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좀비에서 인류를 구하라!
<프롤로그>
좀비가 출연하는 영화는 가상의 픽션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류는 삶의 활동반경이 좁아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마스크로 인한 자기 개성이 사라지며 타인과 만남을 통한 행복감까지 포기해야 하는 등,  마치 원시시대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인류는 자원과 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서로 협력하여 지혜를 이끌어내어 지금까지 수많은 위기를 함께 극복해왔다. 영화 <월드 워 Z(World war Z ), 2013>에서도 무서운 전염병의 원인을 발견하고 위기를 극복해냈듯이, 전 지구적인 협력으로 도전하여 현재의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빌 게이츠가 말한 “전염병은 핵전쟁보다 더 재앙적이며, 전염병 확산은 전시 상황(war time)이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건 미사일이 아니라 미생물(microbes)이다”라는 말이 실감 나는 때이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좀비에서 인류를 구하라!
<영화 줄거리 요약>
원인을 알 수 없는 좀비 바이러스가 엄청난 속도로 전 세계를 집어삼키고 미국 필라델피아에까지 공격해온다. 군인 출신으로 전시 경험이 풍부하고 위기 대처 능력이 뛰어난 전직 UN의 특수조사관이었던 ‘제리 레인(브래드 피트 분)’은 은퇴 후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과 평온한 생활에 적응해 가고 있다. 하지만 필라델피아 한복판에서 좀비 떼(변종 인류)의 습격을 받고 간신히 목숨을 건져 옛 UN 동료의 도움으로 UN 지휘본부가 있는 아르고스 항공 모함으로 대피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가족의 안전을 보장받는 대가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관련 학자를 데리고 첫 발병지로 추정되는 한국 평택 험프리 미군기지에서 원인과 해결책을 찾을 임무를 받아 떠나게 되고 그곳에서 전직 CIA 요원의 정보로 다시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으로 가게 된다. 예루살렘에 있는 엄청난 높이의 안전한 방호벽에 사람들이 안도감에 덜 떠 노래를 부르지만, 그 소리를 들은 어마어마한 수의 좀비 떼가 그들을 공격한다. 제리는 간신히 탈출하여 민항기에 탑승하지만, 이미 비행기는 좀비가 점령하고 있어  비행기를 수류탄으로 폭파하고 자신은 불시착한다. 그리고 제리는 문제해결을 위해 세계 보건기구 연구센터가 있는 곳으로 향하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좀비에서 인류를 구하라!
<관전 포인트>
A. 영화의 원작소설과  유명한 좀비 영화는?
영화배우 겸 감독 멜 브룩스의 아들 ‘맥스 브룩스’가 원작자인 장편소설(세계대전 Z:Zombie)은 미국 인터넷서점 아마존에서 50주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중국의 장기밀매 무역을 통해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하며 티베트를 거쳐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결국 최첨단 장비를 갖고 쉽게 전투에 임했던 미군마저 패배하자 세계는 완전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설정이다.
@지옥이 꽉 찬 후 죽은 자들이 지상으로 다시 돌아와 살아있는 인간을 사냥하는 좀비 영화의 대명사 <새벽의 저주/Dawn of the dead, 2004>>
@인류의 멸망 이후 살아남은 군의관 ‘윌 스미스’가 백신 개발을 통해 인류를 구한다는 스토리의 영화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 2007>
@라쿤 시티에서 개발한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감염된 인간들이 좀비로 세상을 뒤덮자 주인공 ‘밀라 요요비치’가 백신을 얻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치르는 내용의 영화 <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l, 2016>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좀비화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안전한 부산까지 가기 위한 사투를 벌이는 영화 <부산행, 2016>

B. 좀비의 무서운 공격 장면은?                                                                                                        좀비에게 물리면 12초 만에 감염이 이루어지고 좀비가 되면 미친 듯이 달리며 보는 족족 사람을 물어뜯는다. 좁은 골목에 들이닥치는 쓰나미처럼 좀비들이 층을 이루어 골목을 휩쓰는 장면이 압권이다. 또 개미들이 서로 탑을 쌓는 것처럼 이스라엘의 방벽을 좀비들이 탑을 쌓아서 올라가는 장면은 소름 끼치게 한다. 평택에서 만난 CIA 요원은 “북한과 같은 전체주의 나라에서는 하루 만에 모든 주민의 이빨을 뽑아서 좀비로의 감염을 막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준다.

C. 불가항력의 좀비를 퇴치하는 방법은?
원작에서는 <레데커 플랜:시민을 미끼로 좀비를 유인한 후, 병력을 모아 좀비를 총공격하는 비인도적 전략>을 전개하여 인간이 승리하는 스토리지만,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좀비가 아픈 환자는 공격하지 않고 지나치는 것을 발견하게 되어, 제리 레인은 자신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투약하여 좀비의 공격대상에서 벗어나게 된 후 연구소에서 가지고 나온 바이러스를 대량 생산하여 살아남은 인류에게 주사하고 좀비들과의 전쟁을 준비하게 된다.

D. 주인공이 좀비와 격투 시 준비한 사항들은?
주인공 제리는 좀비의 약점과 공격방식을  정확히 파악하고, 한쪽 팔은 두꺼운 잡지를 둘러 보호대로 좀비의 이빨을 막고, 멀리서는 총으로 머리를 저격하고, 가까이 온 좀비는 총검으로 머리를 공격한다. 총과 팔 보호대는 전부 접착테이프로 감겨 있어 좀비의 공격을 최대한 방어한다. 이스라엘의 특공대 여전사가 팔을 좀비에게 물리자 망설임 없이 칼로 팔을 잘라내어 구하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좀비에서 인류를 구하라!
<에필로그>
전염병 대유행의 팬데믹 사태로<디스토피아(Dystopia):가장 부정적이고 위험한 암흑세계의 가상 픽션> 이 현실화하는 느낌이다. 바이러스의 공포는, 전염되면 죽는다는 강박관념에서 친구도 가족도 모두 나를 위협할 수 있기에 사회로부터 단절을 일으켜 ‘인간으로서의 존재감’을 위협받기도 한다. 모든 문제에는 원인이 있고 그 현상을 과학적이고 평면적인 접근만이 아닌 입체적이면서도 진화론적으로 해부해 본다면 답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화성침공/Mars attacks, 1996>에서 초능력의 외계인들이 지구의 올드 팝송의 특이한 선율과 파장 고음에 파괴된다던가, 영화<배틀쉽/Battleship, 2012>에서 외계인에게 초토화되던 다국적 연합함대가 외계인이 빛에 취약한 점을 이용해 격퇴하고, 영화<월드워Z>에서는 주인공이 자신의 몸에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투약하여 좀비를 회피하는 백신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신의 희생적인 사랑이 결국 가족과 세상을 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숭고해 보인다. 지금 막강한 외계인과 같은 슈퍼 바이러스가 인류를 공격하고 있는 상황에 굴복하지 말고 아름다운 지구를 지키기 위해 (What a wonderful world!)인류의 모든 지혜를 모아 극복함은 물론, 향후 인간으로 인한 환경의 파괴로 다시는 공격받지 않도록 지혜로운 종(species)으로 조금씩 진화해 나가야 한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