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의 열두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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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삼각형 '파세'는 발레의 정류장, 우리 인생에도 있을까
만추의 계절이 첫눈 소식과 함께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11월은 겨울로 가는 길목이자 정류장. 올해는 유달리 추웠다 더웠다, 들썩들썩했지만, 11월은 늘 곧 다가올 추위를 이길 수 있도록 우리를 채비시키는 시간이었고, 낙엽이 흰 눈에 덮이기 전에, 한 해를 보내고 새...
2024.12.1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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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기억을 모으는 몸짓, 가을의 아상블레(assemblé)
북유럽의 스웨덴에서 날아온 소식에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독서가 일상이 아니라 과시욕과 허영심의 표출이 되고 있는 상황에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이라는 소식으로 출판계와 서점들은 오랜만에 북적이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나도 몇 년 전 읽었던 한강의 글들이 생...
2024.11.0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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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마비의 시간, 말처럼 뛰는 파드슈발과 마네주
천고마비(天高馬肥).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계절, 가을이 왔다. 과거 중국에서 천고마비는 공포심과 우려를 드러내는 사자성어였다고 한다. 가을이면 말이 살찌고 수확으로 물자가 풍부해져서 흉노족이 내려와 약탈을 자행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뉘앙스는 조금 다르지만, ...
2024.10.1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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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 개막식때 시청 지붕위 발레리노가 선보인 기술, 탕 리에
화제가 됐던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에서 발레 애호가들 사이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무용수 기욤 디오프(Guillaume Diop, 2000~)가 파리 시청의 지붕 위에서 홀로 춤을 추는 장면이었다. 단순히 발레 무용수이기 때문이 아니라...
2024.09.0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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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와인에 테루아가, 발레엔 땅의 기운 받는 '아 테르'가 있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여름은 포도가 익어가는 계절. 시인 이육사(1904∼1944)가 포도알 안에 독립투사로서의 전설과 꿈을 담은 것처럼, ...
2024.08.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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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원을 그려보는 거야, 여름의 초록 공기를 가르며
계절은 온도계의 숫자보다 코끝에 닿는 공기로 먼저 느끼게 된다. 추운 겨울을 지나 봄이 올 때 따뜻한 기운이 바람에 실려 오듯이, 여름이 시작되는 지금, 새들과 벌레들의 노래가 공기를 타고 창가로 날아온다. 발레는 ‘공기’와 관련이 깊다. 공기의 ...
2024.07.0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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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와 발레 사이에 꽃이 있다, 낭만적 결말은 아니더라도
“준세이, 약속해 줄래? 나의 서른 살 생일은 피렌체 두오모에서.” “그래, 약속해.”-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중에서일본의 작가 에쿠니 가오리(江國香織)와 츠지 히토나리(辻仁成)가 함께 집필해서 1999년에 출간한 소설 ...
2024.05.3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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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잔인하게 비틀거렸다, 마치 '그랑 파 디브레스'처럼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영국 시인 T.S.엘리엇 (T.S.Eliot, 1888~1965)의 대표작 ‘황무지 (The Waste Land)’의 시...
2024.04.3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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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와 꽃망울처럼 활짝, 소테(Sauté)
"3월은 정원에서 가장 바쁜 달, 봄 맞을 준비를 해야 하는 달이다. 그렇게 애써 공들여 해 놓았는데 살을 에이는 꽃샘추위가 와서 애를 끓인다"- 카렐 차페크 <정원가의 열두 달> 3월 중에서카렐 차페크처럼 정원을 가꾸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알고 있다. 달력으로 ...
2024.04.0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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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 점프 '그랑 제떼'는 보통 몇번 미끄러진 다음에야 온다
오고 있던 봄이 눈길 위에 미끄러졌다. 2월 말, 서울에서는 58년 만에 폭설이 내렸고, 강릉에는 70센티미터의 눈이 쌓였다. 쌓인 눈 속에서 이제 기지개를 켜려던 새싹이 잔뜩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우리는 이 눈이 봄을 기다리는 하얀 소식인 걸 알고 있다. ...
2024.02.2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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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의 2월은 왈츠의 시간... '춤의 샛별들'보러 3천만원 티켓도 매진!
매년 2월이면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극장(Wiener Staatsoper)에서는 ‘유럽 사교계의 꽃’이라고도 불리는 왈츠(Waltz) 무도회, 빈 오페라 볼(Vienna Opera Ball)이 열린다.1935년부터 시작된 이 무도회는 ...
2024.01.3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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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의 아름다움을 완성시키는 느림의 미학, '아다지오'
전보(電報, telegraphy)가 사라졌다. 태어난 지 138년 만이다. 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도, 자녀를 낳았다는 소식도, 고시에 합격했다는 소식도, 사람들은 전보의 몇 자를 놓고 울고 웃었다.한때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했던 전보가 세월의 흐름에 속도를...
2023.12.2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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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게임계 메시' 페이커의 멘털훈련과 닮은 이 발레동작
얼마 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처음으로 e스포츠 대회의 거리 응원전이 열렸다. 매년 수억 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일명 ‘롤드컵’이라고도 불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을 초대형 전광판으로 중계한 것이다. 그 덕분일까.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작년에...
2023.12.0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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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의 레전드 '페이커'의 멘탈훈련, 발레의 이 동작과 똑같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처음으로 e스포츠 대회의 거리 응원전이 열렸다. 매년 수억 명의 관중들을 동원하며 일명 ‘롤드컵’이라고도 불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을 초대형 전광판으로 중계한 것이다. 그 덕분일까.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작년에 ...
2023.11.2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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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겨울나그네'와 발레의 '프로미나드'가 생각나는 계절
“여기저기 나뭇가지에 단풍 든 잎이 남아 있다. 나무 앞에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는 희망을 걸고 잎사귀 하나를 지켜본다. 아, 그 잎이 땅 위에 낙엽지면 내 희망도 따라 떨어진다. 나 또한 대지에 몸을 던져 희망의 무덤에서 운다.” - 슈베르트, 겨울...
2023.10.2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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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구부렸다 펴는 플리에…이 단순한 동작에 모든 게 달렸다
“10월은 봄이 시작되는 첫 달, 땅속 깊은 곳에서 싹이 트고 생장하는 달, 남몰래 싹눈이 여무는 달이다.” 카렐 차페크의 저서 에 나오는 글이다. 정원가로 살았던 차페크에게 10월은 다음 해에 땅 밖으로 고개를 내밀 식물이 땅속 깊은 곳에서 움트기 시작하는 시간이었다...
2023.10.05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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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플리에'...여기에 발레의 모든 게 녹아있다
“10월은 봄이 시작되는 첫 달, 땅속 깊은 곳에서 싹이 트고 생장하는 달, 남몰래 싹눈이 여무는 달이다. 땅을 살살 파보면 엄지손가락만큼 두툼한 싹눈과 가녀린 새싹, 알알이 여물어가는 구근을 발견하게 된다. ‘봄이 여기 숨어 있네’라는 생각을 안 하고는 못 배긴다.”...
2023.09.28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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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쓰는 사랑 편지만큼 아찔한 감성, '파드되 리프트'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고은의 시와 김민기의 노래가 저절로 흘러나오는 계절이 왔다. 가을은 사랑하는 이에게 편지 쓰기 좋은 공기와 온도를 품고 있다. “책을 접어놓으며 창문을 열어 흐...
2023.08.2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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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걸음' 파드샤의 앙증맞은 매혹은 벗어날 수 없어
신화나 전설, 동화 속에 등장하는 몇몇 동물들은 신령한 능력을 지녔다고 여겨진다. 우리나라와 동아시아에서는 대표적으로 꼬리 아홉 달린 여우, 구미호가 그렇다. 반면 스코틀랜드의 고원지방(하이랜드)과 북유럽에서는 목숨이 아홉 개라고 알려진 고양이, 카트시(Cat S&ia...
2023.07.2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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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엔 붉은빛 루비를…조지 발란신 '주얼스' 속 카프리치오!
카프리치오(capriccio). 갑작스럽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이나 변덕을 뜻하는 이 이탈리아어는 음악에서 주요한 언어로 쓰인다. 특정한 형식없이 자유롭고 활기차게 표현되는 음악을 뜻한다. 그래서 작곡가의 창의적인 면모와 진짜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2023.06.2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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