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전에 하고 싶은 20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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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1~2학년 학생들에게 커다란 백지(B4 용지)를 나누어 주었다.
2~3년 남은 캠퍼스 생활동안 꼭 이루고 싶은 것 20가지를 적어 보라고 하였다. 놀고 즐기는 대학문화(?) 속에서 뭐 대단한 꿈과 목표가 있을까 생각하며 그래도 몇 가지 자극을 주고 동기 부여를 해 주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들이 백지를 채워 나가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 보았다. 표(表)를 그리는 사람, 번호부터 적는 사람, 학기별로 기간을 정해, 해야 할 일의 순서를 쓰는 학생 등 참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자 했다. 생각의 자유와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그려 보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
한 시간이 지날 때 즈음, 자신의 꿈과 목표를 발표하도록 했다. 남들 앞에서 잘난 체 하며 자기의 희망과 목표를 이야기한다는 게 쉽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 앞에 공언(公言)함으로써 의무감과 책임의식을 갖고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스스로 약속할 것을 주문했다. 스스로 발표하겠다는 학생 서너 명이 손을 들더니, 덩달아 또 너댓 명이 앞에 나와 자신의 꿈과 목적을 설명했다.
글로 쓴 내용보다 발표하고 설명하는 이유가 더욱 돋보이는 시간이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큰 그들의 꿈과 목표에 필자 자신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전공과 관계없이,
남은 5학기 동안 직접 5개의 영상작품을 촬영하고 편집, 제작하기, “행복과 꿈”이라는 책을 저술하여 출판하기,
중국과 인도를 한달간 여행하고 히말라야를 등반하기,
전공서적 100권 경영서적 100권 교양서적 100권 실용서적 100권 읽기, 원서 50권 읽기,
매 학기마다 아르바이트 해서 미국 일본 유럽에 배낭여행 다녀오기, 졸업할 때까지 전과목 A+ 받기,
도서관 문 닫을 때까지 앉아 공부하기,
새벽에 컴퓨터 하는 6시간을 1시간으로 줄이기,
20개 대기업 직원들과 친분 쌓고 교류하기,
졸업 전에 1,000권의 책 독파하기,
미시간주립대학에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어 유학 가기,
초등학교 때부터 써 온 일기를 졸업 할 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쓰기, 대학 가요제 입상하기,
결혼자금 모아 부모님께 부담 주지 않기,
일기 800편 썼는데 졸업 전에 1460편 써서 출판하기,
골프와 테니스 배우기,
영자신문 한 시간 안에 독해 하기,
소주 한 병 원샷하지 않기, 4시 반에 일어 나기,
주요 일간지에 논설 쓰기,
동거해 보기, 부모님 해외여행 보내 드리기,
큰 무대에서 프로들과 춤추기,
정치인 평론가 논객들과 술 한 잔 하기,
누군가의 인생에 모델 되어 주기,
신발 100켤레 사고, 원 없이 옷 사보기,
이성친구 사귀기, 남들 앞에서 발표 잘 해 보기,
피아노 잘 치고 노래 잘 부르기,
옷과 머리 등 치장에 쓸데없는 시간 낭비하지 않기,
품위 있는 열정 식지 않도록 하기,
다시는 오지 않을 20대를 최선을 다해 멋지게 살아 보기,
시(詩)를 읽고 음식 맛있게 먹기, 그림 20 점 그리기, 창업해서 20건의 거래 성사시키기, 고기와 설탕 그만 먹기 등등 정말 다양하고 기상천외한 의견들이 수두룩했다.
학생 대부분의 공통적인 목표는 영어(TOEIC)와 한자 공부, 중국어 학습이며 해외 여행이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그런 꿈과 목표를 글로 쓰면서 느낀 점과 그런 목표를 설정한 이유를 쓰면서, 자기와의 다짐을 명시했다는 것이다.
학생 개개인의 “졸업 전 목표” 원본은 필자가 보관하고, 한 부씩 복사하여 개인별로 나누어 주기로 했다.
책상 앞이나 서랍 속에 넣어 두고 수시로 확인하면서, 졸업하는 날 몇 개의 꿈이 이루어졌는지 확인해 보기로 약속했다.
갑자기 실시한 설문에 아무 생각 없이 써낸 학생도 있겠고, 형식적으로 잘 보이게끔 적은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모두들 자신의 소박하고 실질적인 야망과 원하는 목표를 적었으리라 확신한다.
이들의 꿈이 단 10%라도 이루어지고, 한두 가지라도 결실을 거둔다면, 작은 성공에서 오는 기쁨과 자신감은 또 다른 성공과 커다란 가치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들의 꿈이 실현되고, 목표가 달성되는 날, 대한민국은 한층 건강해지고 우리 민족은 더 큰 미래를 열어 갈 것이다. 듣고 싶지 않고 보고 싶지 않은 지금의 정치인과 지도층들에게 느끼는 실망과 분노를 대신해서 풀어 주고, 새로운 꿈과 희망을 안겨 준 후배와 젊은이들에게서 고마움을 느끼며 벅찬 가슴을 안고 강의실을 나왔다.
젊은이들이여, 지금의 꿈과 희망, 단 한가지도 놓치거나 버리지 말라. 국가와 민족의 번영을 위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