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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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밤거리를 베를린 도심에 겹겹이 펼쳐낸 미디어 아티스트
독일 베를린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한국 출신 아티스트의 전시를 접하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20세기 이후 격동의 시간을 지나며 한국은 경제적·문화적 성장을 이뤄냈고, 독특한 국가적 환경을 예술의 자양분으로 활용하는 동시대 한국 미술가들은 세...
2025.03.1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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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사라지지만, 사라지지 않는다
프랑스 영화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제목의 포근함과는 달리 다소 낯선 느낌의 작품이다. 그건 순전히 감독과 배우들의 면면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인물들이다. 감독인 에르완 르 뒤크는 비교적 젊은 신예급이고 남자 주연 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는 아르헨...
2025.03.1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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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것들에서 시작된 감각의 재발견
화려한 것에 이끌리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원선금 작가의 작품은 이러한 본능적 끌림을 자극하며, 누구나 '뭐지?'라는 궁금증을 품고 가까이 다가가게 만든다. 전시장을 가득 채운 눈부신 설치 작품들은 조명과 어우러져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시선을 사로잡...
2025.03.1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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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위그의 기이하고 아름다운 세계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피에르 위그(Pierre Huyghe)는 뇌리에 지워지지 않는 인상을 남기는 현대 미술가입니다. 그의 작품은 모네를 비롯한 인상주의자들의 그림처럼 아름다움으로 가슴을 설레게 하고 아련한 심상을 일으키는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해골과 암세포, 소라게...
2025.03.1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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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밖 세상을 동경한 완벽한 존재
2025년 신작 <라파치니의 정원>은 왠지 낯익다. 공연을 보면서 어떤 작품이, 어떤 인물이 자꾸 떠오른다. ‘광기에 사로잡힌 과학자’ 라파치니는 지킬 그리고 빅터와 겹치며 그의 ‘피조물’ 베아트리체는 하이드, 앙리-괴물의 변...
2025.03.1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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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로 잠긴 방, 그 안에 남겨진 것은
▶[관련 칼럼] 총성 없는 전쟁 '콘클라베'콘클라베는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해 소집하는 비밀회의다. 교황 선종에 맞춰 전 세계에서 모여든 80세 이하의 추기경들이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환경에서 과반수의 표를 차지하는 인물이 나올 때까지 ...
2025.03.1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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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광인' 궤도가 말하는 "내 '궤소리'의 원천이 된 책들" [설지연의 독설(讀說)]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의 최장 토크 기록은 11시간 25분 57초(2023년 11월 20일 유튜브 채널 '침착맨'에서)로 알려졌다. 방송에서 9시간 정도는 쉬지 않고 너끈히 과학 얘기를 하는 그이지만, 기자와 만났을 땐 새벽까지 이어지는 스케줄에 목도 쉬...
2025.03.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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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달 불가능한 말들이 도착할때…전쟁 속에서 일어난 크리스마스의 기적
<전장의 크리스마스>(1983)를 논하기에는 조금 늦은 계절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이 점령한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포로수용소, 모두가 뙤약볕에 지친 기색이 역력한 그곳에서 벌어지는 이 며칠간의 이야기는 시기를 불문하고 항상 통역과 교통(交通)의 ...
2025.03.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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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국극의 성역할에 질문들 던지는 '벼개가 된 사나히'
음악극의 전성기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는 요즘이다. 뮤지컬을 향한 관객들의 열광적인 사랑은 팬데믹으로 침체되었던 공연 산업의 회복을 넘어, 영화관 산업의 매출까지 추월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함께 창극의 해외 공연 소식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동시대...
2025.03.1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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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불완전했던 나의 열일곱
나는 귀가 얇은 편이다. 친구가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인생 책이 되었다는 청소년 소설을 소개받아서 출장길에 단숨에 읽어버렸다. 김혜진 소설가의 초기작 《프루스트 클럽》이었다. 무려 20년 전에 출간된 소설을 지금 탐나는 책이라고 소개해도 되나 싶었지만, 다 읽고 ...
2025.03.1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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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난 애인 저버리려 했던 남자…결말은 '죽음'이었다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
30년을 함께 살며 이미 삶의 일부가 된 여인. 그리고, 가슴을 뛰게 만드는 젊고 매혹적인 여인. 두 사람의 애인 사이에서 한 명을 선택해야 했던 남자는 결국 오랜 사랑과의 결혼을 택했습니다. 대가는 컸습니다. 남자의 결혼 소식이 들리고 3주가 지난 뒤, 젊은 여성은 ...
2025.03.0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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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울리는 사이렌, 인간을 디지털 덫에 가두다
‘둠스크롤링(Doomscrolling)’은 미국에서 유행하는 신조어다. 인터넷을 떠도는 부정적인 뉴스를 쉬지 않고 섭취하는 중독 상태를 의미한다. 디지털 플랫폼의 교묘한 알고리즘은 자극적인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노출하면서 가상세계의 덫에서 헤어 나올...
2025.03.0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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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전설의 음악감상실 '르네쌍스'
극장과 전시관이 여럿 모여 있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는 다른 곳과 성격이 좀 다른 시설이 하나 있다. 드나드는 사람이 많지 않아 언제나 한적한 곳, 디자인미술관 2·3층에 있는 예술기록원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예술기록원은 각 예술 분야의 ...
2025.03.0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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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만 정키'가 찾아간 스리랑카의 평화로운 항구 도시, 갈레
국민학교 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시조의 한 구절이 절로 읊어지는 요즈음이다. 참말로 시절(時節)이 하 수상(殊常)하니 잠시 고국산천(故國山川)을 떠나야 할 터, 청음 김상헌의 시조 구절을 읊으며 떠날 곳 아니, 쉴 곳을 간절하게 찾았다.산스트리트어로 평화를 의미한다는 아...
2025.03.0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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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가면 빨간 의자에 앉아 클래식을 들어봐
지하철 5호선과 9호선이 오가는 서울 여의도. 여의도공원과 국회의사당, 금융회사들이 자리 잡은 오피스 타운에 ‘핫한’ 백화점까지,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곳이다. 지금은 상암동으로 이동했지만 오래전 내가 방송작가 일을 시작할 때는 여의도가 &lsq...
2025.03.0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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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다시 깨어난 바그너의 신화
지난 2월, 파리 바스티유 극장에서 상연된 파리 국립 오페라단의 신작 오페라 <라인의 황금(Das Rheingold)>이 파격적인 첨단 기술과 영상을 앞세운 칼릭스토 비에이토 감독의 연출로 큰 화제를 모았다. 바그너 작품 속 신들이 황금으로 상징되는 권력과 탐욕을 통제...
2025.03.0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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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은 준비된 마음에만 온다
보통의 책이 300페이지 정도 된다. 하지만 보통의 책이 아닌, 베고 자면 좋을 듯한 수준의 책은 700~800여 페이지나 된다. 이 책이 그렇다. 하지만 나는 또 이 두꺼운 책에 도전한다. 여러분은 이 두꺼운 책에 도전한 사람의 얘기를 들음으로써 도전하지 않고도 얻을...
2025.03.0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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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등에 등을 기댄다는 것은 [고두현의 아침 시편]
사람 인(人) 오세영서로 등에 등을 기댄다는 것은얼마나 아름다운 일이랴.어려울 때슬며시 내주시는 아버지의 등.슬플 때넌지시 ...
2025.03.07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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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마주한 두 대의 피아노
2004년 4월 26일. 지금으로부터 21년 전 내가 다니던 대학에서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의 주제는 '프리뮤직’. 두 사람이&nbs...
2025.03.0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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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울리는 사이렌, 디지털 덫에 갇힌 우리
‘둠스크롤링(Doomscrolling)’은 미국에서 유행하는 신조어다. 인터넷을 떠도는 부정적인 뉴스를 쉬지 않고 섭취하는 중독 상태를 의미한다. 디지털 플랫폼의 교묘한 알고리즘은 자극적인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노출하면서 가상 세계의 덫에서 헤어나올...
2025.03.06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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