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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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이 31년 걸쳐 작곡한 '환희의 송가' [고두현의 아침 시편]
환희의 송가환희여, 아름다운 신들의 불꽃이여낙원의 딸이여천상의 것이여, 우리는 몹시 취하여그대의 성소로 들어가노라.그대의 마력은 시류가 엄격하게 갈라놓은 것을다시금 결합시켜 주노라.모든 인간은그대의 날개가 머무는 곳에서 형제가 된다.포옹하라, 만인이여!이 입맞춤을 온 ...
2024.12.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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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을 내어준 우편배달부 [고두현의 아침 시편]
우표 함민복판셈하고 고향 떠나던 날마음 무거워 버스는 빨리 오지 않고집으로 향하는 길만 자꾸 눈에서 흘러내려두부처럼 마음 눌리고 있을 때다가온 우편배달부 아저씨또 무슨 ...
2024.11.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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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예 다 버리고 무명 시인과 사랑의 도피 [고두현의 아침 시편]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고요? 엘리자베스 브라우닝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고요? 헤아려 보죠.보이지 않는 존재의 끝과 영원한 은총에내 영혼이 닿을 수 있는 그 깊이와넓이와 높이까지 당신을 사랑합니다.태양 밑에서나 또는 촛불 아래서나,나...
2024.10.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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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처녀에게 바친 사랑詩 [고두현의 아침 시편]
빛나는 별이여빛나는 별이여, 내가 너처럼 한결같다면 좋으련만-밤하늘 높은 곳에서 외로운 광채를 발하며,참을성 있게 잠자지 않는 자연의 수도자처럼,영원히 눈을 감지 않은 채,출렁이는 바닷물이 종교의식처럼육지의 해안을 정결하게 씻는 걸 지켜보거나,혹은 산과 황야에 새롭게 ...
2024.10.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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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서리에 백발이 삼천장이라니! [고두현의 아침 시편]
추포가(秋浦歌)이백삼천 장이나 되는 흰 머리온갖 시름으로 올올이 길어졌네알 수 없어라 거울 속 저 모습어디서 늦가을 무서리 맞았는지.白髮三千丈 緣愁似箇長不知明鏡裏 何處得秋霜* 이백(李白, 701~762) : 당나라 시인.이 시는 이백의 ‘추포가(秋浦歌)&rs...
2024.10.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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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 박지원은 거구에 쌍꺼풀… [고두현의 아침 시편]
연암에서 형님을 생각하며(燕巖憶先兄)우리 형님 얼굴 수염 누구를 닮았던가.아버지 생각날 때마다 형님을 쳐다봤지.이제 형님 그리운데 어디에서 볼까의관 갖춰 입고 냇물에 비춰봐야겠네.* 박지원(1737~1805) : 『열하일기』 저자.오늘 읽어드리는 시는 연암(燕巖) 박지...
2024.10.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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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국화가 가짜 연명을 마주하다니! [고두현의 아침 시편]
대국유감(對菊有感) 1인정이 어찌하여 무정한 물건 같은지요즘엔 닥치는 일마다 불평이 늘어간다.우연히 동쪽 울 바라보니 부끄럽기만 하네.진짜 국화가 가짜 연명을 마주하고 있다니.* 이색(李穡, 1328~1396): 고려 말 문신. 국화는 여러 꽃과 함께 피는 봄...
2024.09.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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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삐용' 실존 인물, 탈출한 뒤 '대박' [고두현의 아침 시편]
드레퓌스의 벤치에서-도형수(徒刑囚) 짱의 독백(獨白)빠삐용!이제 밤바다는 설레는 어둠뿐이지만 코코야자 자루에 실려 멀어져 간 자네 모습이야 내가 죽어 저승에 간들 어찌 잊혀질 건가!빠삐용!내가 자네와 함께 떠나지 않은 것은 그까짓 간수들에게 발각되어 치도곤이를 당한다거...
2024.09.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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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못하는 닭과 나무로 만든 닭 [고두현의 아침 시편]
일찍 우는 닭 얻고 키우던 닭을 잡다(得早鳴鷄烹家中舊鷄)울지 못하는 놈 잡아먹고 잘 우는 놈 기르노니울기만 잘해도 속이 뻥 뚫리도다.밤하늘 은하수로는 새벽 알기 어렵고바람결 종루로도 시각 다 알 수 없어라.베갯머리 근심 걱정 자꾸만 기어들어내 가슴 시름으로 편치 못하더...
2024.09.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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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황야도 충분히 천국일 수 있지 [고두현의 아침 시편]
나뭇가지 아래나뭇가지 아래 시집 한 권포도주 한 잔, 빵 한 덩이그리고 네가 내 옆에서 노래한다면오, 황야도 충분히 천국일 수 있지.* 오마르 하이얌(Omar Khayyam, 1047~1131): 페르시아 시인. 시집 <루바이야트>.페르시아 시인 오마르 하이얌의 루바이...
2024.08.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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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테니스 코트에 새겨진 시 [고두현의 아침 시편]
만약에…J. 러디어드 키플링모든 사람이 이성을 잃고 너를 비난해도냉정을 유지할 수 있다면모두가 너를 의심할 때 자신을 믿고그들의 의심마저 감싸 안을 수 있다면기다리면서도 기다림에 지치지 않는다면속임을 당하고도 거짓과 거래하지 않고미움을 당하고도 미움에 굴복...
2024.08.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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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은 이곳으로 좌천될 줄 어찌 알았을까 [고두현의 아침 시편]
금정시참(金井詩讖)정약용금정(金井)의 찬 기운 벽오동 감싸는데물 긷는 소리 끊기고 까마귀는 울며 간다.이제야 알겠네, 해 지고 별 뜨는 즈음황혼의 시각 보내기 새삼 어려운 줄.金井寒煙鎖碧梧 聲斷度啼烏偏知日沒星生際 銷得黃昏一刻殊* 정약용(丁若鏞·1762~18...
2024.08.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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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연인과 이별한 김소월은… [고두현의 아침 시편]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김소월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그림자 같은 벗 하나이 내게 있었습니다.그러나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세월을쓸데없는 괴로움으로만 보내었겠습니까!오늘은 또 다시, 당신의 가슴속, 속모를 곳을울면서 나는 휘저어 버리고 떠납니다 그려.허수한 맘, 둘 곳 없는 심...
2024.07.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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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들의 존경을 받은 '노비 시인' 정초부 [고두현의 아침 시편]
산새는 얼굴을 알건만정초부산새는 옛날부터 산 사람 얼굴을 알고 있건만관아의 호적에는 아예들 늙은이 이름이 빠졌구나.큰 창고에 쌓인 쌀 한 톨도 얻기 어려워강가 누각에 홀로 기대어 저녁밥 짓는 연기만 바라보네.山禽舊識山人面, 郡藉今無野老名.一粒難分太倉粟, 江樓獨倚暮烟生....
2024.07.0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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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성부른 나무는 '부름켜'부터 다르다 [고두현의 아침 시편]
나무나무보다 아름다운 시를내 다시 보지 못하리.허기진 입을 대지의 달콤한 젖가슴깊숙이 묻고 있는 나무온종일 앞에 덮인 두 팔을 들어 올린 채하늘을 바라보며 서 있는 나무그 가슴에 눈이 내리면 쉬었다 가게 하고비가 오면 다정히 말을 건네주는 나무시는 나 같은 바보들이 만...
2024.07.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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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이 금주를 선언한 이유 [고두현의 아침 시편]
술을 끊으며(止酒)도연명성읍에 사는 것 그만두고자유롭게 노닐며 스스로 한가하네.앉는 건 높은 나무 그늘 아래에 멈추고걷는 건 사립문 안에 멈추네.좋은 맛은 텃밭의 아욱에서 그치고큰 즐거움은 어린 자식에서 그치네.평생 술을 끊지 못했으니술 끊으면 마음에 기쁨이 없기 때문...
2024.06.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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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라, 그러나 간격을 두라 [고두현의 아침 시편]
사랑하라, 그러나 간격을 두라 너희 함께 태어나 영원히 함께하리라.죽음의 천사가 너희를 갈라놓을 때까지신의 계율 ...
2024.06.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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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하라! 몰입하라! 무엇에? [고두현의 아침 시편]
취하라샤를 보들레르언제나 취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이 거기에 있다. 그것이 유일한 문제다. 그대의 어깨를 짓누르고, 땅을 향해 그대 몸을 구부러뜨리는 저 시간의 무서운 짐을 느끼지 않으려면, 쉴 새 없이 취해야 한다.그러나 무엇에? 술에, 시에 혹은 미덕에,...
2024.06.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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