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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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치니의 가장 로맨틱 오페라, 빛바랜 엽서 같은 <라 보엠>
해마다 연말이면 생각나는 오페라가 있다. 올해로 100주기가 되는 ‘선율의 마술사’ 자코모 푸치니(1858~1924)가 남긴 가장 로맨틱 오페라 <라 보엠>이다. <라 보엠>은 프랑스 파리의 대학가 라틴 지구에 모여 사는 네 명의 젊은 예...
2024.11.2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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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장미의 기사> 선율이 들려오지, 비엔나적 우아함의 진수가
해마다 가을이 되면 전 세계 오페라하우스에서 앞다투어 올리는 오페라가 있다. 특히나 음악의 본고장 빈에서 이 작품이 없는 오페라 시즌은 감히 상상하기도 힘들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 Der Rosenkavalier>이다. 위대한 극작가 휴고 폰 호프만스탈...
2024.10.3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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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가 오페라 탄호이저에 숨겨놓은 ‘진짜 메시지’
13세기 독일의 중세 시대. 궁정의 기사이자 음유시인인 탄호이저는 알 수 없는 충동에 이끌려 금단의 장소인 ‘베누스베르크’ 즉, 비너스의 동산에 발길을 들여놓는다. 그곳은 밤낮을 모르고 인간의 육체적인 쾌락만을 탐닉하는 세계였다. 한동안 베누스베르...
2024.10.0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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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가 요절 두 달전에 남긴 '마술피리'에서 조화의 세계를 떠올린다
▶▶▶[관련 칼럼] 세상 소름끼치는 밤의 여왕 "지옥의 복수심이 끓어오르네"<마술피리>는 모차르트가 겨우 35세로 요절하기 두 달 전에 남긴, 그의 마지막 오페라다. 한때는 궁정 작곡가로 나름 위세를 떨쳤고, 로렌초 다 폰테 같은 최고의 작가들과 작업을 하던 그였지만 ...
2024.08.2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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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이 깊어지면 베로나의 고대 극장은 황홀한 오페라로 채워진다
북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도시 베로나(Verona)는 무척이나 기품 있는 도시다. 독일에서 이탈리아로 내려오는 관문에 위치한 덕에 예부터 따뜻한 태양과 찬란한 로마 문명을 그리워하던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수많은 문필가, 지식인, 예술가들을 가장 먼저 만났던 도시이기도 하다....
2024.07.2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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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색한 돈 조반니 "난 반성 따위 하지 않아, 귀신아 썩 꺼져"
스페인 세비야에 젊은 백작이 살았다. 그는 지체 높은 귀족이지만, 돈과 권력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여자를 유혹하는 데만 모든 정열을 쏟았다. 하인 레포렐로를 대동하고는 스페인 전역과 온 유럽, 심지어는 튀르키예까지 건너가 여성들을 유혹했는데 그 숫자만 2000여 명에 ...
2024.06.1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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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도시’ 로마를 물들인 연인 토스카의 비극
오페라 <토스카>는 1800년 6월 17일 로마의 아침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당시 이탈리아반도는 격랑에 휩싸여 있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대군을 이끌고 이탈리아로 진군하였고, 이에 맞선 오스트리아의 멜라스 장군이 북이탈리아 피에몬테 주의 대평원에서 일전을 준...
2024.05.2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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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강렬하고 스펙터클한 장면
매년 여름 북이탈리아의 고도(古都) 베로나에서는 야외 오페라 축제가 열린다. 고대 로마인들이 검투사의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건설한 장대한 스케일의 ‘운동장’은 현대에 이르러 가장 아름답고 로맨틱한 야외 오페라 무대로 변신하였다. 그런데 이제는 벌써...
2024.04.2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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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부활절이면 들어야 하는 오페라 역사상 최고의 간주곡
해마다 부활절 즈음이면 생각나는 음악이 하나 있다. 봄 기운이 완연해지는 이 시절이면 그 선율이 더욱 아름답게 영글어가는 오페라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의 작곡가 피에트로 마스카니가 찬란한 풍광의 시칠리아 섬을 배경으로 남긴 걸작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Cavall...
2024.03.2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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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사상 최고로 복잡… 로시니의 14중창 '칼로리 폭탄형 앙상블'
세느 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파리 최고의 명당에 위치한 레스토랑 투르 다르장(La Tour d’Argent)은 그 자체로 프랑스 미식의 역사이기도 하다. 1582년에 창업하여 지금까지 전통의 조리법에 충실한 맛과 품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대대로 프랑...
2024.02.2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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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머니 룩'의 끝은 밀라노, 세계 최고 오페라 도시라는 증거들
밀라노에 갈 때마다 산 바빌라 광장의 단골 남성복 매장을 찾곤 한다. 합리적인 가격에 이탈리안 테일러링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결정은 쉽지 않다. 이때는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 엘레나 파스키에리는 이곳 최고의 베테랑 매니저. 선택 장애를 겪을 때...
2024.01.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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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시달리던 베르디는, 詩 한구절에 번쩍 뜨여 '이탈리아 제2의 애국가'를 작곡했다
2010년 3월, 로마 오페라 극장에서는 이탈리아 통일 15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다. 남북간의 지역갈등이 심각을 넘어 거의 전쟁 수준까지 치달은 이탈리아는 묘하게도 대통령은 남부에서, 총리는 북부에서 배출되는 경향이 있었다. 이날도 남부 나폴리 출신이자...
2023.11.2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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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칼라스가 살려낸 처절한 사랑의 비극. 루치아 'mad scene'
어느 날 극작가 살바토레 캄마라노가 대작곡가 가에타노 도니제티에게 물었다. 신작 오페라로 어떤 소재를 원하느냐고. 도니제티는 단 한 문장의 짧은 답신을 보낸다. “사랑 이야기를, 그것도 처절한 사랑 이야기를!(Voglio amor, e amor violento)”. 도...
2023.10.3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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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장 같은 '투란도트' 공주, 아무나 못 부르는 이유가 있다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는 전설 시대 중국이 배경이다. 남성혐오증을 갖고 있는 투란도트 공주는 각국에서 몰려오는 구혼자들을 모두 물리치는데, 그 방법이 독특하다. 공주는 왕자들에게 아리송한 수수께끼 세 가지를 낸다. 모두 맞히면 공주와 결혼할 수 있지만 하나라도 틀리면...
2023.09.2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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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처럼 되살아난 세계 최고의 오페라하우스
물 위에 우뚝 선 황홀한 자태의 수상도시 베네치아에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오페라 하우스가 있다. 그 이름은 라 페니체(La Fenice). 우리말로 옮기면 ‘불사조’라는 뜻이다. 1792년에 건립되었으니 벌써 두 세기가 훌쩍 넘은 유서 깊은 곳이다. 그런데 유독...
2023.06.2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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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선 타고 대서양 건너온 '신의 목소리' 마리아 칼라스 탄생기
원래는 시카고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에 출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때는 1946년이었고, 아직 2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미국도 불황을 겪고 있었다. 오페라는 취소되었다. 그러나 이 공연에 함께 캐스팅 되었던 베이스 니콜라 로시-레메니가 뜻밖의 역할을 한다. 세계적인 성악가...
2023.05.2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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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트라비아타>와 비올레타 발레리- 베르디의 가장 가슴 아픈 고백록
오페라 역사상 최고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는 우리말로 직역하자면 ‘타락한 여인’이라는 뜻이다.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을 베르디가 오페라로 만든 것인데, 원작에 비해 훨씬 더 신랄하고도 직설적인 명칭을 오페라의 제목으로 붙인 건 다분히 작곡가 자신의 의도였다...
2023.04.3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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