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바이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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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머리나 심장이 아닌 '몸'으로 한다
얼마 전 모 대학에서 오케스트라 단원 몇 명을 선정해 초대했다. 평소와는 좀 다른 긴장과 어색함 속에서 짧은 연주를 했고 관객은 무대에 집중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집중해 관찰했다. 그들은 듣기보다는 ‘보기’ 위해 모였다. 저런 자세라면 어떻게 체형이 틀어져 어떻게 ...
2023.09.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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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고 사라진 바렌보임·이쑤시개 든 게르기예프…지휘란 무엇인가
다양한 악기를 다루는 80명 내외의 프로 연주자들이 위대한 교향곡을 연주한다. 연주를 훌륭하게 마치고 관객들이 환호한다. 그런데 무대 맨 앞에서 박수를 받고 거듭 인사하는 사람은 정작 단 한 음도 연주하지 않았다. 그는 지휘자다. 청중은 그의 이름만을 기억하고 그날의 ...
2023.08.1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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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금 어디 연주해?” … "나도 몰라”
오케스트라가 브루크너의 7번 교향곡을 연주한다. 이 곡에서 심벌즈는 한 번 등장한다. 2악장이 시작하고 무려 176마디 후, 단 한 번이다. 타악기 주자가 176마디의 흐름을 내내 따라가다가 문득 다른 생각에 잠겨 177째 마디를 놓쳐버린다면?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
2023.07.1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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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는 무직? 바흐와 베토벤에게도 음악은 직업이었다
#. 십여 년 전, 아이들이 어릴 때 일이다. 예술의 전당에서 있었던 독주회를 마치고 집에 들어서자마자 한숨이 나왔다. 막바지 연습과 리허설 일정 때문에 집안일을 돌보지 못한지 오래였고, 집에 들어와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한숨 나오도록 엉망이었다. 밀린 설거지부터 시작했...
2023.06.1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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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는 집이다
⁕ 멋진 집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것을 철골과 유리와 콘크리트의 합이라고 하지 않는다. 재료들은 이미 집이 되어서 완성된 하나이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도 그렇다. 관객이 듣는 음악은 집을 짓듯 복잡한 재료와 고단한 과정을 거쳐 한 사람 한 사람의 연주자들이 완...
2023.05.1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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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의 거장'과의 치열했던 추억
지휘자가 모시고 나온 백발노인이 단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협연이 예정된 거장 피아니스트와의 첫 만남에 모두 긴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흔히 보는 옆집 노인처럼 조금은 추레하고 평범했다. 그의 태도는 과묵한 듯 무표정했고 오케스트라와 정서적인 교감이 꼭 필요한 협연...
2023.05.0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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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무대에 선 '백발 거장'…무섭도록 집요했던 그날의 추억
지휘자가 모시고 나온 백발 노인이 단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협연이 예정된 거장 피아니스트와의 첫 만남에 단원 모두가 긴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흔히 보는 옆집 노인처럼 조금은 추레하고 평범했다. 게다가 과묵한 듯 무표정하기까지 했다. 오케스트라와 정서적 교감이 꼭...
2023.04.29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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