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현의 그리스 비극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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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 공연 통해 배운 배려…그리스 민주주의 정착시킨 '씨앗'
민주주의는 정성이 깃든 정원(庭園)이다. 정원은 외부와 단절된, 기획된 공간이다. 인간의 이상과 최선을 요구한다. 이 정원 안에서 일어나는 일의 기운이 문화이며, 그 일을 작동하는 원칙이 문명이다. 문화란 정원에 알맞은 무늬를 정원 곳곳에, 특히 정원에 거주하는 자들의...
2019.09.2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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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인간에 대한 연민…문명과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힘
부분은 전체를 구성하기 위한 한 부분이자, 전체다. 그 부분이 부족하거나 생략되면 온전한 전체가 될 수 없다. 100이라는 숫자는 1이라는 숫자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1이 없는 100이란 있을 수 없다. 우주를 지탱하는 문법이 있다. ‘시간과 공간&rsq...
2019.09.0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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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고하는 개인과 높은 수준의 리더십…위기 돌파하는 '쌍두마차'
가장 큰 위기는 자신과 자신이 속한 공동체가 ‘위기에 봉착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무식이다. 가장 절망적인 위기는 그 위기를 타개할 전략가가 없다는 사실이다. 전략가란 위기가 다가왔을 때 대중이 다 알거나 원하는 대책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을 숙고할 ...
2019.08.3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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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리 벗어나는 행동을 한 자…뒤따라오는 인과응보의 대가, 災殃
우주의 원칙은 인과응보(因果應報)다. 원인은 결과의 어머니이며, 결과는 원인의 자식이다. 결과는 또한 가시적이며 오감으로 감지할 수 있다. 그럼에도 어떤 결과를 이해하지 못하면 사람들은 그것을 ‘행운’ 혹은 ‘불운’이라 생각한...
2019.08.1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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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익만 좇는 '오만한 자'…위험을 모르는 장님이 된다
“인간은 실수하기 마련이다”는 말을 한 사람은 고대 로마시대 정치가이자 철학자 그리고 비극 작가였던 세네카(기원전 4년~기원후 45년)다. 이 명언은 다음과 같은 긴 라틴어 원문의 앞부분이다. “Errare humanum est, sed...
2019.08.0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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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용기·믿음 그리고 훈련 없이는 소유할 수 없는 보물
사랑만큼 강력한 것이 또 있을까? 인간이 사랑에 빠지면 거대한 태풍의 눈에 들어선 돛단배 같아진다. 거친 바다를 지나 귀가 먹을 듯한 적막으로 진입하면서 이성은 마비되고 자신에게 존재하는 줄 몰랐던 새로운 감정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분출한다. 그 소중한 감정은 사랑하는...
2019.07.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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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에서 전쟁의 원인은 생존·이념 아닌 '자존심 세우기'
세상에 ‘정의로운 전쟁’은 없다. 무자비한 전쟁을 준비하고 감행하는 자가 자신의 악행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사’일 뿐이다. 인간은 ‘도시가 제공하는 혜택을 누리며 사는 동물’이다. 우리는 도시에서 이뤄지는...
2019.07.1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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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자신 안에 있는데…외부에서 찾으며 불안해하는 인간들
행복(幸福)이란 마음의 상태다. 외부 자극이나 환경에 의해 나의 ‘행복’이 영향을 받는다면 나는 불행하다. 불행이란 자신의 행복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다. 현대인에게 하루는 오감을 자극하고 유혹하는 광고들로 넘쳐난다. 저마다 ‘내가 불행...
2019.07.1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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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에서 배운 '자유'의 가치…아테네 공동체 하나로 묶었다
프랑스는 18세기 말 근대국가의 모델을 구축했다. 그 모델은 그 후에 등장하는 국가의 기본이 됐다. 프랑스 혁명은 세 가지 가치를 근간으로 전개됐다. 이 세 가지 가치는 프랑스라는 국가의 설계도이자 기둥이다. 프랑스라는 국가는 이 보이지 않는 가치들의 가시적인 표현이다...
2019.06.2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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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순간 펼쳐지는 반전…"오레스테스가 살아있어요"
우주의 문법은 질서(秩序)다. 138억 년 전에 빅뱅으로 시간과 공간이 등장하고, 그 안에 생물과 물체가 생겨났다. 우주는 인과응보라는 거대한 원칙의 가감이 없는 표현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란 구절은 삼라만상의 원칙을...
2019.06.2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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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무덤에서 딸을 만난 어머니…"나의 행동은 정당했다"
물건엔 격(格)이 있다. 어떤 물건이 최고급이라는 평가를 받으려면 어떤 조건을 만족시켜야 할까? 그 물건은 사용하기 편리하고 보기에도 좋고 촉감도 좋을 뿐만 아니라, 다른 물건들과 함께 전체를 구성하는 데 반드시 필요해야 한다. 그런 물건은 조용하지만 빛난다. 우리는 ...
2019.06.1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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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을 지키려는 삶…인간의 양심보다 위대한 법은 없다
인간만이 후회한다. 인간은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 자신을 돌아본다.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말이나 행동을 숙고하고, 실수가 있었다면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동물들은 과거를 떠올리며 후회하거나, 앞으로는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겠다고 결심하지 않는다. 동...
2019.06.0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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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복수' 추구하는 엘렉트라…현실과 타협하는 크뤼소테미스
범부는 타협하고 위인은 원칙을 지킨다. 보통 사람들은 타인들에게 아부하기 위해 그들의 종잡을 수 없는 의견에 따라 자신의 생각을 수정한다. 하지만 위대한 자는 오랫동안 갈고 닦은 자신의 삶의 원칙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 이해당사자들은 타협을 한다고 하지만, 종종 아...
2019.05.3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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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 누리는 자를 응징…공평이란 원칙 통해 폴리스 공동체 유지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 인간을 포함한 특별한 동물들은 단순히 모여 사는 군집(群集)이 아니라 서로 정교한 관계망으로 연결된 집단(集團) 안에서 산다. 군집 안에 잠시 체류하는 개별 존재들은 각자의 이익을 위해 그 모임에 속하기도 하고 떠나기도 한다. 그들에게는 군집...
2019.05.1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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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 살해는 아테네 민주정신 파괴하는 금기이며 끔찍한 오염
오레스테스는 왕권을 되찾기 위해 고향 아르고스로 돌아온다. 인간은 자신이 당연히, 그리고 반드시 존재해야만 하는 장소에서 온전한 인간으로 행세할 수 있다. 서양정신의 전범(典範)을 담고 있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임무 달성을 통해 획득하는 &lsqu...
2019.05.1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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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이름으로 저지른 가혹한 복수·살인…과연 정당한가
소포클레스의 비극 《엘렉트라》는 복수에 관한 이야기다. 인간사에 어쩔 수 없이 등장하는 파괴적 감정인 복수는 문명사회가 반드시 숙고해야 할 대상이다. 소포클레스와 함께 아테네의 위대한 비극시인으로 추앙받는 아이스킬로스와 에우리피데스도 《엘렉트라》를 무대에 올렸다. 아이...
2019.05.0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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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비극공연은 관객의 '콤플렉스' 드러내 깨달음 주는 시민교육
‘엘렉트라 콤플렉스’는 심리학 용어다. 아버지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딸들이 자신의 어머니와 경쟁하는 마음이다. 어머니를 놓고 아들과 아버지가 경쟁하는 마음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대조된다.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따...
2019.04.2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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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전쟁 끝낼 영웅" 신의 뜻 알고 섬을 떠나는 필록테테스
운명이란 무엇인가? 우리 대부분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결국 우리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줄 단초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일상의 일들은 결국 나의 처지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스스로 광고하지 않는다. 그런 일들이 새로운 시간과 공간에서...
2019.04.1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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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고백한 네오프톨레모스, 대의와 양심 사이서 흔들리다
인간을 빛나게 만드는 것은 양심(良心)이다. 양심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그 소리에 복종하려는 마음이다. 자신을 탁월하고 독창적으로 만드는 양심을 신은 누구에게나 선물했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타인들이 추종하는 부나 권력, 혹은 명예를 ...
2019.04.1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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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는 인간사회의 버팀목…문명은 이를 바탕으로 쌓아올린 건축물
인간사회를 지탱하는 힘은 ‘신뢰’다. 인간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이기적이다. 자신과 가족, 친척, 그리고 친구의 이익은 자신의 이익을 겹겹이 보호하는 방패다. 인간은 도시라는 인위적인 공간을 구축하면서 다양한 문제와 직면했다. 시민들은 ...
2019.04.0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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