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거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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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길언, '4·3 사건'을 증언한 작가
옛 사회의 모습을 살피려면, 역사책에서 지식을 얻어야 한다. 사회 구조와 제도, 풍속에 관한 설명을 들어야 그 사회를 이룬 근본적 조건들을 알게 되고 그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상상 속의 모습은 추상적이어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 사회에서 살았던 사람들...
2020.04.12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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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권은 왜 중국에 집착하는가
우리 정부가 중국 눈치를 보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최소화할 기회를 잃었다. 상황이 급박하니 중국인 입국을 막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권고를 따랐더라면 중국의 유감을 덜 사면서 질병을 통제할 수 있었을 터다. 한국 정부가 중국의 눈치를 보는 것...
2020.03.0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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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맥락 속의 브렉시트와 EU의 근본 문제
지난달 31일 드디어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했다. ‘브렉시트(Brexit)’가 일상어가 될 만큼 오래 끌었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근년에 나온 정치적 사건 가운데 아마도 가장 중요할 터인데, 아무리 들여다봐도 결과가 좋을...
2020.02.0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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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외교의 부도덕과 무지가 낳은 희비극
작년 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북한과 협상하러 한국을 찾았다가 북한 대표를 만나지 못하고 돌아갔다. 느닷없이 찾아와서 만나자고 호소하다 북한이 대꾸하지 않자, 중국으로 가서 배회하다 결국 체면만 잃은 채 빈손으로 돌아갔다. 세계를 이끄는 나라의 고급 외교관...
2020.01.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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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분신(分身) 시대의 경제적 자유
‘아마존’에서 책을 사면 구매자가 흥미를 느낄 책들이 추천된다. 인공지능(AI)이 구매자의 판단을 조금은 예측할 수 있다는 얘기다. 책을 살 때마다 인공지능의 예측 능력은 향상된다. 그 구매자가 아마존에서 다른 물품이나 서비스를 사면 그에 관한 인...
2019.12.0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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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뎌 보이는 자율주행차 상용화와 그 미래
곧 실현될 것처럼 보였던 자율주행차의 도심 운행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이 분야 선구자인 일론 머스크는 2015년에 “2017년까지는 완전히 자율적인 자동차가 나온다”고 장담했다. GM과 알파벳(구글의 모기업)도 비슷한 전망을 발표했다. 하지만 완...
2019.11.1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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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터 시대, 암호화 기술에 주목해야
현재 가장 성능이 좋은 고전적 컴퓨터로 1만 년이 걸릴 계산을 지난달 구글의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er)가 3분 만에 풀었다는 기사가 나왔다. 양자 컴퓨터가 고전적 컴퓨터보다 특정 분야에서 빠르게 계산할 수 있는 상황을 가리키는 양자 우위(quantum...
2019.10.1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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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사실적인 역사를 찾아서
사회적 통념에 도전하는 것은 힘들고 위험하다. 세상의 온갖 기득권 가운데 가장 굳은 것이 지적 기득권이다. 최근 발간된 <반일 종족주의>(이영훈 외)를 둘러싼 거센 논란은 이 점을 아프게 일깨워줬다. 일본의 식민통치에 관련된 여러 통념이 그르다고 주장한 터라, 일본과의...
2019.09.1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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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문제는 외교로 풀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이 일본 기업들에 크게 의존하는 품목들의 국산화 계획이 마련된다. 외교 분쟁에서 파생된 경제 분쟁에 대처하는 방안이니, 대증요법의 성격을 지녔다. 그러나 대증요법치고는 부작용들이 클 것으로 보여 걱정스럽다. 이번 국산화 계획은 일본과 단절된 환경에서 공급망을...
2019.08.1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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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움에 대하여
고마움이란 감정은 들여다볼수록 오묘하다. 다른 사람의 호의나 도움을 소중하게 여기고 그것을 갚으려 애쓰는 것은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거의 모든 사람이 그런 감정을 지녔다는 사실은 그것이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가리킨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
2019.07.0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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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對中 외교 일으켜 세우려면
지금 우리나라는 불안하다. 경제도, 안보도 위험하고 사회적 분열도 깊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위험이 닥친 분야가 외교다. 외교는 다른 분야보다 상황이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대응이 조금만 늦어도 실기한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은 우리의 외교 환경을 아주 위험하게 만들었다....
2019.06.0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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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크렘린학
현 정권은 밖에서 들여다보기 어렵다. 핵심이 어떤 사람들인지,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북한의 영향은 얼마나 받는지, 알 길이 없다. 그런 사정은 현 정권이 전체주의적 특질을 짙게 띠었다는 사실과 관련이 깊다. 전체주의에선 인민들이 권력을 모두 지도자에게 바치고, ...
2019.05.1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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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으로 점령한 땅은 영토가 아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원래 시리아 영토인 골란고원을 이스라엘이 52년간 점령했으니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1948년 이스라엘이 탄생했을 때 그 둘레의 아랍 국가들은 연합해 이...
2019.04.0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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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의 새로운 국제환경 속에서
근년에 세계정세에서 나온 변화들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은 전체주의 세력의 소생이다. 2차 대전에서 추축국들이 패망하면서, 파시즘 세력이 소멸했다. 그러나 미국의 지원 덕분에 독일과의 싸움에서 이긴 소련이 강성해지자, 공산주의는 자유주의에 더 큰 위협이 됐다.공산주의 ...
2019.03.1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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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야마 마사히데를 추모하며
1960년대 후반 박정희 대통령은 제철공장을 열망했다. 그러나 선진국과 국제기구들은 그의 호소에 냉담했다. 인도, 터키, 멕시코, 브라질처럼 조건이 좋은 나라들도 실패했으니 그만두라고 충고했다.박 대통령은 도와줄 나라는 일본뿐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가나야마 마사히데(金...
2019.02.1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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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자들의 윤리
작년 11월 중국 생물학자 허젠쿠이(賀建奎)는 체외수정으로 태어난 쌍둥이 자매의 유전자를 자신이 편집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CCR5라는 유전자를 불능화하려 시도했는데, 그것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일으키는 HIV가 세포로 들어오는 데 이용하는 단백질을 만든다. ...
2019.01.0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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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진출의 뜻있는 첫걸음
지난달 28일 ‘누리호’의 시험 발사체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누리호는 우리가 개발하는 발사체를 가리킨다. 시험 발사체는 151초 동안에 209㎞까지 올랐다가 공해에 낙하했다. 말 그대로 시험 수준이지만,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발사체이니 외계 ...
2018.12.0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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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환상소설의 앞날
얼마 전에 작고한 작가 진융(金庸)에 대한 추모가 대단하다. 진융은 필명이고 본명은 자량융(査良鏞)이다. 언론인으로 활약한 그가 무협소설을 쓸 때 본명의 마지막 자 ‘鏞’을 파자해서 ‘金庸’이라 썼다 한다. 그가 추앙받는 데는...
2018.11.1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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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열린 외계 탐험 시대와 한국 과학
1957년 스푸트니크호가 연 외계 탐험 시대는 숨 가쁘게 진행됐다. 1969년 달에 간 아폴로 11호와 1977년 발사돼 외행성 탐사 임무를 마치고 이제는 태양계를 벗어나 다른 별들로 항진하는 보이저호 두 척은 외계 탐험이 경탄할 만큼 빠르게 성장했음을 일깨워주는 이정...
2018.10.1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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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위기, 한국의 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상대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근년의 정치 지도자 가운데 그처럼 협력적 관계를 설정하기 어려운 사람은 없었다. 어떤 사람과 관계를 맺으려 할 때, 우리는 일단 그에게 우리가 우호적인 존재임을 알리고 이후의 행위들로써 증명하려 애쓴다. 사람은 자...
2018.09.1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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