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본시장을 뒤흔든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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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30% 시절 아십니까…'한강의 기적' 저물자 고금리 시대도 '굿바이'
“각하, 금리는 줄 넘기와 비슷합니다.” 식량 자급화와 공업화를 목표로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던 1960년대 후반. 경제계획 자문을 맡은 남덕우 서강대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 앞에서 난데없이 금리 이야기를 꺼냈...
2019.11.2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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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금융사업 확장에 침몰한 '동양號'…투자자 4만명 1.6兆 피해
“사랑하는 딸들아! 이 무거운 십자가를 너희에게 넘기지 않기 위해 기도드린다.” 1971년 9월 23일 늦은 밤. 당시 55세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자의 일기장에 눈물이 떨어졌다. 동양시멘트의 ‘회사정리’(현 법정관리)를 신청하...
2019.11.0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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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런 32兆·피해자 10만…저축銀 PF대출 부실로 드러난 최대 금융비리
“평생 모은 돈인데 우짜노!” 겨울비가 내리던 2011년 2월 17일 부산시 우동(佑洞). 부산2저축은행 해운대지점에 수백 명의 고객이 한꺼번에 들이닥쳤다. 같은 부산저축은행그룹 관계사인 부산·대전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소식에 놀라 달려온...
2019.10.1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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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에 제동 걸린 금융허브 꿈…'한국판 골드만삭스 육성' 급선회
“론스타의 ‘먹튀’를 막아라.”2006년 3월 22일. 한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미국계 사모펀드(PEF)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으로 4조원 넘는 차익을 챙겨 나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당시 외환은행을 인수하기로 했던 국...
2019.09.2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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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외환위기' 공포에 질린 증시…한 달간 23% 폭락·사이드카 22번
“오늘까지 손실이 얼마라고?” “연간 영업이익의 30배입니다.” 세계 4위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 파산 후 첫 거래일이었던 2008년 9월 16일 화요일. 회계 장부를 마감하던 태산엘시디 재무담당자들은 심장이 멎을 듯한 ...
2019.09.0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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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 인수 직전까지 갔던 産銀, 막판 포기…'620兆 부채폭탄' 떠안을 뻔
“한 시간 만에 1000원이 깨졌다고?”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원·달러 환율이 넉 달에 걸쳐 가파르게 상승하던 2008년 7월 9일. 서울 여의도에 모여 점심을 먹던 외환 딜러들이 회사로 달려갔다. ‘환율이 달러당 1030원대에서 990원대로 폭락했다’는 긴급 문자를 받은 직후였다. 거래가 뜸한 점...
2019.08.2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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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원자재 폭등'에 초호황 누린 조선·해운…금융위기로 침몰
‘한진해운, 파산 선고.’ 온 국민의 시선이 19대 대통령선거(5월 9일)에 쏠려 있던 2017년 2월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병상에 누워 빚과 사투를 벌이던 한진해운에 ‘불치병’ 판정을 내렸다. 1977년 조중훈 ...
2019.08.0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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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성장이 낳은 아파트 不敗신화…'시한폭탄' 가계빚 폭증 부르다
“내집 마련이 쉬워지고 있습니다.”국민의 80%가 스스로를 중산층이라 믿었던 1996년. 미디어에선 현재 관점에선 꽤 낯선 주택시장의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었다. 근로자 소득은 늘고 집값은 제자리걸음을 거듭해 ‘가계의 주택 구입 부담이 해...
2019.07.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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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1호' 펀드 7개월 만에 수익률 100%…미래에셋 신화의 시작
“세 시간 만에 다 팔렸답니다.” 코스피지수가 559로 6개월 만에 두 배로 뛰었던 1998년 12월 14일 오후. 당시 40세 박현주 사장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회사의 운명을 건 ‘회사형(뮤추얼) 펀드’가 조기에 완판됐다...
2019.07.0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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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학생까지 마구잡이 카드 발급…'신불자 400만명' 후폭풍 부르다
“국민이 다 아는 것을, 어떻게 내수 살리기 정책 탓이 아니라고 발뺌합니까!” 신용불량자가 400만 명을 향해 치닫던 2004년 10월 21일. 국회의원들의 호통 소리로 국정감사장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화근은 “김대중 정부 당시 신용카드...
2019.06.2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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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채권 시가평가하라"…반세기 '검은 거래' 관행 뒤바꾼 혁명
“비밀스러운 종류의 일이긴 한데….” 개츠비는 어떻게 미국 뉴욕의 대저택에서 매주 성대한 파티를 열었을까. 1925년작 미국 소설 《위대한 개츠비》에서 주인공 제이 개츠비는 화자(話者)인 닉 캐러웨이와의 짧은 대화에서 이 미스터리를 풀...
2019.06.0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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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버블 붕괴'와 함께 무너진 신뢰…코스닥 '20년 침체' 불렀다
“비이성적 과열이 자산가치를 지나치게 밀어올렸을 때,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미국 나스닥지수가 1300을 돌파하며 파죽지세로 오르던 1996년 12월 5일. 앨런 그린스펀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미국기업연구소(AEI) 연설에서 유명...
2019.05.2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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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신화' 삼성전자 탄생 뒤엔 최악의 실패 '한비 사태' 있었다
외환위기 직후 연 30%대로 치솟았던 기업대출 금리가 한 자릿수로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던 1999년 여름. 한국 증시에선 대형주 중심의 활황 장세가 펼쳐지고 있었다. ‘바이코리아’ 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의 유행으로 거래량 상위 우량 대기업들에 연일 ...
2019.05.1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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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공룡 '3투신'…'바이코리아' 불꽃 태우다 100兆 환매사태로 멸종
‘한국 경제를 확신합니다.’ 외환위기 여파로 실업자가 사상 최대인 180만 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진 1999년 3월. 혜성처럼 등장한 펀드 하나가 자본시장에 돌풍을 일으킨다. ‘주식투자로 나라를 다시 일으키자’며 실의에 ...
2019.04.2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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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영 신화' 대우의 몰락…"관료들이 나를 제거하려는 프로그램 있었다"
‘대기업그룹 채권 비중을 줄여라.’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실물경기 지표들이 회복세를 나타냈던 1998년 10월 27일. 금융감독위원회는 국내 투자신탁회사(현 자산운용회사)들에 회사채 투자 비중을 제한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동일 대기...
2019.04.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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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도한 '5대그룹 빅딜'…좌초된 '삼성자동차, LG반도체' 꿈
“‘빅딜(big deal·대규모 사업교환)’을 포함한 대기업 구조조정이 조만간 발표될 겁니다.” 외환위기의 원흉으로 대기업그룹의 ‘과잉·중복 투자’ 논란이 도마에 올랐던 1998년...
2019.03.2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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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제한서'의 몰락…반세기 '은행 不死' 신화 무너지다
“퇴출 은행 명단이 나왔습니다.”장대비가 쏟아지던 1998년 6월 25일 서울 삼청동 대통령 안가(安家). 이헌재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두 쪽짜리 문서를 건넸다. 부실 은행의 운명을 담은 ‘살생부’였다. 잠...
2019.03.0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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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권 포기 못해!"…정부 vs 韓銀 엎치락뒤치락 반세기 전쟁
“정치 압력에서 자유로운 통화정책기구를 둔다고요?” 해방 직후 화폐 발행 남발로 물가가 4년간 20배 폭등했던 1949년 가을. 조선은행 직원들은 한 미국인이 내놓은 ‘금융통화위원회’ 설치 구상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해 ...
2019.02.2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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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사' 급파하며 IMF에 저항…48시간 만에 백기투항…대가는 혹독했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의를 추진하겠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사상 처음으로 달러당 1000원을 돌파하기 사흘 전인 1997년 11월 14일. 강경식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은 청와대를 찾아 ‘국가...
2019.02.0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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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불러올 '强달러 쓰나미' 외면…정치권은 大選이 먼저였다
1995년 1월17일 새벽 5시46분 일본 효고현. 남쪽 아와지(淡路)섬 밑 지각 충돌이 ‘불의 고리’를 따라 북상해 고베시를 강타했다. 일본 관측 사상 최대였던 규모 7.3의 강진은 20초 만에 인구 150만 상업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무려...
2019.01.1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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