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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아침에

    • '한국의 오스카' 소설가 김동인

      1920년대 한국 소설에 3인칭 대명사 ‘그’가 처음 등장했다. ‘배따라기’(1921) ‘감자’(1925)의 작가 김동인에 의해서였다. ‘그’뿐만 아니다. 간결하고 세련된 문체로 한국 현대소설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생이 ‘한국의 오스카 와일드’로 불리는 이유다.1900년 평양에서 태어난 그는 이른바 ‘엄친아’였다. 부모의 과보호 속에 변변한 ...

      2013.01.04

    • '조심스러운 낙관'으로 맞는 오늘

      어느 해나 연말에 돌아보면,다사다단(多事多端)이란 말이 먼저 떠오른다. 지난해도 예외가 아니어서,나라 안팎의 크고 복잡한 사건들이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주었다. 무엇보다도,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이전보다 훨씬 심각해졌다. 궁지로 몰린 북한 정권이 저지른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부쩍 높였다. 북한의 공격보다 오히려 걱정스...

      2010.12.31

    • 파워 블로그, 블로그 파워

      500년 산 여자 이야기를 쓰기로 작정하고 나서 가장 어려웠던 건 역시 지난 500년 동안의 자료를 모으는 일이었다. 500년 전이라,그 시대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찾을 수 없었다. 외국 선교사들이 찍은 우리의 모습이란 오래됐다고 해야 고작 100여년 전의 일일 뿐이었다. 500년 앞에선 100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도 어쩔 수 없이 '고작' 취급을 받는다....

      2010.11.26

    • 꿈꾸는 사람에겐 설렘이 있다

      '뜻은 이루어지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신념(信念)의 마력(魔力)'이라는 말도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베스트셀러 작가인 강헌구 장안대 교수는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하루에 15번 쓰면 그대로 이뤄진다'면서 '가슴 뛰는 삶을 살라'고 말하고 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먼저 '마법의 문장 작성하기',둘째 '미래의 이력서 쓰기',셋째 '나의 사명서 작...

      2010.11.05

    • 연개소문과 김일성

      고구려의 마지막 실권자 연개소문은 흔히 성정이 잔인,포악하면서도 신출귀몰한 인물로 묘사된다. 임금(영류왕)과 중신들이 자신을 배척하자 평양성 성문 밖에 거짓 열병식을 꾸며 대신들을 초청한 뒤 자신은 칼을 차고 왕궁으로 뛰어들어 임금을 참혹하게 시해하고 그 시신을 시궁창에 던져버린다. 물론 거짓 열병식에 초대한 대신들 역시 미리 손을 써서 도착하는 족족 모조...

      2010.10.29

    • 들불처럼 번진 재능 기부

      몇 해 전 늦가을,남쪽의 작은 도시에 간 적이 있다. 막 수능시험을 치른 고등학교 3학년 전체 학생들에게 특강을 하기 위해서였다. 몹시 바쁜 고3생들이 내 소설을 찾아 읽었을 리 만무할 테니 특별히 문학에 관심이 있지 않은 아이들에겐 그저 남아도는 시간을 때우기 위한 이벤트 정도일 거라 짐작하면서 그곳에 도착했다. 그러나 내 예상은 빗나갔다. 아이들은 다른...

      2010.10.22

    • '성미산'은 또 하나의 학교

      아이가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의 홈페이지에 작은 들썩임이 있었다. 성미산 지킴이를 하던 한 아빠가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이었다. 서울에는 성미산이라는 작은 산이 있다. 그리고 그 산을 지키려는 이들이 있다. 그들을 성미산 지킴이라고 부른다. 성미산은 서울 성산동에 자리 잡은 해발 66m의 나지막한 산이다. 그곳을 처음 봤을 때는 두 눈을 의심했다. 어떻게 이런...

      2010.10.15

    • 실험문학 키워 문단 살찌우길

      페루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가 올해 노벨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발표 전까지만 해도 AP통신 등 외신들은 우리나라 시인 고은을 주요 후보자로 거론했고 여타 언론사에서도 지난해보다 수상 가능성을 훨씬 높게 보는 듯한 소식을 전했다. 그러기에 우리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은 올해만은 결실이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최근 6년 동안의 수상자 중엔...

      2010.10.08

    • 문화예술의 일기예보

      문화의 다양성을 옹호했던 세기의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는 문화란 '가치'의 문제가 아니라 '차이'의 문제라는 전설적인 명언을 남긴 바 있다. 그로 인해 차별이 아닌 차이의 문제로 문화를 이해하려는 우리의 태도와 시각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숙해져 갔다. 미래적 감각을 대변하는 창조자들의 세계에선 이제 문화예술이란 '차이'가 아닌 '차원'의 문제로까...

      2010.10.01

    • 우리 시대 '눈물의 사명'

      인간의 사명이라면 말할 것도 없이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말한다. 우리는 자라오면서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세상을 잘 모른다'는 말을 가끔 들어왔다. 그리고 '어려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도 듣는다. 이런 얘기는 모두 '눈물의 사명(使命)'을 의미한다. 눈물의 사명이란 살아가면서 눈물을 흘려야 할 비극적인 일을 당하고,이를 극복...

      2010.09.24

    • 실향민의 슬픈 유전자

      명절을 앞둔 이맘 때가 되면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오른다. 아버지는 함경북도 회령이 고향이었다. 일제 때부터 목재 관련 일을 하셨는데,해방 뒤 벌목을 하러 만주 용정(龍井) 산판에 갔다가 우연히 마주친 북한 관리한테서 앞으로는 개인적인 용도로 나무를 벨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월남을 결심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중국에서 사회주의 교사를 지낸 할아버지 덕택에 그쪽...

      2010.09.17

    • 진정 내 자식을 사랑하는 법

      현직 장관 딸의 외교부 특채 논란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럽다.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운 시대,고위 공직자 부녀의 부적절한 처신은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살 수밖에 없다. 그보다 조금 앞선 청문회에서도 예비국무위원들 여럿이 자녀와 연관된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곤욕을 치렀다. 학군 위장 전입부터 편법 증여 문제까지 그 종류도 다양했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09.10

    • '이야기꾼' 故 이윤기 선생

      "우리 둘 다 같은 과(科)네요?"10년도 한참 지난 어느 소설가의 결혼 피로연 자리에서였다. 이윤기 선생이 맞은편에 앉아 국수를 먹고 있던 후배 소설가에게 한마디 했다. 가뜩이나 선생 앞이라 조심,조심이던 후배가 영문을 몰라 눈만 동그랗게 떴다. 차차 알게 되었지만 선생의 어법은 좀 남다르다. 1,2,3 순서대로가 아닌 1 다음에 불쑥 3이 나오는 식이다...

      2010.09.03

    • 노을 읽기

      석 달 전 일이다. 제자가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중환자실이었다. 환자는 아직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지만 주위는 무거웠다. "선생님,저는 너무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아요. 이번에 나가면 그렇게 안 살 거예요. 너무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아요. " 그리고 그는 3일 뒤 타계했다. 어제는 오랜만에 저녁노을을 보았다. 유난히 아름다운...

      2010.08.27

    • 우리 삶에 부록 같은 것

      몇 년 전 추석 명절이 다가오는 이즈음,잡지사로부터 한 원로시인을 인터뷰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습작 시절 그 시인의 작품을 흠모한 까닭도 있고 평소 유쾌하고 재기 넘치신다는 입소문에 구미가 당겨서 응했다. 그런데 정작 인터뷰를 하겠다고 덥석 받았으나 개인적으로 그 시인의 문학세계에 대해 무엇을 물어야 할지 난감했다. 질문지를 작성해가서 하나씩 ...

      2010.08.20

    • '다수'의 마법에 걸린 사회

      요즘 새삼스럽게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출간되어 화제를 빚고 있다. 지금 우리는 '다수결 원칙'이라는 마법에 걸려있는 형국이다. 사실상 정의는 다수결의 원칙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처칠은 언젠가 이 다수결에 대해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무식했던 것을 처음 알았다'는 말을 남긴 일이 있다. 우리 집에서도 외식하러 갈 때는 다수결의 원칙에 ...

      2010.08.13

    • 광복 65주년에 꼭 해야할 일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으로 시작하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前文)에는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 구절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라는 표현이 전형적인 일본 말법이란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일본말 '~において'가 그대로 '~에 있어서'로 온 것이다. 어째서 일본 말법이 버젓이 우리나...

      2010.08.06

    • 휴가도 '붕어빵' 인가

      바야흐로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다. 내 주위의 직장인 친구들도,단골 동네 병원도,동네 미장원도 모두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가 휴가 기간이란다. 소설가는 휴가가 없는 직업이다. 일상의 시간 단위는 사계절이나 열두 달이 아니라 원고 마감을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왜 하필 이렇게 복잡할 때 가? 고속도로는 무척 막히고 여행지 방값도 제일 비쌀 텐데." 유년시절...

      2010.07.30

    • "행복한 줄 알아, 이것들아"

      지난 주에는 큰아이의 학교에 다녀왔다. 여름 방학식을 앞두고 열리는 이틀간의 축제는 학교의 전통으로 자리를 잡았다. 축제가 끝난 밤에는 학교 근처의 학부모집으로 자리를 옮겨 밤 깊도록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낡아서 등을 찔러대는 기숙사의 매트리스 교체 건에서부터 거기 모인 학부모 몇이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뜰 이야기까지 나왔다. 전국에서 학생들이 모인 ...

      2010.07.23

    • 여행의 의미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계획 수립이 한창이다. 어쩌다가 글쟁이로 살다 보니 1년에 두어 달 이상씩은 여행을 하면서 보내게 된다. 딱히 뚜렷한 직업이 없는 나로서는 비교적 남들보다 동선이 자유롭다. 원고작업에 골몰하다 보니 여행이란 것이 낯선 곳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라기보다는 어떤 내면의 불가피한 선택과 집중에 따른 결과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아직까지는 비감한...

      201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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