건설된 이 기념물에는 ...
2020.03.0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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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면한 현실이 된 디지털 외교
“트위터가 없었다면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보다 지지 기반이 약했던 트럼프는 SNS에서 승리의 열쇠를 찾았다. 현재 트럼프는 6000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
2020.02.1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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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법은 팔이 길다
2015년 미국 법무부는 국제축구연맹(FIFA) 고위 간부 14명을 조직적인 비리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미국 검찰은 뇌물수수와 돈세탁을 금지한 미국법을 적용했다. 그러나 연방 뇌물방지법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므로 뇌물수수죄를 적용할 수 없었다. 미국 정부는 FIFA ...
2020.02.0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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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이 국가 경쟁력이다
안데르센의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원제는 ‘황제의 새로운 옷’)이 주는 교훈 중 하나는 사람들이 사회적 인습이나 조직 문화에 젖어 진실을 말하기를 두려워한다는 점이다. 이익 공동체 내의 침묵하는 다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2020.01.2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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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과 새해 결심의 기원
2020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결심을 한다. ‘새로운 자아’를 위한 목표와 포부를 갖는다. 이를 지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인간은 유혹에 약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쾌락을 미래의 만족보다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예외적인 사람도 ...
2020.01.0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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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인들의 최대 축제다. 영어로 ‘그리스도(Christ)의 미사(mass)’를 의미한다. ‘X-mas’라고 쓰기도 하는데 X는 그리스어로 그리스도의 첫 글자를 의미한다. 크리스마스가 12월 25일로 고정되고 본격...
2019.12.2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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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칠면조를 이야기하자고?
유엔에서 근무하던 때 이야기다. 인권 관련 회의가 끝난 후 쉬는 시간에 영국 외교관과 토론을 하게 됐다. 토론이 격해지자 그가 갑자기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 “Let’s talk turkey.” ‘터키(국가명)? 칠면조? 도대...
2019.12.0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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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하나가 국제계약 좌우한다
1990년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 소속된 선덜랜드 AFC 클럽이 스테판 슈워츠 선수와 계약할 때였다. 구단은 슈워츠 선수의 코치가 버진 갈락틱호의 우주여행을 예약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가 슈워츠 선수와 함께 여행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한 구단은 슈워츠 선수가 지...
2019.11.1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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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거래와 계약서
필자가 스위스 제네바 대표부에 부임했을 때 이야기다. 주택을 임차하기 위해 집주인과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그런데 주인이 준비해 온 임대차 계약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계약서가 10여 쪽이나 됐기 때문이다. 계약서에는 임대차인의 권리와 의무뿐 아니라 세세한 것까지도 적...
2019.10.2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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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와 영어의 지위
유럽연합(EU)은 지난 60여 년간 정치적, 경제적 통합을 꾸준히 진전시켜 왔다. 국가 주권 포기를 수반하는 통합운동이 수많은 장애와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나아가고 있는 것은 라틴어, 기독교, 로마법 등 유럽 공통의 문화적 유산에 기인한 바 크다. 그러나 유럽은 다양성...
2019.10.0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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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짓으로 하는 글로벌 소통
1990년대 중반 필자가 브라질에서 근무하던 시절, 브라질 친구와 이야기하던 도중에 손으로 오케이(OK) 사인을 한 적이 있다. 그러자 그 친구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분위기도 갑자기 썰렁해지고 침묵이 흘렀다. 어색한 순간이 지난 뒤 친구가 설명해줬다. OK 사인...
2019.09.2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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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짓언어 읽기
1997년 이스라엘의 한 학자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몸짓언어(body language)’를 분석했다. 그는 이 분석을 바탕으로 후세인이 이스라엘보다 이란을 더 증오하기 때문에 이란을 침략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이 예측으로부터 11...
2019.09.0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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