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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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의 오랜 빈칸을 채워줄, 바로 이 소설을 기다려왔다
‘한국 문학의 오랜 빈칸을 채워줄, 바로 이 소설을 기다려왔다.’ 전춘화의 소설집 <야버즈>를 덮으며 메모장에 이렇게 적었다.2018년에 나는 출판학 석사과정을 밟기 위해 영국으로 떠났다. 2016년 한강 소설가의 <채식주의자>가 맨부커 ...
2024.12.0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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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숟갈은 정 없으니까 두 숟갈 더, 팥죽 한 그릇에 온 세상이 모락모락
어릴 땐 밖에서 사 먹을 거라고 생각지 못했던 음식들이 있다. 찰밥, 미역국, 죽, 생선구이, 샐러드 같은 것들. 집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거의 밖에서 먹는 일이 대부분인 메뉴들.그중에서도 죽은 이제 식당에서도 종종 먹고, 시장에서 종류별로 소분...
2024.11.0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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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사과같아, 달콤하지만…흠집도 있고 완전한 원도 아냐
얼마 전에 만난 후배가 “언니는 호가 사랑이잖아. 사랑 최지인 선생”이라고 놀렸다. 사랑이라면 ‘지긋지긋하다’는 말부터 떠오르는데, 실은 살면서 쉽게 멈추기가 어려운 것이라 소중하고 기쁘면서 동시에 지겹고 거북한 마음이 드는 ...
2024.11.0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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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사과같아, 달콤하지만 완벽한 원도 아니고 흠집도 있지
얼마 전에 만난 후배가 “언니는 호가 사랑이잖아. 사랑 최지인 선생”이라며 놀렸다. 사랑이라면 ‘지긋지긋하다’는 말부터 떠오르는데, 실은 살면서 쉽게 멈추기가 어려운 것이라 소중하고 기쁘면서도 동시에 지겹고 거북한 마음이 동시...
2024.10.1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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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단면’ 꿰뚫는 시인의 산문…“좋던 것도 잃고, 싫던 것도 잊는다”
나에게는 시인들이 산문을 특별히 잘 쓴다, 라는 어떤 선입관이 있다. 학부 시절 현대 시 수업을 들을 때 “시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신 교수님이 계셨는데, 시집들을 편집하면서 생의 어떤 순간을 포착하고 상대적으로 짧은 단어...
2024.09.0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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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병약한 女탐정…부산의 미제사건 추적한다
일제강점기 이야기라고 하면 흔히 경성을 떠올린다. 민족의 비극과 동시에 찾아온 근대화의 물결, 전차가 드나들고 백화점에 사람이 몰리는 낯선 신세계. 친일과 반일, 민족주의자와 공산주의자가 속이고 다투는 많은 소설이 경성을 배경으로 쓰였고 지금도 꾸준히 나온다. 하지만 ...
2024.08.1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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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부산의 병약한 여성 탐정… 올여름 추리소설로 딱!
일제강점기 이야기라고 하면 흔히들 ‘경성’을 떠올린다. 민족의 비극과 동시에 찾아온 근대화의 물결, 전차가 드나들고 백화점에 사람이 몰리는 낯선 신세계. 친일과 반일, 민족주의자와 공산주의자가 속이고 다투는 많은 소설이 경성을 배경으로 쓰였고 지금...
2024.08.1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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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여왕의 귀환… "당신이 얘기를 들어줬다면 죽지 않았겠지"
여름휴가를 떠나는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을 발견했다. 정해연의 <용의자들>. 제목처럼 한 여고생의 살인 사건을 둘러싼 용의자들의 이야기다. 누가 범인일까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점점 더 충격적인 사건들이 읽는 이를 기다리고 있다.나는 분명 무엇도 급할 것 ...
2024.07.0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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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이 악귀에 씌였어, 어쩌지
회사에 다니면서 정말 싫은 사람을 안 만나본 사람이 있을까? 그 사람이 바로 내 상사라면? 사실 이런 사연은 흔하디흔하다. 10여 년 전 막내이던 시절에 나를 괴롭히는 사람 때문에 통근 버스 안에서 울던 날들이 있었다. 당시 회사에는 점심을 혼자 먹는 사람이 드물었는데...
2024.06.1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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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를 보았다…"직장 상사가 지금 악귀에 씌었어, 어쩌지"
회사 다니면서 정말 싫은 사람을 안 만나본 사람이 있을까? 그 사람이 바로 내 상사라면? 사실 이런 사연은 흔하디흔하다. 10여 년 전 막내이던 시절에 나를 괴롭히는 사람 때문에 통근 버스 안에서 울던 날들이 있었다. 당시 회사에는 점심을 혼자 먹는 사람이 드물었는데 ...
2024.06.0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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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엔 '시대착오' 여성들이 살았다
지난해 국립현대무용단의 공연 ‘여자야 여자야’를 보다가 문득 혼자 울었다. 무대 위 스크린에 나혜석, 김명순, 지하련, 강경애, 주세죽 등의 이름이 하나씩 떠오르며 마치 초혼처럼 공연자가 이들을 호명하던 순간이었다. 일제강점기 신식 교육을 받고 양...
2024.05.1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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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국의 청년들 모였던 카카듀, 시대를 움직이는 시대착오자들
지난해 국립현대무용단의 공연 〈여자야 여자야〉를 보다가 문득 혼자 울었다. 무대 위 스크린에 ‘나혜석’, ‘김명순’, ‘지하련’, ‘강경애’, ‘주세죽’ 등의 이...
2024.05.0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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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님은 좋게 말해 경계가 없고 나쁘게 말해 일관성이 없어
이 책은 문윤성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이니 내가 감히 아깝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그래도 탐났던 원고, 비록 지금은 겨울도 다 지나 꽃 피는 계절이지만, 이미 조금 그리워진 크리스마스의 정취를 담아 소개해본다. 신인 작가 김원우가 선보이는 첫 장편소설 <크리스마스...
2024.04.0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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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 같은 우주의 밤을 무언가가 꽉 채우고 있다
나와 함께 지내는 사람들이 외계인의 존재를 믿고 있을까 종종 궁금해진다. 어쨌거나 나는 이 광활한 우주에 지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생명체가 우리뿐이라면 그건 지독한 공간의 낭비라던 칼 세이건의 말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대학 1학년 교양수업에서 임의로 시도했던 나의 드레...
2024.02.2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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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길과 떠나버리고 싶은 세상의 어느 중간 '운전 연수'
대학 새내기 시절 캠퍼스 안에서 길을 건너다가 차에 치인 적이 있다. 교정 안이어서 빠른 속도는 아니었지만 몸이 튕겨 나가 보도블록에 연이어 부딪히는 바람에 크게 다쳤다. 그 뒤로 범퍼와 헤드라이트를 정면으로 보면 몸이 굳어서 30대가 되어서도 운전을 배울 엄두를 못 ...
2024.01.3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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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그리운 모든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책, '할머니의 여름휴가'
내가 작업한 모든 책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소설이나 시집, 연구서 등이었지만, 솔직히 가끔은 아동서 편집자가 부러울 때가 있다. 담담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그림과 짧지만 인상적인 텍스트로 마음을 움직이는 동화를 볼 때 특히 그랬다. 그래서 도서전에 갔을 때 책을 열자마자 ...
2023.12.3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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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빨’ 좋은 자리를 예약판매하는 사업이라니… 김희재 첫 소설 <탱크>
“놀라운 신인”이라는 말은 진부하다. 그러나 올해 데뷔 작가 중 김희재는 분명 많은 한국 문학 편집자들에게 눈에 띄는 신인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소설은 28회 한겨례문학상 수상작으로, 심사위원이 만장일치로 동의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것은 지...
2023.11.2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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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문처럼, 고슴도치처럼 어린 시절을 보낸 어른들에게
주인공을 사랑하게 될 때 픽션은 현실이 된다. 이 책의 후반부에 이르러 책상에 앉아 교정지를 붙들고 눈물을 훔치는 편집자를 상상했다. 파란 펜 자국이 방울방울 번지는 종이 더미에 숨어서.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많은 문학 편집자가 그런 경험을 한다. 좋은 원고를 받아서 인...
2023.08.2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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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완벽한 휴가'에 필요한 너무 재밌는 책
한여름이 다가오기 전에 편집자들은 휴가철을 겨냥한 도서를 고민하기 마련이다. 3월 말에 출간된 책이기는 하지만 올해 누가 여름 휴가지에서 읽을 책을 묻는다면, 뜨거운 태양의 열기를 물리치고 당신의 모공을 서늘하고 보송보송하게 만들어줄 책으로 을 꼽겠다. 지명에서부터 한...
2023.07.2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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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픽션: 유령들의 연애담
고3 겨울에 서른 명쯤 되는 1학기 수시 전형 합격자만 불러서 선배들이 단과대 모임을 연 적이 있다. 그곳엔 북한 이주민 전형으로 들어온 서너 명의 학생도 있었다. 돌아가면서 자기 소개를 했는데 보통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를 거쳐 왔다고 했고, 모두 남자였으며 나이는 이십...
2023.06.0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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