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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응준의 시선

    • 어려운 시기를 견디는 법

      톰 행크스가 주연한 영화 ‘캐스트 어웨이’(Cast Away)는 남태평양 상공에서 비행기 추락 사고로 표류, 무인도에 고립된 한 중년사내가 4년 만에 도시로 귀환하는 얘기를 다룬다. 페덱스(Fedex)의 임원 척 놀랜드는 시스템 효율문제를 해결하기...

      2024.12.19 17:59

       어려운 시기를 견디는 법
    • 지식인의 얼굴을 한 사기꾼들

      서재를 정리하다가 먼지투성이 <상처입은 용(Der verwundete Drache)>(1977)을 발견했다. 소설가 루이제 린저가 작곡가 윤이상을 인터뷰한 대담집이다. 이런 걸 읽었으니 새삼 나도 ‘386’이구나 싶어서 쓴웃음이 났다. 이념보다 무...

      2024.11.28 17:35

       지식인의 얼굴을 한 사기꾼들
    • 하얀 지옥

      존 패트릭 샌리 감독의 영화 ‘다우트(Doubt)’를 보았다. 예닐곱 번째인 거 같은데, 인간과 사회가 거대한 벽처럼 여겨질 적마다 문득 보게 되는 감회가 매번 쓸쓸하다. 1964년 브롱크스의 성(聖) 니콜라스 교구 학교가 배경이다. 주일 미사에서...

      2024.11.07 17:48

       하얀 지옥
    • 노동의 타락

      소설가로 데뷔한 지 30주년이다. 시인 등단은 그 4년 전에 했으니 문인으로서는 34주년이다. 어느 서점 측에서 행사를 기획하며 그런 말을 하길래, 아, 벌써 그렇게 됐나 싶었다. ‘온종일 개미처럼 일하는데도 뭐 하나 성장한 것 없이 또 밤이구나.&rsquo...

      2024.10.17 17:51

       노동의 타락
    • 샴페인전체주의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가 핵심을 돌파하는 논객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녀는 1982년 즈음에 쓴 ‘전체주의에 대하여’라는 에세이에서 우선, 역사에서 추출되는 전체주의의 특징들을 지적하는데, 곱씹을 만한 항목들만을 정리하면 ...

      2024.09.26 17:49

       샴페인전체주의
    • 낭만이라는 악의 씨앗

      존 리드의 <세계를 뒤흔든 열흘>, 에드거 스노의 <중국의 붉은 별>과 함께 세계 3대 르포문학의 하나인 <카탈로니아 찬가>는 스페인내전 종전 한 해 전인 1938년 4월 25일 발행됐다. 작가 조지 오웰은 종군기자로서, 공화파 민병대로서 체험한 스페인내전을 이 책에 ...

      2024.09.05 17:32

       낭만이라는 악의 씨앗
    • 거대한 착각

      제33회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는 자신의 잘린 목을 든 채 창가에 서 있었다. 센 강변 콩시에르주리에서 연출된 이 가관은 프랑스 대혁명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인식 수준을 드러낸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가짜뉴스의 희생자라는 사실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

      2024.08.15 17:20

       거대한 착각
    • 운명

      30년 전, 이십대 중반이던 그는 환란 속에서 무너지고 있었다. 도맡아 병구완해드리던 어머니는 비극적으로 돌아가시고, 집안은 풍비박산 났다. 학업마저 중단한 채 반지하 단칸방에서 쫓겨나 낯선 곳들을 떠돌았다. 어디서 무엇을 새로 시작해야 할지 캄캄했다. 그나마 버틴 건...

      2024.07.25 17:55

       운명
    • 저들보다 더 나쁜 우리

      2009년 출간된 장편소설 <국가의 사생활>에는 다음과 같은 일부 내용이 나온다. 남한이 북한을 흡수 통일한 통일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북한 출신 인물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체주의적 트라우마’에서 ‘완전하게는’ 벗어나질...

      2024.07.04 17:39

       저들보다 더 나쁜 우리
    • 견딤

      1995년 4월 25일 초판 발행된 민음사판 밀란 쿤데라의 <느림> 뒤표지 날개에는 이 소설에 대한 르몽드의 서평 일부가 실려 있다. 내용은 이렇다. ‘옛날 중국에 추앙추라는 신묘한 화가가 있었다. 그에게 황제가 게 하나를 그려달라고 했다. 추앙추는 열두 명...

      2024.06.13 18:33

       견딤
    • 고도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하여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희곡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열외로 한다면,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대답이 무리는 아닐 것이다. 또한 문학 고전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제목을 모르는 사람은 없어도 읽어본 사람은 드문 경우라면 여기서도 <고도를 기...

      2024.05.23 17:46

       고도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하여
    • 안 하면 좋을 말들

      남베트남이 1975년 4월 30일 북베트남에 의해 수도 사이공이 함락돼 멸망할 적에 그곳 대한민국 대사관 이대용 공사는 탈출할 기회가 몇 번이나 있었지만, 미국 대사관을 떠나는 마지막 헬리콥터에 올라타라는 제의마저 마다한 채 한국인들을 피란시키다가 북베트남군의 포로가 ...

      2024.04.14 18:15

       안 하면 좋을 말들
    • 가난한 경제적 자유주의자의 고백

      지난 3월 1일 금요일자 한국경제신문에는 ‘국민 경제이해력 50점대…경제교육 이대로는 안 된다’라는 사설이 실렸다. “기본 경제 지식도 없이 사회생활을 하는 국민이 절반이 넘는다”는 등의 걱정들과 학교의 경제교육 ...

      2024.03.21 17:33

       가난한 경제적 자유주의자의 고백
    • 악기(樂器)와 무기(武器)

      이탈리아 공산당의 창시자 안토니오 그람시는 무솔리니 치하의 감옥에서 대학노트 서른두 권 2848페이지에 이르는 <옥중수고(Prison notebook)>를 1929년부터 1936년까지 집필한다. 요점을 백배 더 압축하면, ‘프롤레타리아 폭력혁명을 문화 지배에...

      2024.02.29 17:47

       악기(樂器)와 무기(武器)
    • 예술가의 자유와 인간의 도덕

      남한의 대중문화를 접한 북한의 한 중학교 교사가 ‘자유민주주의’ 지하 정당을 건설하다가 체포된 사실이 최근 전해졌다. 사상교육용 영상자료에서 북한 보안당국이 ‘스스로 밝힌’ 내용이다. ‘자유민주주의’라는 ...

      2024.02.08 16:21

       예술가의 자유와 인간의 도덕
    • 코끼리 냉장고에 넣기

      유행하던 농담이 있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3단계 방법’이 그것이다. 첫째, 냉장고 문을 연다. 둘째, 코끼리를 냉장고 안에 넣는다. 셋째, 냉장고 문을 닫는다. 이 얘길 처음 듣는 사람은 웃게 된다. 복잡하고 어려운 세상만사와의 격차에서 오...

      2024.01.18 17:50

       코끼리 냉장고에 넣기
    • 어둠에서 배워야 할 것들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갈 수가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를 읽는 일이 되어주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리고 별빛이 그 길을 환하게 밝혀 주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마르크스주의 문예이론가 게오르크 루카치의 <소설의 ...

      2023.12.28 17:45

       어둠에서 배워야 할 것들
    • 악한 양들의 사회

      1966년생 한 남성 배우가 이런 얘길 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출세작이 터지기 전까지, 나이를 두 살 높게 속였다고 한다. 한국 남자들 사이에서는 한 살 차이도 관계서열을 규정한다. 하지만 그가 계속 그 상태를 유지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많았고 양심의 가책도 적잖았다....

      2023.12.07 18:12

       악한 양들의 사회
    • 너희가 극우를 믿느냐?

      장정일의 1994년작 장편소설 에는 인상적인 부분들이 있다. “열시에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 아홉시 뉴스가 시작되고 있었다”, “성냥으로 담뱃불을 붙이고 라이터를 탁자에 놓았다”, 처제가 “168㎝에 35-24-34 46㎏”이라고 했다가 “174㎝에 34-25-35...

      2023.11.16 17:38

       너희가 극우를 믿느냐?
    • 하마스가 한국인들에게 보내는 경고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어렵다. 인간은 사랑과 운명의 산물이라서 그 삶과 죽음에 대한 해석에 신의 섭리를 소환할 정도로 난해하기 때문이다. 반면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쉽다. 국가가 인간의 필요와 의지의 산물이라서 그것이 왜 만들어졌으며 무엇을 지향...

      2023.10.26 17:55

       하마스가 한국인들에게 보내는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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