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인 연극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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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창업자 유일한 박사는 항일 스파이였다?
창작 뮤지컬로 이번에 처음 무대에 올려진 ‘스윙데이즈_암호명 A’는 일제강점기 말인 1945년을 배경으로 한다. 냅코 프로젝트(NAPKO Project)라는 비밀 독립작전의 실화를 기반으로 하는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한양행의 설립자 기업인 고...
2025.01.1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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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남자들이 사라진다면… 연극 ‘지상의 여자들’
어느 날 갑자기 남자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필리핀에서 온 신부에게 손찌검하던 남자가 가장 먼저 사라졌다. 그 후로도 가족에게 윽박지르고 화를 참지 못하는 등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 남자들이 주로 사라진다. 남자의 몸이 하늘로 붕 뜨더니 점점 하얀색 빛으로 뒤덮이다 갑...
2024.10.2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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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연극을 보는 이유…연극 ‘로풍찬 유랑극장’ 리뷰
해방 이후 이 땅에서는 좌우 이념대립이 극심했다. 미군정 지원을 받는 남한 정부와 남조선 노동당 공산주의 세력이 싸웠고 제주 4.3 사건이 일어나 수많은 민간인이 학살당했다. 여수·순천 지역에서도 빨치산을 색출하는 정부군의 진압 과정에서 좌익, 우익이 뭔지...
2024.09.1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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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날까지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소망한 덴마크 왕자, 햄릿
이곳에 기고한 칼럼 중 세 편이 체홉의 작품이었다. 그의 희곡은 지금도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공연되고 있을 텐데 여기 체홉보다도 더 많이 공연되는 희곡이 있다. 짐작하다시피 바로 셰익스피어이다. 세계 문학 사상 가장 위대한 극작가이자 영국 문화의 자존심인 셰익스피어의 작...
2024.08.1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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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아 우린 정말 쉴 수 있을까? 진짜 어른들의 이야기, '바냐 삼촌'
성균관대 인근 명륜동 후미진 골목에 있는 안똔 체홉 극장은 체홉의 작품을 위한 전용 극장이다. 배우 뿐만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체홉 작품을 분석하는 워크샵을 진행하고, 주로 체홉의 4대 장막을 중심으로 공연을 올린다. 이번에는 그곳에서 개인적으로 체홉의 희곡 중에...
2024.07.0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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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에서 향유고래를 만나다
인형극을 좋아한다. 특히 마리오네트 인형극을 좋아하는데 어릴 때는 ‘사운드 오브 뮤직’ 에서 줄리 앤드루스와 아이들이 함께 인형으로 공연하는 장면을 좋아했다. 결정적으로는 2000년에 개봉한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에 나오는 마리오...
2024.05.2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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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직후의 좌우 대립에서 우리는 얼마나 멀어져 있나
오늘은 2024년 4월3일.제주 4.3 사건의 76주년이고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정확히 1주일 남겨 놓은 날이다. 그저 팩트의 나열일 뿐인 이 한 문장만으로도 누군가는 나의 정치적 성향을 재단하려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저놈은 좌파인가 우파인가. 이 지긋지긋한 좌우 ...
2024.04.0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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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야 한다. 지리멸렬한 삶일지라도
안똔 체홉의 ‘세 자매’는 그의 다른 작품들인 ‘벚꽃동산’, ‘갈매기’, ‘바냐 삼촌’ 과 함께 4대 장막극으로 꼽힌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극작가가 체홉이다. 그러나 어릴 때는...
2024.03.1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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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염없이 고도를 기다리는 나의 아버지께 "고도가 내일은 꼭 올거에요"
아일랜드 작가 사무엘 베케트가 1952년 발표한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 는 우리나라에서 1969년 초연했다. 40년 넘게 산울림 소극장에서 임영웅 연출로 2천여 회 이상 무대에 올려져 50만명이 넘는 관객이 관람했다. 나는 2009년...
2024.03.0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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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씹어먹고 싶은 찰진 대사...대본도 사고싶은 연극 ‘키리에'
‘키리에(Kyrie)’는 2021년 낭독공연으로 발표되었다가 2년의 준비를 거쳐 이번에 정동극장 세실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설정이 참으로 독특하다. 연극이 아니고서는 구현하기 어려울 것이다.독일에서 활동하는 30대 천재 한국인 여성 건축가가 숲 속...
2023.12.2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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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전쟁은 언제 끝이 날까요… 연극 ‘더 정글’
처음 가보는 극장인 ‘연희예술극장’ 에서 관람한 연극 '더 정글'은 실제로 프랑스 칼레에 있었던 난민촌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극작가 조 머피와 조 로버슨은 이 난민촌에 들어가 2년간 생활하며 작품을 썼고 무대에 올려 지난 2018년 2019년 런던과 뉴욕 연극계로부터...
2023.12.0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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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고 가난한 예술가는 어디서 살아야 하나 - DREAMING WALLS : inside the Chelsea Hotel 을 보고
Dreaming Walls : Inside the Chelsea Hotel 이번 칼럼은 연극에 대한 글이 아니다. 이것은 한 다큐멘터리, 제15회 서울 국제건축영화제의 개막작이었던 ‘드리밍 월스(Dreaming Walls)’ 에 대한 이야기이다. 연극이 아닌 다큐를 소...
2023.11.0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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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머리 앤에 컬투쇼? 붉은머리 안, 길 잃은 '각색의 자유'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 중 이 노래 한번 안 불러본 사람이 있을까? 책을 좋아하던 아이였다면 소설로도 한번쯤 읽어봤을 빨간머리 앤. 그 앤을 어떻게 새롭게 해석했는지 ‘붉은머리 안’ 이라는 연극...
2023.08.3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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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의 후예, 테베에서 길을 찾다. 연극 '테베랜드'
**(편집자 주)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테베는 오이디푸스가 왕으로 있던 그리스의 도시이다. 기원 전 소포클레스의 작품인 '오이디푸스 왕'은 아버지를 제 손으로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여 파멸에 이르는 오이디푸스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쓰여진 그리스 비극이다...
2023.08.0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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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은 지고 시절은 변해갑니다…연극 ‘벚꽃동산’ 비교 리뷰
▲안똔체홉극장의 '벚꽃동산' 19세기 러시아 사실주의의 대가 체홉은 셰익스피어와 함께 가장 위대한 극작가로 꼽힌다. 체홉의 희곡은 특히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 지금도 늘 어딘가에선 그의 4대 장막극인 ‘세 자매’, ‘벚꽃동산’, ‘바냐 아저씨’, ‘갈매기’ 중 ...
2023.06.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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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사랑은 일생을 관통할까… 연극 ‘인피니트 에이크’
연극은 찰스와 호프가 연애를 거쳐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 아이를 갖게 되는 평범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런데 무대 위에서는 시간의 속도가 수십만 배로 빨리 흐른다. 관객은 배우들의 압축된 대사와 묘사를 통해 그 속도에 적응하며 이들의 생로병사를 지켜본다. 찰스와 호프...
2023.06.0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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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 갑옷'을 입은 종교, 두 연극이 말하는 진짜 행복이란
연극이든 영화든 그 소재와 주제 선택은 시대의 유행에서 자유롭지 않다. OTT 드라마 ‘더글로리’는 낙마한 한 공직자의 아들과 유망 트롯 가수의 학폭 이슈 등과 함께 회자되며 더욱 화제가 되었다. 한 리서치 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전염병 유행과 사회적 격리 등으로 사람들...
2023.05.1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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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700년 전의 재판에 주목하는가, 연극 '회란기'
회란기는 ‘석회로 그린 원 이야기’란 뜻이다. 원작은 13세기 중국 원나라의 작가 이잠부의 잡극 희곡 로 두 여인이 아이를 두고 서로 자신의 아들이라고 주장하자, 명판관 포대제가 원 안에 아이를 세워두고 양팔을 당기게 하여 친모를 가리게 하는 이야기이다. 이 내용은 이...
2023.04.3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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