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사 유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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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미 볼펜으로 40년간 그려서 지우고, 지우며 그린 빛나는 '호작질'
이름에 의미를 부여하고 정성들여 짓던 시절의 한자 이름들은 작명자의 바람이 담겨 한 사람의 인생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름들은 당사자들의 가슴에 새겨져 어린 시절부터 인생을 조타하는 방향키가 되어 줄곧 삶의 지도가 되어준다. 때로는 그 이름값에 대...
2024.12.1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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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빛·대양의 소리…천체가 깨운 감각의 제국
‘감각의 제국’. 아마도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심한 노출과 실제 정사 장면으로 논란이 됐던 이 영화를 쉬이 떠올릴 것이다. 한국에는 수위 문제로 한참 후에나 편집돼 프랑스어 제목인 ‘L’Empire des Sens&rsq...
2024.11.1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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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으로 이룬 제국, 에노우라 측후소… 태초부터 영원까지 느껴지다
‘감각의 제국’ 아마도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심한 노출과 실제 정사 장면으로 논란이 되었던 이 영화를 쉬이 떠올릴 것이다. 한국에는 수위 문제로 한참 후에나 편집되어, 프랑스어 제목인 ‘L'Empire des Sens&rsq...
2024.11.0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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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통한 참새가 새풀 위에 사뿐히… 가을을 여는 이도영의 '화조도'
징글징글한 역대급 더위도 조금씩 고개를 수그리고 날카롭던 모기 입도 비뚤어지는 처서(2024년 8월 22일)가 지난 지도 한참이다. 이제 귀똘이들도 귀똘귀똘 소리내기 시작하니 바야흐로 가을의 시작이라 할 수 있으리라. 옛 선비들은 처서가 되면 여름 장마에 습기를 머금은...
2024.09.1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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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파뉴 로드트립-오크통과 천년 포도밭이 빚어낸 황금 빈티지
"Too much of anything is bad, but too much champagne is just right(과유불급은 모든 것에 통용된다. 하지만 샹파뉴만큼은 예외다).”스콧 피츠제럴드가 남긴 이 말은 샹파뉴를 여행하며 곧 ‘진리&rs...
2024.08.1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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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파뉴 로드트립-400년 지하 셀러가 느릿느릿 잉태한 순백의 거품
“내 삶의 유일한 후회는 샹파뉴를 더 마시지 못했다는 것이다.”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살아생전 입버릇처럼 했던 말이다. 맞다. 원활한 경제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입증한 거시 경제학의 창시자 케인스다. 위대한 경...
2024.08.1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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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미술학자 세송이 남춘모를 통해 엮어낸 '환희의 춤'
아직도 환하게 밝은 오후 7시. 지난 5월 25일 룩셈부르크의 하늘 위로 선명한 무지개가 자리하자 세송&베네띠에 갤러리 안은 삼삼오오 모여든 컬렉터들과 갤러리 VIP들로 가득했다. 안쪽 깊은 곳 비교적 작은 공간을 제외하고는 구획으로 나뉘지 않아 중앙에 서면 ...
2024.08.0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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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맛에 나만의 표식을 남기다! 메이커스 마크의 프라이빗 셀렉션
위스키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 맘에 두었으리라……. 붉은 밀랍으로 봉인한 예쁜 병이 인상적인 버번 위스키 메이커스 마크(Maker’s Mark)! 보통 생산지나 창립자의 이름으로 명명되는 여타 증류주들과 달리 &lsqu...
2024.06.2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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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완벽하다? 나의 집을 짓고 싶은 이들을 위한 친절한 안내서
‘아쉽지만 완벽하다!’ 이 얼마나 얼토당토않은 모순 형용인가? 하지만 이 책에 대한 한국신사의 스포일러가 전혀 포함되지 않은 독후감을 들어보면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되리라. 정성갑의 <건축가가 지은 집>은 갤러리 로얄에서 진행된 유사한 제...
2024.04.1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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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아홉살 옛날집, 부산 오!초량에서 만난 매화바보
내년이면 지어진 지 백 년, 대한민국의 제1항구로 서슬 퍼런 수탈의 일본 강점기의 산증인으로, 광란의 6·25전쟁 땐 전국 각지의 피난민들을 수용하며 대한민국의 제2도시로 성장해온 부산에서 재개발의 역풍을 이겨내며 고요하게 자리를 지켜낸 오!초량은 부산 동...
2024.04.0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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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셉트 장인'의 판타지 속 하룻밤…푸꾸옥 대학에서 생긴 일
“베트남 푸꾸옥 가는데 숙소는 어디로 할까요.”하이엔드-맞춤 여행사를 운영하는 지인에게 갑자기 던진 질문에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 JW메리어트 푸꾸옥 에메랄드베이 리조트&스파. 세계의 숨어 있는 최고급 부티크호텔을 두루 경험한, 필자가 아는 한 최...
2024.03.2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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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컨셉장인' 빌 벤슬리의 판타지 속 하룻밤…푸꾸옥에서 생긴 일
“베트남 푸꾸옥 가는데 숙소는 어디로 할까요?” 하이엔드-맞춤 여행사를 운영하는 지인에게 갑자기 던진 질문에 뜻밖에 답이&...
2024.03.20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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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독학 화가에게서 솟구치는 질투… '고경애는 누굴 흠모했을까'
앙리 루소, 빈센트 반 고흐, 프리다 칼로, 이브 클랑, 장 미쉘 바스키아…… 미술에 큰 관심이 없는 이들도 적어도 한 두 번 들어 본 유명한 이 화가들의 공통점은 영어 표현으로 'Self-taught artist', 스...
2023.12.0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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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춘모의 '선'이 묻는다 "나는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는가"
"인당 유원지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 환영합니다. 이제 남춘모 월드로 떠나는 '선으로부터' 열차가 곧 출발합니다. 지정된 좌석에 앉아서 마음을 가다듬으십시오. 노약자와 임산부들도 대 환영입니다만, 예술적 감흥으로 놀라실 수 있으니 마음의 안전 벨트도 확실히...
2023.11.1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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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로 빚은 페스츄리 윤종주의 프롬나드(Promenade, 산책, 거닐기)
이름난 빵집의 페스트리, 그 수십 겹의 레이어가 만드는 맛의 비결은 기다림과 지루한 반복작업이다. 몇 겹이 쌓였는지 알 수 없을 때쯤 놀라운 부드러움과 바삭함이 공존하는 궁극의 맛이 탄생하듯 얼마나 많은 색이 쌓였는지 가늠하기 어려워 질 때쯤 신비롭고 은연한 윤종주만의...
2023.09.07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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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페어? 우국원 보드 그림·접는 이우환…도쿄 겐다이가 보여준 매력
폭스 젠슨 갤러리 부스에 걸린 Imi Knoebel 작품들. 규모나 의미 면에서 일본에서 열리는 제대로 된 첫 아트 페어로 평가되는 도쿄 겐다이. 7월의 도쿄, 녹아 내릴 듯한 열기와 숨막히는 습기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에서 방문한 2만명의 방문객들은 요코하마의 ...
2023.07.1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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