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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광종의 시사한자

    • 對(대할 대) 峙(언덕 치)

      ‘고개’는 순우리말이다. 같은 말로는 ‘재’와 ‘티’가 있다. 서울의 한티 역시 큰 고개를 알리는 지명이다. 한자 세계에서 고개를 알리는 글자는 峙(치), 嶺(령), 崗(강)이다. 우리말로 알려진 ‘티’는 峙(치)의 옛 발음에서 유래했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峙(치)는 비...

      2019.07.18 17:25

    • 요긴할 요(要) 거느릴 령(領)

      중요한 요소를 놓치고 엉뚱하게 일을 풀어가는 사람은 “요령이 없다”는 끌탕을 듣는다. 문제를 푸는 열쇠, 사안의 핵심을 일컫는 말이 요령(要領)이다. 글자 要(요)의 초기 꼴은 잘록한 허리를 가리킨다. 허리는 몸의 위와 아래를 잇는 곳이다. 따라서 매우 중요하다. 그를 강조하다 결국 ‘핵심’에 가까운 의미도 얻었다...

      2019.07.11 17:02

    • 트일 소(疏) 멀 원(遠)

      자주 쓰는 말이다. 앞의 疏(소)는 풀이가 엇갈린다. 그러나 전체적인 흐름은 막혀 있던 것을 트이게 하는 행위와 관련있다. 그런 맥락에서 생겨난 단어가 소통(疏通)이다. 가득 차거나 빽빽하게 막혀 있던 무언가를 뚫거나 잘라, 다른 곳과 통하게 하는 일이다. 소산(疏散)은 함께 모여 있던 것들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소개(疏開)는 틈이 벌어져 마침내 사이가 멀...

      2019.07.04 17:14

    • 海(바다 해) 洋 (바다 양)

      “태산은 다른 곳의 흙을 물리치지 않아 그 거대함을 이루었고, 강과 바다는 작은 물줄기를 마다하지 않아 그 깊음을 이루었다(泰山不讓土壤, 故能成其大, 河海不擇細流, 故能就其深).” 진시황(秦始皇)을 도와 중국 전역을 제패한 인물 이사(李斯, BC 284~208년)의 명언이다. 그는 진시황이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모두 쫓아내라는 내...

      2019.06.27 17:51

    • 目(눈목) 的(과녁 적)

      양견(楊堅)이 북주(北周)를 무너뜨리고 수(隋)나라를 세울 580년 무렵이었다고 한다. 양견에게 쫓겨난 북주의 대신 두의(竇毅)에게 딸이 하나 있었다. 용모와 재주가 뛰어났고 용맹함마저 갖췄다고 한다. 두의는 이런 딸을 시집보내려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 공작(孔雀) 그림이 있는 병풍을 세워두고 먼 거리에서 공작의 두 눈을 화살로 쏘아 맞히는 사람에게 딸을 ...

      2019.06.20 17:18

    • 飜(뒤집을 번) 覆(덮을 복)

      앞의 (번)은 새가 날아오르며 뭔가를 뒤집는 행위와 관련이 있다. 아래를 향해 놓인 사물 등을 위로 향하게 바꿔놓는 동작으로 볼 수 있다. 아예 날아오르는 일을 강조할 때는 飜(번)으로도 적는다. 번역(譯)은 언어를 다른 계통의 말로 옮기는 일이다. 다른 이의 작품을 매만져 제 것으로 만들어 내면 번안(案)이다. 번천(天)은 하늘이 뒤집힐 정도의 큰 변화다...

      2019.06.13 18:03

    • 經(날 경) 常(항상 상)

      7년 만에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영어 ‘current account balance’를 한자어로 옮긴 말이 경상수지(經常收支)다. 자본거래를 제외한 일반적인 모든 거래에서의 수입과 지출 균형을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다. 그 ‘經常(경상)’이라는 말은 본래 무거운 개념이다. 유가(儒家)의 사유에서 가장 ...

      2019.06.06 17:04

    • 罷(마칠 파) 免(면할 면)

      옛 관리의 임용과 해직에 관한 단어는 제법 많다. 우선 제수(除授)다. 권력자가 벼슬을 직접 내려주는 행위다. 除(제)라는 글자는 여기서 ‘바꾸다’는 새김이다. 授(수)는 ‘주다’는 뜻이다. 拜(배)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직접 임명하는 행위다. 배상(拜相)이라고 하면 누군가를 재상(宰相)에 임명한다는 뜻이다. 昇...

      2019.05.30 17:25

    • 따를 짐(斟) 따를 작(酌)

      두 글자 모두 술을 따라 마시는 일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정확하게 구분도 한다. 상대에게 술을 따를 때 잔을 덜 채우면 斟(짐)이다. 그에 비해 찰랑거릴 정도로 채우는 일을 酌(작)이라고 했다. 그 둘의 중간 수준에서 술을 따르면 안성맞춤이다. 따라서 ‘짐작’은 술을 남에게 잘 따라주는 일, 나아가 상대를 고려하는 행위, 사안의 경중...

      2019.05.16 18:01

    • 되돌릴 반(反) 눈 목(目)

      눈은 마음의 창(窓)이다. 생각과 감정이 드러나는 대표적인 신체 기관으로 매우 두드러지는 특성이 있다. 다른 감각기관은 피부의 일부가 변해 발달했다. 그에 비해 눈은 뇌의 일부가 망막에 직접 이어져 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밖에서부터 들어오는 형상 정보도 모두 이 눈을 거친다. 눈으로 들어온 정보는 뇌에 바로 전해져 마음을 이루는 ‘신경의 바다&...

      2019.05.09 17:27

    • 방패 간(干) 성 성(城)

      두 글자 모두 전쟁과 관련이 있다. 앞 글자 干(간)은 흔히 ‘방패’로 푼다. 글자 초기 꼴에서는 단순 방패 이상이다. 상대 공격을 막는 방패에 무기로 보이는 무언가를 덧댄 모습이다. 城(성)이라는 글자의 처음 모습도 단순한 흙담은 아니었다. 무기를 쥔 사람 또는 그 무기와 함께 담을 그린 꼴이다. 전쟁을 수행하는 병력이 누군가의 공격...

      2019.05.02 18:01

    • 기와 와(瓦) 풀 해(解)

      쓰임새가 많은데도 그 유래가 헛갈리는 단어 하나가 와해(瓦解)다. 기왓장이 무너지거나 깨진다는 의미로 쓰는 말이다. 폭삭 무너지는 것이나 그런 상태를 지칭한다. 우선은 기와를 제작하는 옛 공법에서 나왔다는 풀이가 있다. 원통형 틀을 제작해 흙을 다져놓고 굳힌 뒤 그를 깨서 기왓장을 만드는 방법이었다고 한다. 틀을 분리할 때 떨어져나가는 기왓장에서 &lsqu...

      2019.04.25 17:38

    • 삼 마(麻) 취할 취(醉)

      신체의 일부에 깃든 감각이 없어질 때가 있다. 보통은 마비(麻痺)라고 적는다. 의학적으로는 마취(麻醉)라는 말을 더 자주 사용한다. 통증을 없애고 수술을 해야 할 때 곧잘 취하는 행위다. 앞의 글자 麻(마)는 보통 식물의 일종인 삼을 지칭한다. 글자 구성을 보면 집을 가리키는 (엄)에 삼의 껍질인 (빈) 두 개가 합쳐졌다. 집에 삼을 가져다가 껍질을 벗겨 ...

      2019.04.18 17:43

    • 강 하(河) 바다 해(海)

      물의 이름은 많다. 소금기 없는 물 담수(淡水), 짜디짠 바닷물 해수(海水), 땅 밑의 물 지하수(地下水), 샘으로 솟는 물 천수(泉水)다. 그런 물이 모여 흐르면 하천(河川), 큰 곳에 고이면 호수(湖水)다. 대표적인 물 흐름은 강(江)과 하(河)다. 한반도의 큰 하천은 대개 ‘강’으로 부르지만 중국에서는 ‘河(하)&rsq...

      2019.04.04 18:10

    • 꽃 화(花) 믿을 신(信)

      왕조시대 정보 전달 체계의 토대는 역참(驛站)이다. 한국과 일본은 기차가 섰다 출발하는 곳을 역(驛), 중국은 참(站)으로 표기한다. 모두 본래의 ‘역참’에서 비롯한 말이다. 이는 옛 동양사회 통신의 축선이자 혈맥이었다. 역과 비슷한 뜻으로 쓰는 글자가 우(郵), 전(傳), 치(置)다. 대개 시설을 지칭한다. 공무로 오가는 관리와 필요...

      2019.03.21 18:14

    • 放(놓을 방) 蕩 (방탕할 탕)

      놓다, 풀다, 버리다 등의 새김을 지닌 글자가 放(방)이다. 앞의 方(방)은 성채를 가리킨다. 그 옆은 원래 모양이 ‘(복)’이다. 무엇인가를 잡고 때리는 일이다. 그래서 글자 전체는 ‘누군가를 성으로부터 쫓아내다’는 뜻을 얻었다고 본다.이를테면 방출(放出)이자 축출(逐出)이다. 이 글자의 쓰임은 아주 많다. 해방...

      2019.03.14 17:24

    • 岐(갈림길 기) 路(길 로)

      사람의 발길은 늘 갈림길에 닿기 마련이다. 한번 발을 들여놓은 길에서 멈춰 돌아가는 일은 벅차다. 되돌아온들 달리 뾰족한 방법도 없다. 제대로 가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좋은 길, 내가 가야 하는 길로 걸음을 옮겨야 한다. 갈림길의 한자 단어는 岐路(기로)다. 산의 갈라진 길을 지칭하는 ‘岐(기)’와 길이라는 새김의 ‘路(로)&...

      2019.03.07 18:18

    • 동녘 동(東) 흐를 류(流)

      큰 하천이 대개 동쪽으로 흐르는 현상은 중국에서 뚜렷하다. 중국 대륙은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은 서고동저(西高東低) 지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황하(黃河)와 장강(長江)을 비롯한 중국 주요 하천은 대부분 서에서 동으로 흐른다. 특히 서북(西北)이 높고, 동남(東南)이 낮아 하천에서 물이 넘치면 동남쪽이 먼저 잠긴다. 그래서 보통 강을 기준으로 남쪽은 축축하...

      2019.02.21 18:18

    • 바람 풍(風) 구름 운(雲)

      단순한 기상 현상이기는 하지만 한자 세계에서 바람과 구름은 이미지가 강하다. 우선 구름이다. 먹구름은 흑운(黑雲)이다. 곧 비를 뿌릴 구름이다. 심하게는 전쟁을 알리는 조짐으로 쓴다. 전운(戰雲)이 그렇다. 전쟁을 암시하는 검은 구름이다. 때로는 오운(烏雲)으로도 적는다.두둥실 정처 없이 떠다니는 구름은 부운(浮雲)이다. 그런 구름처럼 어느 한 곳에 얽매이...

      2019.02.14 18:02

    • 부유할 부(富) 굳셀 강(强)

      부자(富者)의 꿈을 꿔보지 않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앞의 富(부)라는 글자를 싫어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돈 많은 것 싫어할 사람이 그다지 없으니 그렇다. 이 글자는 집을 가리키는 ‘(면)’과 가득하다는 새김의 ‘(복)’이 합쳐졌다.집안에 뭔가 가득하게 담겨 있는 것의 합체여서 결국 부유(富裕), 부...

      2019.02.0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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