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사는 마을 - 잘 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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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사는 마을에 가 보면 분명 잘 사는 이유가 있다.
첫째, 잘 사는 마을엔 대기업이 들어차 있다.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한다.(Make opportunities to work)
울산, 거제, 여수에 가면 돈 자랑하지 말라고 한다. 현대자동차와 현대 중공업이 있는 울산지역의 국민소득은 4만 달러가 넘는다. 대우조선과 삼성조선이 양대 산맥을 이루어 10년 이상 먹을 것 걱정 없는 거제도는 3만3천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화학단지로써 세계박람회를 유치한 여수도 3만불이 넘는다고 한다.
그런 곳에는 국가의 기술수준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꽉 들어차 있다. 최근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파주지역의 LG 필립스, 천안 아산 탕정 지역의 삼성 LCD 단지 등은 주변 중소기업들의 발전을 함께 이끌어 가고 있다.
둘째, 새로움을 창조하고 있다.(Create something new)
농촌지역에서 특성을 살려 부자가 되는 마을이 있다. 나비를 길러 연간 3,000억 원의 돈을 벌어 드리는 함평 나비축제, 최고의 한우를 기르는 횡성 미래청정법인, 꽃을 길러 수출하는 일산 고양의 화훼단지, 세계적인 맛의 차(茶)를 길러 CNN 방송에서도 광고를 하는 보성 녹차 단지, 파프리카와 흑돼지를 길러 억대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함양군 등은 해당 지역의 주민들과 지도자들의 연구와 협력으로 색다른 상품과 마케팅을 해 온 결과이다.
셋째, 연구와 학습을 통해 쉬지 않고 배운다. 멈추지 않는 지적(知的)갈증을 느낀다. (Unquenchable Thirsty of Knowledge)
이들 지역의 또 다른 특징은, 그렇게 돈을 많이 벌고 잘 사는 주민들이 쉬지 않고 공부하고 학습하며 연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CEO들이 모여 매월 조찬회를 개최하면서 강의를 듣고, 여성과 노인들을 한 자리에 모여 공부하게 하는 주부대학과 노인대학, 생활개선반 등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지역의 공무원과 대학 교수들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 연구하고 토론하면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스스로 시장을 개척하고 홍보 마케팅 교육을 실시하며, 끊임없는 연구활동으로 비전을 제시하고 새로움을 창조한다. 그런 지역에 가서 강의를 하면 함께 신이 난다. 모두들 밝은 표정으로 적극적인 인사를 건네며, 강의 시간에는 대부분 노트와 펜을 들고 메모를 한다. 대충대충 공부하지 않는다. 박수를 많이 치고, 친절한 태도로 정성스럽게 배웅해 준다.
끝으로 다양성과 유연성의 조화를 이룬다.
(Harmony of Diversity and Flexibility)
공부를 하는 모임에서나 술 마시는 자리에서나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있다. 끼리끼리 모이지 않는다. 교수와 기업가와 농부와 주부들이 한데 어우러져 공부하고 토론하고 노래도 부른다.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거리낌 없이 주고 받는다.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눈빛들을 읽을 수 있다. 이웃의 발전과 성공을 자기의 것처럼 여기며 늘 밝고 다른 것에 대한 존중(respect for difference)을 표한다.
반면, 실제로 더욱 노력해야 하고 공부해야 할 지역의 주민들은 노력하지 않는다. 형편이 좋지 않는 마을의 지도자들은 예산과 재정자립도의 부족을 탓하고 있다. 남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듣지 않으며, 남의 탓을 하고 있다.
“이곳은 원래 그렇다”는 고정관념에 젖어 있다. 자신의 주관이나 주체적인 의견이 없으며 불합리한 소문에 부화뇌동한다. 모처럼 그런 지역 주민들의 모임에 참석해 보면 실망을 느낀다. 억지로 불려 온 듯한 얼굴 표정엔 불평과 불만이 가득하다. 불만스러운 눈빛으로 앉아 있다가 곧바로 졸기 시작하는 그들에게 해 줄 말이 없다. 아무리 좋은 말도 듣고 싶지 않는 표정에 전달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진다. 가엽다는 생각을 하면서 돌아 온다.
가난한 마을과 가난한 나라에 지도자는 왜 있으며, 리더는 누구이며, 그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